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박근혜가 '나쁜사람'으로 지목한 노태강은 박근혜와 최순실이 '공범'이라는 증거를 댔다

  • 허완
  • 입력 2017.04.11 13:49
  • 수정 2017.04.11 13:52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이 '나쁜 사람'으로 지목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고 한직으로 밀려난 뒤 결국 사퇴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57)이 승마와 관련한 최순실씨(61·구속기소)와 박 전 대통령의 공범 정황에 대해 증언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불리한 조사 결과를 내놓은 노 전 국장을 박 전 대통령이 나서서 불이익을 줬다는 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동정범 관계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1일 열린 최씨의 뇌물 혐의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노 전 국장은 "최씨의 딸 정씨의 국가대표 선발 내지 장래를 위해 최씨와 청와대가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2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는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에서 판정시비가 일자 그해 5월 문체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당시 고교랭킹 1위였던 정씨가 대회에서 2위에 그치면서 불거진 일이었다.

경찰 조사에서도 뚜렷한 의혹이 없어 내사종결되자 같은해 7월1일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노 전 국장에게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을 지목하며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나라고 지시한다.

진 전 과장의 면담에서 박 전 전무는 이른바 '살생부' 명단을 작성해 전달했는데, 이 명단에는 승마협회 간부와 국제심판 등 7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노 전 국장은 "박 전 전무를 만나고 온 진 전 과장의 보고를 받아보니 '살생부'로 보였다"며 "그래서 승마협회 내부에 파벌싸움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횡령 등 혐의로 실형까지 살았던데다 소속이 없던 자연인 박원오가 왜 이런걸 만들었는지 궁금했다"며 "특히 청와대에서 직접 내려온거라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진 전 과장은 박 전 전무 외에 승마협회 다른 직원들을 두루 만나 진상을 파악한 뒤 박 전 전무의 범죄 이력을 적은 보고서를 청와대에 보고했다.

보고서가 청와대에 들어간 다음날 박 전 전무는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진 전 과장에게 항의성 전화를 했는데, 노 전 국장은 "부처가 올린 보고서가 대통령에게 보고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바로 박 전 전무가 알고 전화했다"며 "모 수석이나 정호성 중 한 명이 유출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것도 이 한 건의 '보고서'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노 전 국장은 "당시 대통령에게 보고한 문건은 이 보고서가 전부였다"며 "이거 말고는 대통령과 연결되는 건 없어서 이렇게 추측했다"고 밝혔다.

노 전 국장은 또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에서 체육계와 관련한 발언에 항상 '승마'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체육과 관련된 언급을 할 때 빠지지 않았던 것이 '체육인재 조기육성'과 '승마'였다"며 "특히 승마는 '승마대회' '말산업 발전' '승마선수 문제' 등을 많이 강조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체육국장에서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으로 좌천된 뒤 사퇴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인사권자만 알 수 있다"면서도 "최씨가 언론에 등장 전에 대통령에게 내 사퇴를 부탁했다는 소문이 많았다는 것을 들은 바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정치 #사회 #박근혜 #최순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정유라 #청와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