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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는 문재인이 여성의 훌륭한 조력자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인터뷰)

  • 원성윤
  • 입력 2017.05.05 07:19
  • 수정 2017.05.05 07:31
ⓒ허핑턴포스트코리아/윤인경

지난 4월26일 진선미 의원 인터뷰가 나가고 의원실은 각종 항의에 시달렸다. 문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과 맞물려서 인터뷰가 나간 탓이었다. 진 의원과의 인터뷰는 '동성결혼 법제화'만 놓고 얘기한 것은 아니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유세본부 수석부본부장의 자격으로 문재인 후보에 대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쏟아냈다. 인터뷰 2편을 싣는다.

- 요즘 유세 다니시느라 바쁘시죠?

= 네(웃음). 예상하지 못한 반응들이라 약간은 당황하고 있습니다.

- 유세를 빙자해서 스트레스 푸는 게 아니냐고 할 정도로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 다행이에요. 지난 4년 간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참 힘들었기 때문에 이렇게 즐겁게 유세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지난 촛불 집회를 통해 많은 분들이 굉장히 달라진 거 같아요. 진지한 이슈여도 함께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문화적으로 즐겁게 표현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느낌이에요. 유세 끝나고도 한참을 안 가시더라고요. 유세가 후보의 생각을 알아보는 것도 있지만 '우리 좀 즐겁게 해줘' 이런 게 있어서 같이 율동하고 응원하고 그렇게 가시는 게 보기 좋더라고요. 그런 게 행복한 거죠.

- 더민주가 판을 잘 깔아주는 것 같습니다.

= 예상할 수 없었던 탄핵을 통한 보궐선거가 이뤄지는 거라 준비기간이 짧고, 선거 끝나고 임기가 바로 시작되는 초유의 사태라 선거 유세 준비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죠. 다만 다른 당보다 저희가 조금 더 상황이 좋아서 유세단 준비는 조금 빠르게 진행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지난 대선도 경험을 하셨는데, 이번 대선과 어떤 차이가 느껴지나요?

= 결정적인 차이가 있죠. 많은 분들이 (지난 2012년 대선 때) 우리 당이 후보를 돕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당시 수행대변인으로 경선 때부터 6개월을 했어요. 당시 기성정치에 대한 정치 혐오로 '안철수 현상'이라는 게 극적으로 나왔어요. 그때는 유세를 해도 우리 당의 색깔만 보여도 손가락질 하거나 화를 내는 상황이었어요. 저희 후보 옆에 응원단을 세우기 힘들정도였거든요. 지금은 제가 가서 봐도 그림이 너무 좋아요. 당에 대한 지지가 확고하다는 게 느껴져요. '함게 하고 있구나' '믿음직 스럽구나'라는 마음들이요. 5년 전과 너무 다른 거죠.

- 정치인은 유권자 손만 잡아봐도 안다고 하잖아요.

= 하하(웃음). 거기에는 물론 예외도 있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나는 될 수 있다'는 마음을 먹어야 하는데, 저의 선거이기도 하지만, 약간의 객관성은 유지할 수 있을 듯 한데 진짜 분위기 나쁘지 않아요. 제가 정치 경력이 짧고 2012년의 엄청난 패배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무척 경계하고 있습니다. 될 거 같다 안 될 거 같다는 걸 생각 안하려고 해요. 특히 여론조사에서는 저조차도 지난 총선에서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왔거든요. 지지율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 그럼에도 그동안의 여론조사를 보면 이번 대선은 이전과는 달리 지역감정이 상당 부분 해소될 거 같습니다. 문 후보 같은 경우도 TK를 제외하고 영호남에서 비교적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오거든요.

= 제가 유세본부 수석부본장을 맡으면서 현장을 계속 가게됐습니다. 많은 지역들을 가면서 '진정한 통합이 되는가'하고 느꼈어요. 저는 '압도적 숫자'에 주목해요. 촛불집회를 보세요. 100만명이 나왔는데 정말 아름답고 평화적으로 진행됐잖아요. 당시 저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있어서 집회 시위를 가지고 5년 내내 싸웠는데 그걸 한방에 바꾼 것은 경찰도 어찌하기 어려운 '100만명'이라는 절대적인 숫자였거든요. 100만이 나와서 촛불을 흔들고 노래 나오면 반응해 주고 끝나고 나면 쓰레기 수거해가고. 저는 지금 대선이 그런 거 같아요. 우리가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이 되고, 그 이상으로 전국적인 지지를 얻으면서 이 모든 것이 진정한 통합이 이렇게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해요.

- 문재인은 왜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이 돼야 할까요.

= 그 말씀을 드리려면 하루도 모자라지만(웃음). '사람이 좋은 게 뭐가 중요해? 유능한 게 다지'하고 뽑은 게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정신이었어요. 사람이 좀 믿음이 안가고 야망적이어도 유능하면 되지 이런 식으로 뽑았다 결국 깡그리 무너졌잖아요. 리더의 진정한 기반은 '사람 좋음'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재인은 우리나라를 공정하고 정의롭고 기회가 균등하게 만들겁니다. 빠른 성장을 통해서 소화되지 못한 눌려져 있는 묵은 때를 벗겨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제가 곁에서 지켜본 문재인이라는 후보의 품성, 능력, 의지는 준비돼 있다고 봅니다.

- 문재인 후보가 집권한다면 가져다 줄 변화는 어떤 게 있을까요. 특히 여성들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요.

