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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미디어 프로젝트] 3. 퀴어페미니스트매거진 '펢'

2017년은 대한민국의 퀴어에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질풍노도의 해가 될 것이다. 육군이 동성애자 '색출'에 나섰다는 폭로가 나왔다 대선후보들은 성정체성과 지향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찬성과 반대라는 황당한 기준에 끼워 맞추며 서로를 공격하려는 도구로 남발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나라는 사람의 존재가 원탁에 앉아 서로를 비난하기에 바쁜 정치인들의 찬성과 반대로 결정되지 않도록 더욱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오랫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왔던 여성주의 문화운동 단체 '언니네트워크'가 있다. 그곳에서 작년부터 퀴어페미니스트매거진 '펢'을 만들어 퀴어와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엔 그들과 인터뷰를 해보았다.

  • 기무상
  • 입력 2017.04.27 13:52
  • 수정 2017.04.27 13:53

2017년은 대한민국의 퀴어에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질풍노도의 해가 될 것이다. 1940년대 독일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사건이 2017년 지금 대한민국 군대에서 일어나고 있고, 육군이 동성애자 '색출'에 나섰다는 폭로가 나왔다. 대선후보들은 성정체성과 지향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찬성과 반대라는 황당한 기준에 끼워 맞추며 서로를 공격하려는 도구로 남발하고 있다. "동성애 반대합니까?"에 대한 문재인의 단호한 답변

내가 살고 있는 2017년이 정말 2017년이 맞나 싶을 정도다. '문라이트'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고, 캐나다 총리는 퀴어퍼레이드에 참석해 함께 행진을 하고, 동성결혼 법제화에 가까이 가고 있는 대만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는 이 2017년이 정말 맞는가. 대한민국의 많은 퀴어들은 분명 참담함을 느낄 것이다. '역시 대한민국은 안돼', '아직도 멀었어', '빨리 이민이나 가야지' 이런 생각들이 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또 그에 관한 많은 말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는 것은 그만큼 성소수자가 더 이상 소수가 아니며 대한민국 사회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럴 때일수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나라는 사람의 존재가 원탁에 앉아 서로를 비난하기에 바쁜 정치인들의 찬성과 반대로 결정되지 않도록 더욱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오랫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왔던 여성주의 문화운동 단체 '언니네트워크'가 있다. 그곳에서 작년부터 퀴어페미니스트매거진 '펢'을 만들어 퀴어와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엔 그들과 인터뷰를 해보았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의 요약이다. 전체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Q. 현재 진행중인 퀴어미디어 소개와 만들게 된 계기

여성주의 문화운동 단체 '언니네트워크'에서 만들고 있는 퀴어페미니스트 매거진 '펢'입니다. 2016년부터 시작해서 이제 3호를 준비하고 있는 잡지입니다. 대한민국의 페미니즘과 퀴어 활동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활동가들이 각자의 영역에서만 산발적으로 활동을 하는 것 같아서, 이러한 문화활동의 연결점을 만들고 싶었어요.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활동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소개도 하고 서로를 이어줄 수 있는 매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만들게 됐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 있었던 한 사건도 저희 매거진이 만들어진 것과 큰 연관성이 있어서 그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2015년 8월에 대전 지자체에서 만든 인권조례에 성소수자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갔어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는데 그 조례가 바로 개정이 됐어요. 그 가장 큰 이유는 여성가족부에서 시정하라는 공문을 보낸 거였는데, 여가부에 따르면 '성평등은 양성평등이다, 이것은 남성과 여성의 평등이지 성소수자의 평등은 관련이 없다'였습니다. 이게 얼마나 성차별적이고 성소수자혐오인지, 이러한 퀴어페미니즘에 대한 중요성을 더 강조하기 위해 '펢' 잡지를 만들게 된 거죠.

관련기사: 여성가족부가 대전시 '성소수자 조례' 삭제를 요구했다

Q. 대한민국의 퀴어미디어에 대하여

제가 2008년 여름에 처음으로 퀴어 활동을 시작했어요.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건, 내가 어디 가서 단체에서 활동을 한다고 말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기도 하고많은 사람들이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의 차이도 잘 모르고 '그래서 남자야? 여자야?' 이런 말도 많이 들었고, 누군가 나를 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신문에 어떻게 얼굴이라도 작게 나가면 정말 큰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신문이나 잡지에서 사진이 찍힐 때 알아서 모자이크를 해주시는 경우가 있어요. 지금은 그게 화가 나요. 왜 내가 범죄자야? 이런 생각이 들고, 요즘 유튜브나 팟캐스트 등을 통해 많은 미디어가 나오고 있는 걸 보면 참 신기해요. 예전과 지금이 그런 점에서 많이 달라졌는데, 또 그 이야기들을 자세히 보면 내용은 사실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그때도 지금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걸 나누고 하는 건 결국 똑같더라고요. 물론 지금은 그 이야기를 하는 게 더욱 자유로워졌죠.

Q. 퀴어미디어인으로서 2017년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올해 3호와 4호를 발간할 예정입니다. 3, 4호는 전과는 다르게 판매를 할 거라서 앞으로 지속 가능한 출판물이 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할 겁니다. 그리고 페미니즘 서점을 만들려고 해요. 다양한 퀴어 페미니즘에 관련된 출판물들을 자유롭게 볼 수 있고 퀴어 페미니즘 굿즈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예정입니다.

Q. 당신에게 미디어란?

사람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주장을 하거나 담론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일들은 사람들의 삶과 다 연결이 되어있는 거잖아요. 이 '펢'이라는 잡지를 통해서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들도 하고 듣고 싶은 얘기들도 듣고, 이런 활동들이 이 사회에서 당연하지 않게 여기거나 지워버리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을 드러내고 다르게 바라보고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작업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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