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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가 '마약 범죄자 초법살인'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고발당했다

  • 허완
  • 입력 2017.04.24 18:01
Philippine President Rodrigo Duterte gestures while answering questions during a news conference upon arrival from a trip to Myanmar and Thailand at an international airport in Manila, Philippines March 23, 2017. REUTERS/Romeo Ranoco
Philippine President Rodrigo Duterte gestures while answering questions during a news conference upon arrival from a trip to Myanmar and Thailand at an international airport in Manila, Philippines March 23, 2017. REUTERS/Romeo Ranoco ⓒRomeo Ranoco / Reuters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초법살인 의혹과 관련해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사법재판소(ICC)에 고발당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변호사 후데 사비오는 24일(현지시간) 두테르테 대통령이 1988년 다바오 시장으로 취임했을 때부터 마약범죄자를 포함한 범죄자들을 적절한 사법적 절차 없이 살해해 왔다며 '인류에 대한 범죄' 혐의로 두테르테 대통령을 ICC에 고발했다.

사바오 변호사는 ICC에 직접 제출한 77쪽짜리 문건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행한 반복적인 대규모 살인으로 다바오에서만 이미 1400여명이 사망했으며,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전국적으로도 7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테르테 대통령과 11명의 고위공직자들이 살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이들에 대한 수사와 체포영장 발부를 ICC에 요청했다.

사바오 변호사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바오시 시장 시절 운영한 자경단에서 활동했다가 초법살인 실태를 내부고발한 에드가르 마토바토의 변호를 맡고 있다. 마토바토는 지난해 상원 청문회 등을 통해 자경단 운영 실태를 폭로했다.

파토우 벤소우다 ICC 검사장은 사바오 변호사의 고발장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다만 벤소우다 차장검사는 지난해 10월 필리핀의 초법살인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벤소우다 검사장은 당시 "필리핀 정부의 범죄 용의자에 대한 초법적 살인과 필리핀 최고 지도자가 이를 묵인하는 듯한 발언들은 심히 우려된다"며 "필리핀에서 대규모 폭력을 지시하거나 요구, 선동하는 등 폭력에 가담한 누구든 ICC에 기소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1년부터 ICC에 가입된 필리핀은 초법적 살인행위에 대한 혐의가 입증되면 ICC로부터 사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약과의 전쟁'을 선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취임 이래 지금까지 9000여명의 범죄 용의자들을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자경단이 가담하는 등 적법한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은 초법적 살인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9000여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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