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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완전히 뭍에 올랐다. 침몰 1090일 만이다

  • 강병진
  • 입력 2017.04.09 13:09
  • 수정 2017.04.10 06:32

반잠수식 선박에 실려 있던 세월호 선체가 9일 뭍으로 나왔다. 2014년 4월 16일 차가운 진도 조도 앞바다에 침몰한지 1090일만이다.

지난달 31일 반잠수선이 목포신항만에 접안한 뒤 숱한 우여곡절 끝에 참사 3주기를 1주일 앞두고 육상으로 올라왔다. 침몰부터 육상거치까지 세월호 1090일의 기록을 정리했다.

제주도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일반인 등 승객 476명을 태운 세월호는 2014년 4월15일 오후 9시 인천항을 출항했다.

하지만 세월호는 출항 12시간만인 16일 오전 8시50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침몰 원인을 놓고 다양한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정확한 침몰 원인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학생들의 구조전화를 받은 해경 선박이 사고해역에 도착했지만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방송을 믿고 구조를 기다리던 승객 대부분은 배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사고 이틀 뒤인 18일 세월호 선체는 44m 바다 속으로 완전히 침몰했고, 미수습자 9명을 포함해 304명의 아까운 생명이 희생됐다.

참사의 책임을 물어 사고 한 달 뒤인 5월 해경 해체가 발표됐고 세월호 운영선사인 청해진해운에 대한 본격 수사가 진행됐다. 승객들을 놔두고 먼저 탈출한 세월호 이준석 선장에게는 살인죄가 인정돼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을 벌였지만 사고원인 규명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2015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진도 팽목항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세월호 인양을 약속했다. 그 해 8월 정부는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와 계약해 본격적인 인양작업에 들어갔다.

당시 상하이샐비지는 2016년 7월까지 선체 인양을 완료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상여건 등을 이유로 인양은 수차례 지연되면서 미수습자 가족들의 기다림은 3년 가까이 이어졌다.

대통령 탄핵 등으로 국내 정국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세월호는 침몰 1073일째인 2016년 3월23일 오전 3시45분 배의 좌우 균형을 잡아주는 스태빌라이저가 육안으로 관측되면서 선체를 물 밖으로 내보였고, 25일 오후 9시15분 반잠수선에 선적되면서 침몰 1075일만에 녹슬고 찌그러진 전체 모습을 드러냈다.

인양된 선체는 반잠수선에 실려 105㎞ 떨어진 목포신항만 철재부두에 31일 접안한 뒤 육상에 거치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선체를 실어 육상으로 옮기는 작업에는 특수운송장비인 모듈트랜스포터가 동원됐지만 운송작업은 녹록지 않았다.

바퀴 축당 40톤을 들 수 있는 운송장비 480대가 선체 하중을 들 수 있는지를 검사하는 1차 테스트가 5일 오후 진행됐으나 선체 중앙부를 들지 못하면서 6일에 2차 하중 테스트에 들어갔다.

2차 테스트 결과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선체의 무게를 당초 예측보다 1500톤 가량 더 나가는 1만6000톤으로 재산정하고 모듈트랜스포터 120축을 추가한 총 600축을 선체 하부에 진입시켜 8일 3차 테스트를 진행했다.

1시간여만에 3차 테스트를 마무리한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기술검토회의를 통해 세월호 육상거치 시도를 결정했고, 9일 오후1시부터 본격적인 육상운송이 시작됐다.

예정대로 육상거치작업이 이날 오후 10시께 마무리되면 세월호는 2014년 침몰한 지 1090일만에 육상에 거치되면서 선박으로서의 생명을 다하게 된다.

세월호 선체가 육상에 거치되면 우선적으로 미수습자 수습과 유품 정리 등이 진행되고, 그동안 논란에 휩싸인 사고 원인 등 진실규명 작업이 진행된다.

해수부는 목포신항만 철재부두를 7월 20일까지 임대한 상황이고 이 기간이 끝나면 선체 등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선체는 정부와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유가족 등이 협의해 보존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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