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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을 기회로, 반전의 시간 맞은 요시다 마야

무려 다섯 시즌이나 팀에 남아 도전을 택한 요시다 마야.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지만, 그 기회를 잡은 건 자신의 준비된 모습이었다. 올 시즌 요시다 마야의 플레이는 전보다 더 나아졌다. 자칫 부담될 수 있는, 하지만 팀이 절실히 필요로 했던 상황에서 요시다의 확실한 응답은 팀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 올 시즌을 통해 요시다 마야를 다시 기억하게 됐다. 그는 힘들다는 아시아 센터백의 유럽 주요 리그 성공 사례를 추가했고, 사우스햄튼에서 끈질기게 버티며 시도했던 오랜 도전의 성과를 냈다. 그의 올 시즌 활약상이 꽤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 나올 때마다 실수가 많았던 요시다 마야. 지난 시즌까지는 소튼 팬들의 평가가 썩 좋지 않았다. (사진 : 리드 사우스햄튼)

사우스햄튼 이적 후, 첫 시즌을 제외하면 늘 후보 선수 입지에 만족해야 했던 요시다 마야. 나이젤 앳킨스 감독의 중용을 받던 첫 시즌엔 리그 32경기에 출전하며 주전으로 올라섰지만, 이후 수비 불안을 실감한 사우스햄튼이 주전 센터백 영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자연스레 후보로 밀려났다. 두 번째 시즌부터 데얀 로브렌, 토비 알더베이럴트, 버질 반 다이크가 주제 폰테의 파트너로 나설수록 요시다의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센터백보다 좌우 풀백의 백업 자원으로 출전하는 빈도가 늘 정도로 센터백 요시다의 입지는 확실치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상황이 달라졌다. 이전 시즌까지 가끔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요시다는 센터백으로 최근 리그 12경기 연속 선발 출전 중이다. 활약상도 꾸준하다. 30R 팰리스전에선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는 귀중한 역전 골을 넣었고, 31R WBA전은 주장 완장(클럽 캡틴 스티븐 데이비스, 팀 캡틴 반 다이크의 결장 때문에)을 차고 무실점 승리를 이끄는 등 후반기를 주도하고 있다. 사우스햄튼에서의 다섯 번째 시즌, 드디어 요시다가 자신에 대한 평가를 반전할 시간을 맞고 있다. 이 놀라운 기회가 우연히 찾아왔다는 건 참 재미난 사실이다.

▶ 팰리스를 상대로 2대 1 역전 스코어를 만든 요시다의 골. 사우스햄튼은 3대 1로 승리했다. (사진 : 세인트마칭)

# '이적 파동에 부상까지...' 갑자기 찾아온 우연한 기회와 부담

클로드 퓌엘 감독을 선임하며 새롭게 출발한 사우스햄튼. 그러나 요시다 마야의 팀 내 입지는 크게 변화가 없는 듯했다. 16R까지 요시다가 출전한 리그 경기는 2경기, 그마저도 11R 헐시티전은 중앙 수비수가 아닌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했다. 컵대회와 유로파리그에서만 선택을 받으며 이전처럼 후보 선수 입지에 머물던 상황에서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다. 팀의 핵심 수비수인 주제 폰테의 이적 파동은 요시다 마야에게 기회가 됐다.

주제 폰테의 이적 공백 때문에 주전 수비수로 중용 받게 된 요시다는 얼마 후 반 다이크가 시즌아웃 부상을 당하면서 팀의 수비를 홀로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반 다이크 자리의 후보 선수로 기대했던 가르도스마저 장기 부상 후유증을 앓았기 때문에, 팀이 기용할 수 있는 센터백 은 요시다 마야와 94년생 잭 스티븐스뿐이었다. 스티븐스는 올 시즌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이룬 어린 선수였다. 요시다에게는 개인이 주전급 수비를 보여줌과 동시에, 어린 선수가 포함된 팀의 수비라인을 지휘해야 하는 큰 부담이 발생했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는 그만큼의 부담이 따랐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EFL컵 결승전에서 선발로 출전한 요시다 마야 (사진 : 짐비오)

# 준비된 요시다, 기회를 잡은 건 우연이 아니다.

사우스햄튼은 요시다 마야의 활약이 절실했다. 하필 센터백의 연쇄 이탈이 리그를 비롯해 EFL컵 결승전 등 중요한 일정이 남은 후반기에 발생했기 때문에,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요시다의 활약이 나와줘야 했다. 다행히 요시다는 이 모든 부담을 잘 극복했다.

부담을 극복한 요시다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19R WBA전부터 흔들림 없는 수비를 보여주면서 확고한 주전 수비수로 도약했다. 우려와 달리 잭 스티븐스를 비롯한 팀의 수비진을 리드하는 임무도 빠르게 적응했다. 끝내 맨유와의 EFL컵 결승전에도 당당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올 시즌 EFL컵 전 경기에 선발로 나선 그는 사우스햄튼의 결승 진출/준우승에 직접 기여한 값진 업적을 달성했다. 센터백의 연쇄 이탈 때문에 쉽게 무너질 뻔했던 사우스햄튼이지만, 요시다가 생각 외로 잘 버텨주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특이할 점은 잔 실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이 더해지면서 자신의 본래 장점이던 빌드업 능력이 확실히 발휘되고 있다. 단단한 피지컬을 활용해 주요 리그 팀들의 원톱 공격수와 제대로 붙어주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 센터백은 유럽 무대에서 피지컬 싸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기 때문에 요시다의 활약이 더 대단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팀이 필요로 할 때 제대로 응답해준 요시다는 현지에서도 그만큼의 인정을 받고 있다.

▶ 올 시즌 요시다 마야의 팀 내 기여도를 높게 평가하는 팬들이 많다. (사진 : 아토믹소다)

무려 다섯 시즌이나 팀에 남아 도전을 택한 요시다 마야.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지만, 그 기회를 잡은 건 자신의 준비된 모습이었다. 올 시즌 요시다 마야의 플레이는 전보다 더 나아졌다. 자칫 부담될 수 있는, 하지만 팀이 절실히 필요로 했던 상황에서 요시다의 확실한 응답은 팀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

올 시즌을 통해 요시다 마야를 다시 기억하게 됐다. 그는 힘들다는 아시아 센터백의 유럽 주요 리그 성공 사례를 추가했고, 사우스햄튼에서 끈질기게 버티며 시도했던 오랜 도전의 성과를 냈다. 그의 올 시즌 활약상이 꽤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 앞으로 아시아 축구에서 자주 거론될 듯한 요시다 마야의 올 시즌 (사진 : 짐비오)

더 궁금해진 것은 요시다 마야의 향후 팀 내 입지다. 아직 사우스햄튼은 주제 폰테의 대체자 영입을 다음 이적 시장으로 미룬 상태고, 반 다이크의 잔류 여부도 불투명하므로 주전 센터백 보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잊지 못할 시즌을 보내고 있는 요시다 마야의 활약을 사우스햄튼이 얼마나 인정해줄지, 요시다가 다음 시즌에도 지금의 폼을 유지할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해진다.

[이번 주 중계 일정]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3R [왓포드 vs 스완지시티]

이상혁 캐스터, 임형철 해설

4월 15일 토요일 오후 11시 / SPOTV (네이버, 다음)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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