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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놔두고 간 진돗개 중 3마리의 최신 근황(사진 4)

새 가족을 만난 청와대 진돗개 ‘모두’가 신일섭(61)씨 주택 주변 잔디밭에서 뛰놀고 있다. 모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퍼스트 도그’(대통령의 반려견) ‘새롬이’와 ‘희망이’ 사이에서 지난 1월 말 태어난 7마리 새끼 중 하나다.

박근혜씨가 대통령직 탄핵 직후 청와대에 두고 나와 ‘유기 논란’을 일으켰던 청와대 진돗개 중 세 마리가 일반 가정에 입양된 것으로 확인됐다.

진도개명견화사업단 단장인 이재일 전남대 수의대 교수는 “3월 말 청와대에서 요청이 와서 진돗개 세 마리를 광주로 데려왔다”며 “상업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세 마리 모두 넓은 마당과 동물을 좋아하는 지인과 친척의 가정에 입양시켰다”고 19일 밝혔다.

모두는 노령견 ‘심평이’(왼쪽)와 자주 함께 뒹굴며 논다. 유기견이던 심평이는 신일섭씨 가족이 입양했다.

박근혜씨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직 파면 결정 직후인 3월12일 자신이 기르던 진돗개들을 청와대에 둔 채 서울 삼성동 사저로 돌아왔다. 2013년 2월 청와대 입성 당시 선물 받은 새롬이와 희망이 그리고 이들이 1월에 낳은 새끼 7마리 등 총 9마리를 놔두고 왔다. 청와대는 이 중 새롬이와 희망이 그리고 새끼 2마리를 ‘진도개혈통보존협회’로 입양시켰고, 협회는 이들 4마리를 경기 광주에 있는 협회 종견장으로 보내 동물단체의 비판을 샀다. 이번에 이재일 교수를 통해 일반 가정에 분양된 진돗개는 그때 입양되지 않은 새끼 5마리 중 3마리다.

19일 <한겨레>가 이재일 교수의 소개로 청와대 진돗개가 입양된 곳을 찾아가 보니, 진돗개는 가족과 함께 어울려 반려견으로 자라고 있었다. 광주 일곡동에 사는 박이복씨(64·중부C&C 대표)는 “한 달 정도 키우니 정이 들었다. 오전에 ‘해피’(청와대 진돗개 이름)를 풀어놓으면 닭장에 가서 장난을 치고 텃밭에서 뛰논다”고 말했다.

새 가족을 만난 청와대 진돗개 ‘해피’가 공을 가지고 뛰어놀고 있다.

광주 수완동의 신일섭씨(61·호남대 교수)가 입양한 청와대 진돗개는 ‘모두’다. 모두는 이날 오후 발발이 ‘심평이’와 잔디밭을 뒹굴며 놀았다. 심평이는 열 살이 넘은 노령견으로, 신씨 가족은 심평이와 치코 등 유기견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신씨와 아내, 아들과 딸 등 네 명의 신씨 가족은 “모두가 들어와서 집안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새롬이와 희망이 등 이전에 진도개혈통보존협회로 분양된 4마리는 ‘집단 사육’되는 종견장에 살고 있어서 이런 즐거움을 누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혈통보존협회는 문화재청 등록 비영리법인으로 경기 광주의 종견장에서 20여 마리의 개를 각각 독립된 견사 안에 넣어 번식시키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우리 단체는 영리적으로 진돗개를 분양하지 않으며, 노령견도 자연사할 때까지 기다린다”고 말했다.

박이복(62)씨가 청와대에서 입양해 온 진돗개 ‘해피’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나 케어와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단체들은 “반려동물은 반려동물로서 주인과 함께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종견장에 보내) 나쁜 번식용 개들로 살아가게 하겠다는 발상은 나쁘다”고 지난 3월 비판 성명을 낸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면서 진돗개 혈통을 잘 보존하고 관리해달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실무진이 처음 4마리를 혈통보존단체로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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