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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에도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말하는 대선 후보는 없었다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5일 JTBC 대선 토론에서

“동성애를 반대한다”

고 주장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창궐한다”

는 근거도 없는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2017년이건만,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대선주자들의 성 소수자 관련 인식은 아직도 ‘혐오’에 머물러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한번 읽어볼 만한 인터뷰가 있어 소개한다.

20년 전인 1997년 11월 28일 한겨레에 실린 주요 대선후보들의 인터뷰인데, ‘동성애’ 관련 대목을 발췌했다.

물론 20년 전에도 “동성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은 등장하지만, 지금처럼 직접적으로 “반대한다”거나 “에이즈 창궐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혐오 발언을 쏟아낸 후보는 없었다.

강산이 두 번은 바뀌었을 20년이라는 세월을 생각하면, 이 사회가 얼마나 진보한 것인지/왜 이렇게 되었는지 묻게 된다.

1997년 11월 28일 한겨레 14면. 직접 보고 싶다면 여기서 검색해 보면 된다.

질문: 동성애자들의 생각이나 삶을 다룬 책, 영화, 연극을 본 적이 있는지? 그들의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회창

: 본 적은 없다. 동성애자들의 사생활도 인정받고 인권도 보장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이 가는 점도 있다. 그러나 동성애가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것으로 비치지 않는 현실에서 이들의 사회운동화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김대중

: 특별히 접할 기회가 없었다. 나는 동성애에 동의하지 않지만, 동성애도 이성애와 같이 인간에 대한 애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이단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성애자 활동 역시 인권보장의 한 부분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인제

: 동성애는 아주 미묘한 문제다. 사회에 저항하고 자신의 성아이덴티티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자연의 섭리를 바탕으로 인간다운 삶이 과연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영화 ‘필라델피아’에 나타난 것처럼 동성애자를 하나의 신성한 인격체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다.

권영길

: 영화 ‘필라델피아’를 보았다. 나는 한국 사회가 동성애 운동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사회적 여건을 갖추었고, 당국 역시 이러한 사회 조류에 발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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