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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김미경 부부가 카이스트 재직 당시 사적으로 국외출장을 다녔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당 경기도당에서 열린 '학교안전, 급식, 방과 후 사교육 문제 관련 간담회'에서 미소 짓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당 경기도당에서 열린 '학교안전, 급식, 방과 후 사교육 문제 관련 간담회'에서 미소 짓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김미경 서울대 교수 부부가 ‘1+1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에 더해 ‘1+1 외유성 부부동반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됐다. 한겨레 취재 결과, 실제 출장 내역 중 일부가 사적 목적의 출장인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 부부가 카이스트에 재직했던 2008년부터 2011년까지 3년 간 부부가 함께 5번 출장(합산 10건)을 다녔는데, 개인적인 이유로 공금을 사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카이스트가 국회에 제출한 ‘(안 후보 부부) 해외 출장 여부 및 현황’ 자료를 함께 제시했다.

자료를 보면, 사적 목적 출장 여부가 가장 주목되는 건은 2011년 5월 샌프란시스코 출장이다. 안 후보는 출장신청서에 5월23일부터 27일까지 ‘베이 에어리어 케이 그룹(Bay Area K group·케이 그룹) 임원진과 미팅을 갖고 회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오겠다’고 적었다. 김미경 교수도 ‘케이 그룹 세미나 참석·스탠포드 대학 방문’을 출장 목적으로 적어 넣었다. 실제 안 후보는 그해 5월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 지역의 한 호텔에서 청중 10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문제는 케이그룹의 성격이다. 케이그룹은 실리콘밸리 등 샌프란시스코 지역 아이티(IT)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의 친목 모임이다. 안 후보는 2007년 이 그룹이 생길 때 조언을 해줬고, 이후 명예회원으로 인연을 맺어왔다.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친목 모임에서의 강연을 위해 학교 출장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강연을 준비했던 케이그룹 관계자는 “비영리단체라 예산이 없어 (강연자에게) 초청비용을 제공하지는 않았다. 비행기, 호텔 비용을 저희가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가 출장목적으로 적어낸 ‘케이 그룹 세미나’는 남편인 안 후보의 강연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강연을 준비했던 케이그룹 관계자는 한겨레에 “별도 세미나는 없었다. 김 교수는 앞 테이블에서 강연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남편 강연에 동행하기 위해 학교 출장을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당시 강연에 참석했던 ㄱ씨도 한겨레와 만나 “김 교수는 따로 발언은 하지 않았고 김 교수와 함께하는 세미나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출장에 카이스트는 부부 양쪽에 총 894만원의 출장비를 지원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연구목적으로 간다고 하면, 학교 차원에서도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출장 목적이 정확하지 않으면 절대 출장을 가지 않는 교수도 있다. 개인 선택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 전직 대학교수는 “(학교쪽도) 안 후보가 아이티(IT)업계에 있으니까 실리콘밸리에 온다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출장 내역에 케이그룹이라고 쓴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다른 명목을 넣지 않고 그대로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그룹이 ‘안 후보의 딸 안설희씨가 속한 사교모임’이라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안설희씨는 현재 이 모임 회원이다. 하지만 2011년 5월 당시에도 회원이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안 후보 부부의 동반 출장이 사적 목적의 출장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사례는 또 있다. 안 후보 부부는 2010년 6월5일부터 8월27일까지 석달 동안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를 방문했다. 안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기술경영전문대학원(EMTM) 프로그램 벤치마킹을 위해 자료조사 등을 하겠다고 학교에 보고했고, 김 교수는 ‘펜실베이니아 대학 로스쿨 방문 연구 및 지적재산권 관련 교과목을 위한 교과서 집필’이라고 적었다.

당시 이 학교엔 딸 설희씨가 재학 중이었다. 한겨레 취재 결과, 설희씨는 2012년 스탠포드 대학교 박사과정을 밟기 전, 2007년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입학해 2011년 졸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장신청서에 적은 연구 활동의 목적도 있었겠지만, 부부 동반으로 때마침 딸이 다니는 대학으로 출장을 다녀왔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출장에 카이스트는 부부 양쪽에 총 3053만원의 출장비를 지원했다.

국회도서관 도서를 검색한 결과, 김 교수가 출장 목적으로 적었던 지적재산권 관련 교과서는 아직 출판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2009년 10월에도 혼자 딸 설희씨가 재학 중이던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로 출장가기도 했다.

안 후보 부부는 2008년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2010년 5월 중국에도 학교 돈으로 함께 출장을 다녀왔다. 2008년 12월 출장 때도 안 후보는 출장 목적에 ‘실리콘밸리 케이그룹 관련 업무 협의 및 신임교원 지원자 인터뷰’라고 케이그룹 관련 업무를 적어넣었다.

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대선캠프 관계자는 “카이스트에서 자체적으로 안 후보와 김미경 교수의 출장 목적의 적절성을 판단해 처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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