상단영역

본문영역

"운동 많이 하면 빨리 죽는다" 트럼프의 건강철학은 맞을까

요즘 바다 건너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배터리 이론'이 화제다. 뉴요커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람의 몸은 한정된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나는 배터리와 같다" 주장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는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골프 외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도 전했다. "사람의 몸은 재충전할 수 없는 배터리와 같다. 운동을 할수록 빨리 죽게 된다."는 것이 트럼프의 건강철학이다.

ⓒHans Deryk / Reuters

요즘 바다 건너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배터리 이론'이 화제다.

지난 5월 8일, 미국 주간잡지 뉴요커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람의 몸은 한정된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나는 배터리와 같다" 주장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는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골프 외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도 전했다. "사람의 몸은 재충전할 수 없는 배터리와 같다. 운동을 할수록 빨리 죽게 된다."는 것이 트럼프의 건강철학이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식습관도 모범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담배는 하지 않는 대신 다이어트 콜라, 스테이크와 맥도날드 따위를 좋아한다. 특히 다이어트 콜라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다. 백악관 내에서 휴대용 '콜라 주문용 버튼'을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누른다는 사실이 외신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는 사람 중 날씬한 사람은 못 봤다", "다이어트 콜라를 마실수록 살이 더 찔까?"라는 트윗을 종종 남기면서도 다이어트 콜라를 포기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인공감미료가 잔뜩 들어 건강에 좋지 않은데도 말이다.

운동도 하지 않고, 다이어트 콜라를 물처럼 마신다.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사랑한다. 건강한 신체를 가졌으리라 기대하긴 어려운 생활습관이다. 실제로 트럼프의 BMI는 29.5로 '비만'이다. 지난 경선 과정에서 신고한 키와 몸무게 190.5cm(6foot3)에 107kg(236pound)에 따른 수치다.

그러나 그의 혈압(116/70), 콜레스테롤(169), HDL콜레스테롤(63), LDL콜레스테롤(94), 혈당(99) 지수는 상당히 건강한 상태다. 그의 주치의인 위장병 전문의 해롤드 본스테인 박사 역시 "트럼프의 부모는 80~90세까지 장수했으며 그의 신체도 놀랄만큼 건강(astonishingly excellent)하다"며 그가 역대 가장 건강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정말 트럼프의 말처럼 운동을 하지 않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미국 전문가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비록 트럼프 스스로 '배터리 이론'의 효과에 대해 몸소 증명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주장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오하이오 주립대학 웩스너 메디컬 센터의 마이클 이오네스코 교수는 "신체를 배터리라고 비유하기보다는 석탄과 나무를 연료로 쓰는 불에 비유해야 한다. 우리는 불씨를 살리기 위해 연료를 끊임없이 공급해야 하는데, 운동이 바로 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의 의학전문기자 제임스 햄블린은 "논의할 가치도 없는 허위 진술이다. 오히려 운동이 신체의 배터리를 충전한다고 비유해야 한다. 대통령은 과학에 대해 더 공부해야 하며, 건강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할 만큼의 전문 지식이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VOX뉴스 선임기자 줄리아 벨루즈 역시 "트럼프에게는 운동이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나 과학이 말하는 운동은 '마법의 약'이다."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뉴욕 HSS 스포츠의학전문의인 조단 D.메츠는 "운동은 치료 및 질병 예방 모두에 효과적이다.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수면 장애를 줄이며,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압을 낮춰 심장질환에 도움이 된다. 발기부전과 같은 성적 장애을 돕고, 성욕을 낮출 수도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전반적인 신체 염증을 감소시킨다."는 의견을 내았다.

각종 논문도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영국왕립의학회는 "일반적으로 규칙적인 운동은 치매, 2형당뇨, 암, 우울증, 심장질환 등이 발생할 위험을 30% 이상 줄이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운동은 우리의 근조직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심혈관 조직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미국 미네소타주 메이오클리닉의 연구도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한 이유는 뭘까. 보편적이고 상식적이진 않은, '예외'라고 봐야 할 테다. 비온뒤 대표 홍혜걸 박사는 아래와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의학에는 언제든 예외가 있다. 버트런드 러셀은 한평생 체인스모커였지만 98세까지 살았다. 그렇다고 흡연이 그의 장수비결은 아니며 흡연이 몸에 나쁘다는 사실이 달라지는 것 또한 아니다. 그냥 예외일 뿐이다. 체질적으로 운동이 몸에 맞지 않는 사람이 트럼프처럼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유전자는 매우 드물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런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미리 알아낼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운동이 몸에 좋다는 보편타당한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 이 글은 의학전문채널 <비온뒤> 홈페이지(aftertherain.kr)에 실린 글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비온뒤 #라이프스타일 #건강 #운동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