= 저에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는 존재가 상처예요. 이분은 자신한테 필요한 것들은 다 가져가서 썼어요. '준비된 여성대통령'. 그분은 여성으로서의 억울한 상황, 여성으로서 견뎌야 했던 모멸감을 과연 견뎌봤을까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그런 거에 노출돼 살았거든요. 이북5도민이신 아버지가 중3때 돌아가시고 전주로 유학을 가야하는데 '막내야 너는 못가겠다'해서 읍내 여고를 갔어야 했거든요. 읍내 여고에서 여자의 삶이란 차별의 첨단(尖端)이에요.

고등학교 3학년 내내 통금시간이 있었어요. 8시에 심부름을 가서도 자전거 타고 다니는 학생부 선생님 만나면 '근신' 이런 걸 받아야 했거든요. 아침에 일찍 어느 상점을 가면 제가 여자라는 이유로 소금을 뿌리는 것들, 과연 그분은 겪으셨을까요? 대학을 가서도 겪었죠. 법대도 여성이 3명이었거든요. 여성이라는 동료가 익숙지 않은 사회에 매번 새롭게 들어가면서 겪는 어마어마한 부담감과 모욕감이 있어요. 그런데 그 분들을 탓할 수도 없는 거에요. 배워본 적이 없으니까요. 모든 현장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모멸감을 겪어가며 투쟁해서 현장에서 쌓아온 지위 향상을 '꿀꺽' 드셨어요. 그런데 그 여성대통령 시대에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게 뭐가 있나요. 더 퇴화됐거든요.

저는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최초의 여성 헌법재판관(전효숙), 최초의 여성 대법관(김영란), 최초의 여성 법무부장관(강금실) 등 유리 천장이 처음으로 깨졌거든요. 제가 법조인이라서 뼈져르게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문재인을 믿는 거죠. 진짜 삶은 혼자사는 게 아니거든요. 여성도 투쟁하지만, 선지적인 생각을 가지고 여성들에게 힘을 보태주는 남성 조력자들이 필요해요. '조력자'라는 표현에 대해서 굉장히 왜곡되게 보는 분도 계신데 저는 남성 조력자가 없이는 이 사회가 발전할 수 없는 거거든요. 그건 남성도 마찬가지고요. 정말 여성에 대한 감각이 없는 여성대통령보다 여성의 고통에 같이 고민해주고 공유해 줄 수 있고, 여성에 대해 민감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을 정책에 앞세우고 유리천장을 깨줄 수 있는 대통령이 문재인이라고 믿습니다.

- 문 후보의 공약 가운데 여성의 내각 비율을 30%에서 출발해 임기 말에는 남녀동수까지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남성 위주의 관료 사회에서 이를 극복하는 게 쉽지는 않아보입니다. 인수위 없이 곧장 시작해야하기 때문에 내각에 이미 여성 장관들을 확보했다는 이야기인데 준비가 이미 돼 있나요?

= 인재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 조직 1,2급 풀은 아직 부족하지만 장관 자리는 얼마든지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의지라고 봅니다.

- 문 후보의 공약이 좋지만 이를 실천하려면 사실 예산이 많이듭니다. 국가부채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각 부처마다 예산이 대폭 증대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재원 마련에 대한 대책은 마련돼 있는지요.

= 내부를 살펴보면요, 예산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어느 쪽에 더 기울이냐는 그 차이가 있거든요. 불필요한 부분들을 잘 들여다 보면 모아지거든요. 예를 들면 우리한테는 정말 많은 인재가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님, 이재명 성남시장님, 안희정 충남지사님 등 이런 분들이 지자체의 빚들을 청산하고 새롭게 복지를 개발한 성공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저는 이것들이 가지는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후보가 모든 것에 유능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주변에 여성정책이나 육아정책, 복지정책을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인 것이 중요합니다. 여성 정책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사람이 어디있는지 눈에 보이시지 않나요? 저희들은 계속 그런 문제들을 고민해왔고, 정착시킨 경험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정책들은 단순히 '포퓰리즘'이라든지 '공약을 남발한다'든지 비난하고 있는데 충분히 체크해서 추계도 했고 방안도 만들어놨습니다. 꼭 '문재인 1번가' 방문해주셔서 상품을 구매해주시고, 구매후기를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여성관이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저는 홍준표 후보와 몇번의 부딪힘이 있었습니다. 제가 안행위(국회 안전행정위원회)였는데 지방자치 단체도 관장하고 있어요. 국정감사 때문에 2번이나 경남을 내려갈 기회가 있어서 진주의료원, 무상급식으로 논쟁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도 무시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여성에 대해 근본적인 차별의식이 강한 분이세요. 저랑 그렇게 논쟁하는 거 자체를 자기 안에서 견뎌내지 못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러니까 설거지 발언이 나오는 거고요. 이분은 자신의 사고를 수정할 기회를 굳이 가질 이유가 없게 살아온 거죠. 검사 이후부터는.

- 심상정 후보가 사과하라고 하니까 "농담"이라고 하던데요.

= 꼬박꼬박 이정희라고 그러잖아요. 어떻게 그럽니까.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정희 대표는 한 당의 대표였어요. 그런 사람을 무슨 아랫사람 대하듯 '이정희 같이'라고 하잖아요. 홍준표라는 사람이 대표하는 후진적 젠더 의식을 뭉뚱그려서 가진 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되는 것만해도 정말 많이 바뀐 거에요. 제가 성폭행 사건 맡아서 변호를 하면서 '내가 우리 아들 결혼시키겠다'고 인심 쓰듯이 말하는 게 불과 14년 전이었어요. 우리나라는 젠더적으로 바닥에 있는 나라에요. 그 결정체가 홍준표 후보님이라고 보는 거죠. 또 그 분이 여태 물러나지 않고 이렇게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도 한국 사회의 젠더 지수라고 봐요. 저는 국민들이 이 분을 심판해 줄 거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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