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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시리아 폭격은 실보다 득이 많았다

모든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폭격은 적절하고, 전술적으로 탄탄하고, 실행 역시 잘 이루어졌다. 합리적이고 일관성있는 전략 신호를 보냈다. 이렇게 리스크가 낮은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은 대통령 주위의 보다 경험많은 인물들이 합리적이고 주류적인 충고를 하고 있다는 증거로 보인다.

ⓒPool via Getty Images

미국은 시리아에 60개에 가까운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대규모 무력 충돌을 벌이게 될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이번 폭격은 미국이 러시아를 움직이는데 사용할 수 있는 전략적 신호로 보면 앞뒤가 맞는다.

이번 폭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정권은 무력 사용 의지가 있다는 것을 전달했다. 이것은 미국이 레드 라인을 지킬 것이며, 대량 살상 무기에 대한 국제법 준수를 강제할 것이란 의미다. 미국이 중동에서 IS 저지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며,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에 반대할 것임을 보여준다. 트럼프 선거 운동 당시의 발을 빼려는 듯한 분위기에서 갑작스럽지만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폭격 전까지의 사건들은 잘 알려져 있다. 2013년에 아사드 정권은 화학무기를 쓰지 말라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레드 라인'을 넘었다. 오바마 정권은 러시아의 후원과 감시를 받는 아사드 정권과 시리아에서 화학 무기를 모두 없애라는 협상을 맺고, 시리아에서 화학 무기의 위험은 이제 없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리아는 거짓말을 했다. 최근 끔찍한 폭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치명적인 신경 가스 사린을 쓴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트럼프 정권은 폭격이라는 충격 요법을 썼다.

이 폭격을 지켜보며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 주체는 크게 보아 셋이다. 첫째, 미국 국내다. 시리아가 또다시 잔인한 화학 공격을 펼친 것에 깜짝 놀랐던 이들은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지지를 보낼 것이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 더 이상 얽혀들 가능성을 피해야 한다는 극우측의 목소리도 있을 것이고, 정치적 스펙트럼의 여러 지점에서 이런 행동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미국인들은 트럼프와 이번 보복 공격을 지지할 것이다. 이런 작전에 대한 전통적 반응이다.

두 번째는 중동 및 전세계에 있는 미국의 동맹과 친구들이다. 거의 대부분 미국의 힘과 리더십을 드러낸 이번 공격에 찬사를 보낼 것이다. 특히 미국이 이란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을 점점 더 불안해 하던 아랍의 수니파 동맹들이 그럴 것이다. NATO 가입국들은 이미 강한 지지를 표명했고, 아사드 정권의 붕괴를 바라는 터키가 특히 환영했다. 아시아의 동맹국과 파트너들도 이번 공격이 미국이 북한을 상대할 때 리더십과 힘을 발휘할 것임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환영할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우리가 상대해야 할 측들이다. 러시아, 이란, 북한, 중국, 시리아가 이에 속한다. 이들은 이번 폭격의 중요성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전술적으로 큰 의미는 없었던 이번 폭격의 의도는 전략 신호를 보내는 것이었다. 아사드는 아마 다시 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 역시 화학 무기 사용을 강력히 말릴 것이다. 러시아는 분노하며 이번 폭격이 '주권국에 대한 공격'이라고 발표했지만 더 이상 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제'를 촉구했고, 이란은 '강력히 규탄'했다. 북한은 아마 이번 폭격을 사용해 또 다시 미국을 작은 국가를 공격하고 불법 무력 사용을 시도하는 나라로 묘사할 것이다.

모든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폭격은 적절하고, 전술적으로 탄탄하고, 실행 역시 잘 이루어졌다. 합리적이고 일관성있는 전략 신호를 보냈다. 이렇게 리스크가 낮은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은 제임스 매티스 국무장관, H. R. 맥마스터 등 국가안보고문 대통령 주위의 보다 경험많은 인물들이 합리적이고 주류적인 충고를 하고 있다는 증거로 보인다. 리스크가 높은 방법은 예를 들자면 시리아의 다른 군사 표적에 대한 더 철저한 공격이 있다.

국제 및 국내 법의 시각으로 봤을 때, 명확하지는 않지만 이번 폭격은 세 가지 점에서 합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살상을 저지르는 정권 치하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호할 책임'이 국제 사회에 있다는 점이다. 둘째, 시리아에서 ISIS와 싸우는 미군이 위험에 처해 있으므로 선제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그리고(더 미약한) 셋째 주장은 정부는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번 경우 아사드 정권이 반미 단체를 지원하거나 화학 무기를 지급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이 주장 중 완벽한 것은 없고,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 결의가 있었으면 훨씬 좋았겠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비토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는 불가능했다.

이제 어떻게 될까? 미국이 이번 일을 어떻게 사용하면 이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까? 이번 폭격이 아사드의 화학 무기 사용은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시리아 민간인 대상 폭격은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이므로 다음 단계가 중요하다.

첫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다음 주 모스크바에서 열릴 회의에서 이것을 써먹을 수 있다. 푸틴의 결정을 바꾸긴 힘들겠지만, 적어도 아사드를 억제하고 러시아의 지원을 다시 생각해보라는 상당한 압력을 넣을 수는 있을 것이다.

둘째, 미국은 미국 대선 후에 붕괴된 평화 협상을 되살리라는 국제적 압력을 만들 필요가 있다. 가능성은 낮은 길이지만 열심히 시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정권은 1990년대의 발칸 반도에서 유고슬라비아가 작은 국가들로 쪼개진 뒤 폭력이 줄었던 것을 되새기며 시리아 분할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셋째, 미국은 사이버 공격 외에도 공습, 특공대 작전 등의 실제 활동을 계획해야 한다. 시리아가 이렇게 기본적인 국제법조차 계속 어긴다면, 트럼프는 이제까지 자신이 취해왔던 행동을 이어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시리아 반대 세력 형성 노력을 재개해야 한다. 이제까지는 큰 성과가 없었지만, 터키와 협력한다면 앞으로는 달라질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이번 폭격은 실보다 득이 많았다. 법적으로, 운영상으로, 전략적으로 비교적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중동 지역의 더 큰 전쟁에 (다시 한 번) 끌려들어가거나 러시아와 대규모 무력 충돌을 벌일 가능성은 낮지만 없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트럼프 정권은 이번 폭격에 이어 조심스럽고 사려깊게 후속 조치를 해야 하며, 창의적인 외교와 정치적 묘책이라는 더욱 힘든 기습 공격을 사용해야 한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에 게재된 전 NATO 최고사령관 제임스 스타비리디스 해군제독의 글 Trump's Syria Strike Will Do More Good Than Harm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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