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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개표 방송을 새벽까지 볼 지 모르는 이유

  • 원성윤
  • 입력 2017.05.08 13:49
  • 수정 2017.05.08 13:56

1. 일단 투표 자체가 저녁 8시에 끝난다

이번 대선 투표는 오전 6시 시작해 오후 8시에 끝난다. 원래 대선은 오후 6시에 끝나지만 보궐 선거를 적용해 오후 8시에 끝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 대선과 비교해 '당선 윤곽'이 2시간 늦게 나온다고 봐야한다. 조선일보 5월8일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문재인 후보가 팽팽하게 붙었던 지난 대선 때는 오후 8시 40분쯤 지상파 방송 3사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 유력'이라고 보도했다"며 "선거 전부터 승부가 거의 확실히 갈렸던 2007년 17대 대선에서 KBS와 MBC는 오후 7시 55분쯤 '이명박 후보 당선 유력'이라고 하고 오후 8시쯤 '당선 확실'이라고 보도했다"고 밝혔다.

2007년과 2012년 대선을 반추해보면 개표 2~3시간이 지난 밤10~11시에 '당선 유력'이 나오는 셈이다. 그런데 꼭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2. 출구 조사 포함 안 되는 '사전투표자'가 1100만 명이나 된다

9일 저녁 8시가 되면 지상파 방송사들이 공동으로 조사한 출구조사가 발표된다. 그런데 어느 때보다 예측 결과가 빗나갈 가능성이 높다. 출구 조사에 포함되지 않는 사전투표가 이번에는 전체 투표의 3분의 1 정도인 1100만 표나 되기 때문이다. 사전 투표에 참가한 표들이 어느 후보에게 과표집되게 잡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8일 통화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은 출구조사의 신뢰성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사전투표에서의 판세와 대선 당일 투표 판세는 다를 수 있 때문이다. 사전투표는 고연령층에 비해 저연령층이, 표심이 굳어진 사람이 더 많이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며 표집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최근 들어 숫자가 들쑥날쑥한 것으로 나타나 출구조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총선에서 여론조사는 심각하게 틀렸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180-200석까지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출구조사에서는 123-147석으로 나왔다. 그러나 실제 개표로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으로 원내 1당이 되는 예측 밖의 결과가 나왔다. 새누리당은 122석으로 원내 2당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구체적인 숫자는 끝날 때까지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통령 1위를 예측하는 건 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정확한 득표율과 2, 3위의 순위 예측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3. 투표용지가 길어져서 개표 분류기 처리 속도 저하됐다

선관위는 개표율이 65~70%에 이르는 시점을 10일 새벽 1시에서 2시 사이로 전망했다. 그런데 이 보다도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선관위 관계자는 "개표 시작이 2시간 늦어졌을 뿐 아니라 18대 대선 때는 7명이 출마해 투표용지 길이가 15.6㎝였는데, 이번에 15명이 출마해 용지가 28.5㎝로 길어졌다. 이에 따라 투표지 분류기 처리 속도가 분당 310장에서 190장으로 저하된다"고 밝혔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선관위가 일부에서 개표 부정을 주장함에 따라 투표지 육안 확인을 위해 심사계수기 속도도 분당 300매에서 150매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여러 차례 확인 과정을 거치고 여기에 이의 제기되는 개표장이 여럿 발생한다면 생각보다 개표가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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