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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로스쿨 동문들, 트랜스젠더 변호사 돕는다

  • 강병진
  • 입력 2017.05.07 12:47
  • 수정 2017.05.07 12:48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동문들이 국내 첫 트랜스젠더 변호사의 공익인권활동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서울대 로스쿨 6회 졸업생 70여명이 마련한 공익기금펀드 ‘공명’은 박한희(32) 변호사를 지원 대상 공익전담변호사로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박 변호사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바꾼 국내 첫 트랜스젠더 변호사다.

서울대 로스쿨 졸업생들이 공익전담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동기를 경제적으로 돕는 전통은 1회 때부터 이어져왔다. 기금을 운영하는 집행위원회와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공익전담변호사 선정위원회’가 선정 절차를 담당한다. 선정위원들은 “박 변호사가 성소수자의 인권 보호와 차별 시정을 위한 분야에서 최선의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만장일치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지난 1월 제6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고, 오는 15일부터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희망법)에서 상근 변호사로 일한다. 성소수자들이 받는 차별과 그에 따른 법적 분쟁에 대응하는 일이나 성소수자에게 차별적인 법 제도를 바꾸는 일을 주로 할 예정이다. 박 변호사는 “공익전담변호사는 좋은 변호사의 길이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금전적 부담에 망설임이 있었다. 공익기금이 있어 그런 부담에서 벗어나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걷게 돼 감사하다”며 “3년여 동안 같이 공부하고 고민해온 친구들의 후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익기금 정관상 최소 지원액은 ‘구성원이 3명인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 소득의 70%’다. 공명은 박 변호사가 일하는 희망법에 월 170만~180만원을 지정 기탁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지원은 2년간 이뤄지고, 지원 대상에게 의사를 물어 연장할지 결정한다.

공명 집행위원장인 이준용 변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동기들도 공익활동을 하고 싶지만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공익과 인권에 관심 있는 동기들이 후원하고, 공익전담변호사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으니 서로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명은 후천적 시각장애를 딛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희망법’의 김재왕 변호사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에서 활동한 정민영 변호사를 지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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