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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정치적 야망 때문에 한반도 전문가 연인과 헤어졌나

  • 김도훈
  • 입력 2017.05.04 06:07
  • 수정 2017.05.04 06:08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부인 미셸을 만나기 전에 한반도 전문가인 인류학도에 구혼까지 했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야심은 결국 두 사람의 결별로 이어졌다.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전기로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의 유명 작가 데이비드 개로가 최근 출간한 오바마의 전기 '떠오르는 별'이 전하는 오바마의 사생활과 그의 정치적 입신에 관한 내용이다. 저자는 오바마의 옛 연인인 실라 미요시 야거(54) 오벌린대 인류학과 교수와 직접 인터뷰를 해서 오바마의 숨겨진 삶들을 파헤쳤다.

야거는 '전쟁에서의 형제들: 한국의 끝나지 않은 분쟁'(2013년), '한국 국가 건설의 서사: 애국주의의 계보학'(2003년) 등 한반도의 근대사와 한국전쟁에 대한 저서를 출간한 전문가로, 한국 학계에도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그의 '전쟁에서의 형제들'은 지금까지 이어지는 한국전쟁의 충격을 다룬 저서로, 2013년 전국도서전에서 아시아·태평양 문제에 대한 최고 저작으로 선정됐다. 야거는 현재도 대학에서 한국 근대사와 한국전쟁에 대한 강의에 주력하고 있다.

두 사람은 1980년대 중반 시카고에서 오바마는 지역운동 활동가로, 야거는 시카고대 박사과정에 재학할 때 만났다. 흑인인 아버지와 백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처럼, 야거 역시 네덜란드와 일본계의 후예로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났다. 오바마의 어머니인 스탠리 앤 던햄처럼 야거도 인류학을 공부했다. 두 사람은 곧 생활을 거의 같이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1986년 겨울 두 사람이 야거의 부모를 방문했을 때 오바마는 구혼을 했다. 야거의 부모는 결혼에 반대했다. 인종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오바마의 직업 전망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야거의 부모는 오바마보다 두 살 어린 22살 야거의 나이를 들어 결혼은 너무 이르다고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구혼까지 했던 연인인 한반도 전문가 실라 미요시 야거 오벌린대 교수.

두 사람의 관계는 지속됐으나, 오바마는 이때부터 급속히 정치적 야망이 성장했다. 오바마는 자신의 정치 입신을 위해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려 했다. 이는 두 사람의 관계를 균열시켰다. 시카고 시장이나 일리노이주 연방상원의원, 심지어 대통령까지 야망을 품은 오바마는 백인 여성과 결혼하는 것은 정치적 입지에 불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종과 정치가 갑자기 두 사람의 관계를 압도했다. 야거는 “결혼 논의를 질질 끌었다”며 “인종과 정체성이 그의 인생에 중심 이슈로 소용돌이쳤다”고 회고했다. 야거는 “흑인 정체성에 대한 결단은 정치인이 되려는 그의 결정과 직접 연관됐다”고 말했다. 당시 두 사람과 친했던 한 친구는 오바마가 “내가 만약 백인 여성과 외출하면, 나는 여기서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오바마와 야거는 당시 여름 별장에서 가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이 문제를 두고 오후 내내 싸웠다고 친구들은 회상했다. 야거는 “아니야, 아니야, 그건 이유가 될 수 없어”라고 소리쳤다. 오바마는 야거를 배려했으나, 그는 사랑한 여성과 그의 운명 사이에 갇혀버렸다.

며칠 뒤 오바마는 하버드대 법과대학원에 진학해 시카고를 떠났다. 둘의 관계는 이미 파탄났음에도 오바마는 야거에게 같이 가서 결혼하자고 했다. 야거는 박사학위 연구를 위해 서울로 갔다. 야거는 자신이 오바마를 위해 자신의 일을 미룰 것이라는 오바마의 생각에 더 화가 났다.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갔다.

오바마는 하버드대에 진학한 뒤 시카고의 한 법률회사에서 인턴을 하다가 미셸을 만났다.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히 진전됐다. 야거도 조교로 하버드대에 왔고, 오바마와 야거는 1990~1991년에 가끔 만났다. 오바마는 미셸과 결혼한 뒤 야거와 가끔 편지와 통화를 주고 받았다. 2001년 9·11 테러 뒤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가 대표적이다.

오바마와 결혼한 미셸 역시 그의 정치적 야망을 불평했다. 미셸은 선출직을 하려는 오바마의 의지를 꺾으려 했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그에게 불평했다. 둘째 딸 사샤가 태어나던 날, 오바마는 모임에 참석하려고 외출중이었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한국의 교육이 효율적이라며 미국의 교육개혁을 강조한 적이 있는데, 이는 한국 전문가인 옛 애인 야거의 영향을 받아 습득한 지식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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