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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도 모자라 0세 아기까지 노리는 '미친 사교육'의 현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시기를 놓치면 효과가 없다'

사교육 업체들은 부모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공포감을 주입하려 노력한다.

하다 하다 요새는 만 3세를 대상으로 '어학원 등록'을 권유하고, '0세 사교육'이라는 것까지 생겨났다고 하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무시무시하다.

아래는 어학원, 영유아 교구 업체 관계자들이 MBC 취재진인 줄 모르고 어학원 등록/ 교구 구매를 권유하는 내용. 최근에는 '3살 뇌 발달' 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1살도 안 된 아기도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홍보가 늘고 있다고 한다.

3살 아기가 어학원을 등록해서 다녀야 한다고????????

79만 원?????

이런 마케팅 때문인지, 2살/5살밖에 안 된 아이들 상당수가 '사교육'을 받는다는 조사결과까지 최근 나왔다.

국무조정실 산하 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해 전국 부모 천2백여 명을 조사한 결과, 만 2세와 5세 아동의 예체능과 학습 활동 등 사교육 비율이 각각 35%, 83%에 달했습니다.

2살짜리가 받는 사교육 중 국어가 28%로 가장 많았으며, 체육은 15%, 미술 14% 순이었고, 5세 대상 사교육도 국어가 24%로 가장 많은 가운데, 체육이 19%, 수학이 17%로 뒤를 이었습니다.(YTN 1월 9일)

그런데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다큐멘터리 제작 PD 출신의 과학저널리스트 신성욱 씨는 '만 3세 뇌 발달' 마케팅에 대해 "이미 폐기된 가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많은 영유아 교재업체들은 “3세 때 이미 성인 뇌의 80% 이상이 형성된다”며 하루속히 자녀에게 교육을 시키라고 부추긴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7년 보고서(뇌의 이해)에서 3세에 뇌가 거의 결정된다는 것은 대표적인 ‘신화’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신 강사는 “3세에 거의 완성된다는 것은 1980년대까지 과학자들의 가설이었다”며 “이후 뇌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컴퓨터단층촬영(CT) 등 기술 발달로 뇌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이제는 과학자들은 그런 주장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한국일보 4월 5일)

단체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도 "인간의 뇌는 만 3세까지 전체 뇌의 기본 골격과 회로를 만들기 때문에 오감을 통한 고른 자극이 필요하나, 이 자극은 교재·교구 등이 아니라 부모의 스킨십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전했다.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이기숙 교수는 '뇌가 유아기에 80% 이상 발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놀랍게도 이 시기에 뇌를 자극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부모의 스킨십이며 그 다음은 충분한 수면'이라고 말한다. 뇌에 대해 부모가 알아야 할 것은 뇌의 복잡한 구조나 기능이 아니라, 아이의 뇌가 엄마의 스킨십을 가장 좋아한다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만3세까지가 뇌 발달에 결정적이니, 우리 제품을 사용해서 자극을 줘야 한다'고 홍보하는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는, 상업적 목적을 위해 잘못된 교육 담론을 적용·유포한 것이다. 이러한 홍보는 영유아를 둔 부모들에게 불안감과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 자녀의 천재성이 발현되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불안감, 부모로서 지원을 제대로 하지 못해 찬란한 자녀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등이다.(오마이뉴스 4월 9일)

아래는 전문가들이 '사교육'과 관련해 조선일보에 전한 조언들. 사교육이 고민인 부모들에게 유용한 팁이 될 듯하다. 전체 기사는 여기서 볼 수 있다.

1. 학년 내용을 미리 배우는 '선행학습'을 시킬 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섣불리 시작하면, 평생 공부에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

2. 아이가 싫다는데 부모가 강압적으로 시키면 안 된다.

(결정의 주체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가 되어야 함)

3. '남들이 다 하니까'라며 사교육을 시키는 게 가장 위험하다.

4. 필요할 때 사교육을 시키고, 그 부분이 채워지면 학원을 그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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