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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1차투표 결과] 마크롱과 르펜이 결선에서 붙는다

  • 허완
  • 입력 2017.04.24 05:11
A combination picture shows portraits of candidates for the second round in the 2017 French presidential election, Marine Le Pen (L), French National Front (FN) political party leader, and Emmanuel Macron, head of the political movement En Marche!, (Onwards!). Picture taken March 2, 2017 (L) and April 13, 2017 (R).    REUTERS/Charles Platiau
A combination picture shows portraits of candidates for the second round in the 2017 French presidential election, Marine Le Pen (L), French National Front (FN) political party leader, and Emmanuel Macron, head of the political movement En Marche!, (Onwards!). Picture taken March 2, 2017 (L) and April 13, 2017 (R). REUTERS/Charles Platiau ⓒCharles Platiau / Reuters

프랑스에서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중도 성향을 표방한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과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1,2위를 차지해 다음달 7일 결선 진출이 확실시된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출구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마크롱 후보는 23~24%, 르펜 후보는 21.6~23%를 득표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한때 지지율 1위를 달렸지만 잇단 스캔들로 추락한, 중도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패배를 인정하고, 마크롱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집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후보도 "역사적 대패"를 인정하고 르펜의 승리를 막기 위해 마크롱 지지를 촉구했다.

이날 마크롱 후보는 AFP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프랑스가 변화에 대한 욕구를 분출했다"며 "우리는 프랑스 정치 역사의 한 장을 넘기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르펜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이 결과는 역사적이다. 내게 프랑스 국가와 통합, 안보, 문화, 번영, 독립을 수호하라는 큰 짐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파리·니스테러와 전례 없는 난민 문제를 발판으로 르펜 후보는 '프랑스 우선주의'(France first)와 반(反)이민, 프렉시트(Frexit·프랑스의 EU 탈퇴)를 전면에 내세우고 그동안 지지를 호소해왔다. 반면 마크롱 후보는 친시장정책과 EU관계 강화를 주장하는 한편 좌우 기성정치를 뛰어넘는 중도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번 선거는 여론조사 상위 후보 4명 중 2명이 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적대적 성향을 갖고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행으로 이미 큰 충격을 받은, 2차 대전 이후 서방의 질서가 더욱 크게 흔들릴 수 있어 주목됐다. 하지만 막판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갔던 극좌 좌파당의 장 뤽 멜랑숑 후보는 탈락이 확실시돼 기성 정치권과 시장이 받는 충격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르펜과 마크롱 후보가 결선에 진출하게 된 것은 프랑스 정치 지형의 지각 변동을 뜻한다. 공화·사회 양당 후보가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한 사례는 지난 60년 동안에 없었다. 프랑스 여론연구소의 장 필립 듀브룰레는 대중들이 공화·사회 양당이 배출한 '과거의 후보'에 대한 분명한 거부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투표율은 2012년 때보다 소폭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배경에는 온갖 스캔들로 물든 '진흙탕 싸움' 같은 대선 국면이 있다. 투표를 사흘 앞둔 지난 20일 파리 샹젤리제에서 테러가 벌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테러로 인해 이날 투표는 삼엄한 경계 속에서 치러졌다. 경찰 5만여명과 반테러 부대원 7000명이 투표장 인근에서 경계 근무를 섰다.

결선투표에선 마크롱이 큰 득표차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르펜은 마크롱·급진좌파진영의 장뤼크멜랑숑·중도 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등과 맞서는 모든 경우의 수에서 패배할 것으로 나타났다. 기성 정당들이 '공화국전선'(republican front)을 결성해 극우의 집권을 막는다는 것이다. 이날에도 사회당과 공화당 후보가 마크롱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전 선거에서도 프랑스의 기성 정당들은 외국인 혐오와 국수주의에 맞서 민주주의 가치를 지킨다는 이름으로 유권자들에 대해 결선 투표에서 단합을 촉구해왔다. 프랑스 대혁명 전통과 세계 2차 대전에서 파시즘의 등장 등과 맞물려 이 같은 행태는 기성 정치권에서 자연스럽게 정착됐다.

지난 2002년 대선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르펜 후보의 부친으로 국민전선을 세운 장마리 후보는 예상과는 달리 결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좌파 성향의 유권자들이 보수 후보 자크 쉬라크에 표를 줬다. 좌파의 쉬라크 지지는 일반적 상황에선 나올 수 없는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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