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준 여자의 일'이라는 발언에 대해 결국 '사과'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과'를 하게 된 과정이나, '사과'의 구체적인 발언을 보면, 그동안 우리가 무수하게 봐왔던 '사과 아닌 사과'의 전형적인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홍준표 후보는 19일 밤 KBS 대선후보 초청 TV토론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설거지는 여성의 몫'은 심한 여성 비하 발언인데 사과해야 하지 않나?"
여기서부터 홍준표 후보는 계속 웃으며 대충 얼버무리려 한다.
말 같지 않은 홍 후보의 말에 집중 공격이 쏟아졌다.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모든 여성을 종으로 보지 않으면 그런 말이 나올 수 없다." (심상정)
"빨래 안 하고, 밥솥 안 여는 게 스트롱맨인가?" (유승민)
그래도 계속 웃는다. 멋쩍기는 한가 보다
이때 심 후보가 다시 한마디 했다.
"여성을 종으로 만드는 게 스트롱맨인가? 수많은 여성이 분노하고 있다. 사과하시라."
이에, 결국 홍준표가 '사과'를 말했다. 그런데 '내 말이 잘못됐다면'과 같은 가정법이 붙은 전형적인 사과 아닌 사과다. 그냥 웃어보자고 한 말인데 네가 기분 나빴다면 사과해주지 뭐 이런 건가?
허프포스트는 사과를 분석하는 '쏘리워치'(SorryWatch)의 창립자가 알려주는 '제대로 사과하는 5가지 방법'을 소개한 바 있다. 홍 후보가 한 문장 한 문장 정성 들여 읽어볼 만한 글이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