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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교회 두곳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IS가 배후를 자처했다.

  • 허완
  • 입력 2017.04.10 05:33

부활절을 일주일 앞둔 종려주일(Palm Sunday)에 이집트 교회에서 두 차례 폭탄 공격이 발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폭탄 공격으로 인한 희생자를 애도하며 전쟁과 테러를 규탄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3개월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집트 국영 언론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이집트 북부 탄타 시내에 위치한 '마르 기르기스' 콥트(기독교의 한 종파)교회에서 폭탄이 터졌다. 이 폭발로 최소 27명이 숨지고 70명이 다쳤다.

현장에 있었던 타렉 아티야 이집트 내무차관은 "예배 도중 폭탄이 제단과 앞 좌석 사이에서 터졌다"며 "잘린 시체도 나뒹굴었다"고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탄타에서 북서쪽으로 떨어진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세인트 마크스' 콥트교회에서도 폭탄이 터졌다. 이 폭발로 최소 11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이날 세인트 마크스 교회에서 콥트교의 수장인 타와드로스 2세 교황이 예배를 진행했지만 폭발 직전 교회를 떠나 화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콥트교는 이집트의 기독교 자생 종파로 신자는 이집트 전체 인구의 약 10% 정도다. 이슬람 지역에선 최대 그리스도 교회로 꼽히며 이슬람국가(IS)의 공격 위협을 받아왔다.

지난해 12월에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가장 큰 콥트교회에서 IS가 폭탄테러를 일으켜 최소 25명이 숨지고 49명이 다쳤다.

이번 폭발 사고의 배후도 IS 소행인 것으로 보인다. IS는 아마크 통신을 통해 "타탄과 알렉산드리아 두 곳의 교회에서 우리 대원들이 '성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교회의 폭탄 공격 소식을 들은 교황은 희생자를 애도하며 전쟁과 테러를 규탄했다. 교황은 오는 28~29일 이집트를 방문해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었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오늘 공격으로 희생된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세계가 전쟁과 테러로 고통받고 있으며 무기와 공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또다시 이집트가 다양성과 통합을 파괴하려는 테러리스트들에게 공격을 당했다"며 "모든 힘을 동원해 테러리즘과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도 "침략자의 목적은 다양한 신념을 갖고 서로 평화롭게 사는 이들에게 쐐기를 꼽는 것"이라며 이번 테러 행위르 강하게 비난했다.

대통령궁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한 엘시시 대통령은 이날 회의 직후 "3개월에 걸친 비상사태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용의선상에 있는 사람을 체포하거나 감시·검거하기 위한 경찰의 권한이 확대되고 이동의 자유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극악무도하고 비겁한 공격"이라고 이번 테러를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안보리 성명에는 "형태나 표현 방식이 어떻든 테러는 국제 평화와 안보에 가장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는 점을 안보리는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책임자들을 반드시 찾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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