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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째 계속되는 베네수엘라의 혼돈이 대규모 시위로 정점을 찍다

  • 허완
  • 입력 2017.04.10 13:33
  • 수정 2017.04.10 13:38

난 시위가 며칠 째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수만 명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와, 주말에 시위가 정점에 달했다.

토요일에 전국 각지에서 집회가 열렸다. 가장 큰 규모의 시위는 수도 카라카스에서 벌어졌다. 카라카스의 시위자들은 “자유, 자유”를 외쳤고 ‘독재자 마두로!’, ‘지금 당장 선거를!’ 등의 팻말을 들었다.

시위자들은 토요일 카라카스 시위가 처음에는 평화롭게 시작했다고 말했지만, 결국 시위자들과 보안 부대 간의 맹렬한 충돌로 이어졌다. 폭동 진압복을 입은 진압 부대는 최루 가스와 물대포를 사용해 시위대의 전진을 막았다.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쓰레기통에 불을 붙인 시위자들도 있었다. 약 1백 명 정도의 시위대가 대법원에 진입했다.

야당 활동가들은 토요일에 수십 명이 구류되었다고 밝혔다.

토요일 시위 전에도 열흘 동안 심각한 불만이 있었다. 지난 달에 대법원이 의회의 권력을 대부분 빼앗기로 한 판결 때문이었다.

3월 29일에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야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의 입법권을 빼앗고 대신 행사하겠다고 판결했다.

야당이 의회를 장악하기 전인 지난 번 국회에서 친 마두로 인사들로 구성된 대법원은 활동가들, 국제 세력들, 심지어 마두로 대통령 지지자들의 강력한 규탄을 받았다.

루이사 오르테가 베네수엘라 법무장관은 이 판결은 헌법 질서의 ‘파열’이라고 말했다.

압력이 심해지자 법원은 판결을 뒤집었지만, 이 판결이 야당 측을 자극했고 그 다음 주 내내 강렬한 시위가 촉발되었다.

목요일에 카라카스 외곽에서 경찰이 법대생을 사살해, 첫 피해자가 발생했다. 야당 지도자는 19세의 하이로 오르티스는 당국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오르티스의 사망을 인정하고 사살한 경찰을 처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오르테스가 시위자였다는 주장은 부정했다.

금요일에 감사원이 15년간 야당 지도자 엔리케 키프릴레스의 공직 출마를 금지한다고 밝히자 시위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카프릴레스는 대선에 두 번 출마했으며 2013년 대선에서 마두로에게 석패했다. 감사원이 계약법 위반과 부적절한 기부금 관리를 이유로 금지 조치를 취하자, 야당 측은 2018년 선거에서 야당의 승리를 막기 위한 의도라고 반발했다.

“독재 정권이 소리를 질러댄다는 건 우리가 진전하고 있다는 징후다. 여기서 자격이 없는 사람은 니콜라스 마두로, 당신 하나뿐이다.” 카프릴레스가 금요일 연설에서 한 말이다.

베네수엘라가 심각한 경제적,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어 마두로의 정책에 대한 불만은 사상 최대 수준까지 올라갔다.

유가 하락과 경제 관리 부실로 초래된 불경기는 최소 2019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IMF는 예측한다. 경기가 나빠지며 베네수엘라에서는 빈곤이 늘어나고 물자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

실업률은 올라가고 임금은 급격히 떨어졌다. 전국의 가게에 식품이 부족하다. 병원에는 약과 필수 의료 장비들이 없다.

저항이 거세지자 마두로는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을 강화했다. 최근 뉴욕타임스 보도에 의하면 수감된 정치범의 수는 1년 전의 89명에서 1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정치범 구속 추이를 기록하는 인권 단체 페널 포럼의 알프레도 로메로는 “탄압이 잔혹한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지금으로선 시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월요일에 또 시위가 열릴 것으로 보이며, 4월 19일 수요일에 대규모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

“내가 거리에 나선지 2년이 되었다. 연대하여 행동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국회의원들이 우리를 더욱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도 나왔다. 그리고 경제 상황을 견딜 수 없다. 여기서는 아무도 못 산다.” 43세 전기 엔지니어 리처드 모튼이 로이터에 말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10 Days Of Unrest In Venezuela Come To A Head In Massive Protes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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