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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유승민·홍준표·안철수' 단일화 추진하기로 하다

바른정당이 자당의 유승민 대통령 후보와 홍준표(자유한국당)·안철수(국민의당) 후보와의 ‘3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반문연대’를 시도하겠다는 것이지만, 유승민 후보는 당의 방침에 반대하며 독자 완주 뜻을 거듭 밝혔다. 대선을 2주 앞두고 바른정당은 내분에 휩싸이게 됐다.

바른정당은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24일 저녁 7시30분터 25일 0시20분까지 국회에서 5시간 가까이 의원총회를 열었다. 의총을 마친 뒤 주호영 원내대표는 브리핑을 열고 “바른정당은 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다만 좌파 패권세력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서 3자 단일화를 포함한 모든 대책을 적극 강구하기로 한다. 후보는 그 과정을 지켜보기로 한다. 이렇게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과의 ‘2자 연대’가 아니라 ‘3당 원샷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주 원내대표는 “북한을 주적이라 얘기하지 못하는 좌파 패권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많은 국민이 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막는 게 (친박청산 등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에 단일화를 정식 제안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시한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투표용지 인쇄(4월30일) 정도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단 오는 29일까지 단일화 성사를 추진해보겠다는 의미다. 주 원내대표는 “유 후보가 지켜보기로 했다는 것은, (단일화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는 게 옳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유 후보는 의총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먼저 의총장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저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유 후보 캠프의 지상욱 대변인은 “오늘 의원총회에서 유 후보는 3자 후보 단일화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기자들에게 공지했다. 유 후보 캠프의 유의동 의원은 “유 후보는 ‘(단일화를) 주장하고 싶으면 주장하라. 내 (완주) 입장은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 후보 쪽의 한 인사는 “국민의당을 포함한 3자 단일화가 가능하기나 한 일이냐. 되지도 않을 일이다. 명분도 실리도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유 후보는 25일 저녁 4차 텔레비전 토론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는 소속 의원 33명 가운데 김학용·이학재 의원을 제외한 31명이 참석했다. 유 후보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저는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지금부터 가는 길이 아무리 험하더라도 언젠가 국민이 우리에게 마음 열어주실 것으로 믿는다. 남은 15일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완주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김성태·장제원 의원 등은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과 후보 단일화를 통해 현 상황의 돌파구를 찾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의당보다 낮은 지지율로는 대선 뒤에 당이 살아남을 수 없다”, “유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말하지 않았느냐”, “문재인 당선을 막기 위해서는 ‘비문연대’밖에 없다” 등 다양한 이유로 단일화를 거론했다. 김무성 의원도 ‘반문연대’를 명분으로 한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혜훈·김영우·강길부·김세연·박인숙·홍철호·유의동 의원 등은 이에 반대했다. 이혜훈 의원은 “우리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탈당할 때는 국정농단으로 궤멸되는 보수를 개혁해 살리고 제대로 된 보수를 하려고 나왔다. 그런데 창당정신에 안 맞는 세력들과의 연대는 (친박청산 등) 전제조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했다. 김영우 의원도 “자유한국당이 우리가 탈당할 때와 달라진 게 없는데 무슨 명분으로 탈당하느냐. 후보가 단일화한다해도 지지자는 합쳐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일화를 놓고 당 지도부와 유 후보가 맞서면서 바른정당은 극심한 내홍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잠복했던 ‘유승민 대 김무성’ 갈등도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까지 텔레비전 토론회와 각종 유세에서 홍준표 후보를 향해 ‘자격 미달’이라며 사퇴를 요구하고, 안철수 후보를 향해서도 ‘안보관이 불안하다’며 비판해온 유 후보는 당 지도부가 후보 단일화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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