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이화여대 입학처 관계자들이 남궁곤 전 입학처장으로부터 최경희 전 총장(55)이 최순실씨(61) 딸 정유라씨(21)가 누구인지를 알았고 정씨의 특혜 입학에 관여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13일 열린 최씨와 최 전 총장 등에 대한 이대입시 의혹 관련 2회 공판에는 이화여대 입학처의 부처장으로 근무했던 윤모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이 "2014년 9월쯤 남궁 전 처장이 윤 교수와 다른 부처장인 백모 교수를 입학처장실로 불러 정윤회씨 딸이 2015학년도 수시모집 체육특기생 전형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했냐"는 질문에 윤 교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때는 남궁 전 처장이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62)과 박모 교수로부터 정윤회씨 딸이 지원했다는 말을 듣고 최 전 총장에게 보고를 한 후였다. 남궁 전 처장은 당시 최 전 총장이 정윤회가 누구인지 몰라 설명드리고 왔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고 한다.
윤 교수는 "당시 남궁 전 처장이 최 전 총장에게 정윤회씨 딸을 뽑으라고 했다는 취지의 말도 했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렇다"면서 남궁 전 처장이 정권 실세의 딸이니 각별히 신경써야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윤 교수에 앞서 증인으로 나섰던 당시 입학부처장 백 교수 역시 남궁 전 처장으로부터 최 전 총장의 선발 지시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백 교수는 "(남궁 전 처장의 말을 듣고) '개별 면접위원이 총장이나 처장이 뽑으라고 해서 뽑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닌데 왜 저러지'라고 생각했다"면서 "총장님이 진짜 그런 얘기를 했나라는 생각에 황당하면서 반신반의했다"고 회상했다. 당황한 백 교수는 동료 교수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들은 남궁 전 처장이 2014년 10월 열린 체육특기생 면접고사 전 면접위원 대상 오리엔테이션에서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리스트를 뽑으라고 요구한 상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당시 윤 교수는 남궁 전 처장과 함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 윤 교수는 면접위원들에게 메달리스트를 뽑으라고 한 남궁 전 처장의 발언이 문제가 될 것 같아 면접위원들에게 농담조로 "못 들은 것으로 해달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남궁 전 처장이 면접위원들이 면접장으로 이동할 때 뒤쫓아오며 손나팔로 "금메달입니다, 금메달"이라고 외쳤고 이에 대해 윤 교수는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됐다"고 회상했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평소 흥분을 잘 안 하는 윤 교수가 '처장님이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 '본인이 독립적으로 평가하라면서 면접위원들을 끌어냈는데 남궁 처장이 다시 금메달이라고 소리까지 쳤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고충을 얘기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