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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주민 절반 가까이가 투표 못 한 사연

ⓒ뉴스1

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제주 해상에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가 높아 국토 최남단 마라도 주민들의 투표길이 막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지 못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제주 남쪽 먼 바다에 발효된 풍랑특보가 오후 4시 해제됐으나 10일 오전까지 바람이 약간 강하게 불면서 물결이 높게 일겠다.

이날 마라도 해상은 2m의 높은 파도가 치고 바람이 초속 10m로 강하게 불었다.

풍랑주의보는 해제됐지만 이날 오전부터 오후 3시50분 마라도와 제주를 잇는 마지막 배편까지 모두 결항하고 해경 경비함정도 접안이 어려워 주민 20여 명이 투표를 못 했다.

오후 늦게 다른 수단으로 투표하러 제주도 본섬에 간다 해도 돌아가는 배편을 구하기 힘들어 사실상 투표는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관위는 마라도 선거인수 108명 가운데 실제 거주자는 50여 명이며 이 가운데 20여 명이 투표를 못했다고 설명했다.

주민 31명은 사전투표를 했고 전날 미리 제주도에 넘어와 투표를 한 주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일 제주 해상 날씨가 나쁜 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12월19일 대선과 2014년 6월4일 지방선거, 지난해 4월13일 20대 총선 등 최근 선거마다 제주 바다는 순순히 투표길을 열어주지 않아 섬 주민들의 애를 태웠다.

이번 대선 도서지역 선거인수는 추자도가 1718명으로 가장 많고 우도가 1618명, 가파도 207명, 비양도 151명, 마라도 108명 등이다.

마라도는 도서지역 중 유일하게 주민들이 배를 타고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투표소까지와 투표한다.

실제 마라도에 살며 투표하는 사람보다 마라도 밖에 살며 투표하는 주민이 더 많기 때문이다.

마라도를 제외한 도서지역들은 섬 안에서 투표하고 투표함을 어업지도선과 도항선 등에 실어 제주도로 옮겨 개표한다. 투표함은 해경 경비함정이 호송할 계획이다.

이번 선거는 투표시간이 오후 8시까지여서 가장 거리가 먼 추자도의 경우 투표함이 오후 10시가 지나서 제주도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배나 헬기로 이송 못할 만큼 악천후라면 아예 투표함을 열지 않는 방법도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법상 해당 투표함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개표를 종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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