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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개구리 '페페'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 김태우
  • 입력 2017.05.07 08:58
  • 수정 2017.05.07 09:00

지난 몇 년간 소셜미디어를 휩쓸었던 캐릭터 '개구리 페페'(Pepe the Frog)의 시대가 끝났다.

'코믹북 리소스'에 따르면 개구리 페페의 창시자인 만화가 맷 퓨리는 6일(현지시각) 관 속에 눈을 감고 누워있는 페페의 모습을 공개했다. 자신이 만든 캐릭터가 '알트 라이트'(Alt-Right)로 불리는 미국 내 대안 우파의 상징이 된 것을 참을 수 없어 직접 페페를 죽인 것이다.

매셔블에 의하면 개구리 페페는 지난 2005년 퓨리가 그리던 만화 '보이즈 클럽'에 처음 등장해 12년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던 2015년 말, 인종차별과 반유태주의적 행동을 일삼던 '알트 라이트'는 페페의 눈을 붉게 만들고 팔에 만자 십자상 완장을 채운 그림을 전파했다. 이들은 이어 페페를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합성했고, 트럼프는 이 그림을 직접 트위터에 올리며 어느새 알트 라이트의 상징이 된 페페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반명예훼손 연맹(Anti-Defamation League)는 지난 2016년 9월, 개구리 페페를 '혐오 상징'으로 공식 지정하기도 했다.

이에 맷 퓨리는 지난 2016년 10월 타임지 기고문을 통해 "페페는 혐오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인종차별주의자와 반 유대주의자들이 페페를 혐오의 상징으로 쓰고 있는 것은 악몽 같다."라며 극우주의자들의 캐릭터 왜곡을 비난했다. 그는 이어 "당신이 뭐라고 생각하든, 나는 캐릭터의 창조자로서 페페가 '사랑의 상징'이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 후 퓨리와 반명예훼손 연맹은 이 캐릭터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되찾아주려 '페페를 구하자' 운동을 시작했지만, '개구리 페페'는 꾸준히 극우주의자들의 상징으로 쓰였다. 페페의 왜곡된 의미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던 퓨리는 결국 캐릭터를 공식적으로 죽일 수밖에 없었다.

원작자가 페페의 사망 소식을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마 알트 라이트의 페페 사랑은 계속될 것이다. 퓨리가 원하든, 아니든.

h/t Comic Book Re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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