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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어느 선거와도 다른 '2017 대선' 5대 관전포인트

대선 투표일이 5월 9일인데, 4월 4일을 기준일로 본다면, 한국 선거사에서 무려 36일을 앞두고 '박빙 구도'가 열린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의 선거는 기본축이 여-야 대결구도에서 여-야야 구도이거나, 여여-야 구도였다. 정주영, 박찬종, 이인제, 정몽준, 이회창, 문국현, 안철수(2012년)의 등장이 모두 그랬다. 그런데, 야야 구도도 처음일 뿐만 아니라, 1대 1 박빙구도가 무려 36일을 앞두고 만들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 최병천
  • 입력 2017.04.07 06:40
  • 수정 2018.04.08 14:12
ⓒ뉴스1

지난 3월 26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캠프는 '부자 몸조심'을 넘어, '진취적인' 정책비전을 주도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 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요지인즉, 탄핵+박근혜 구속+선거운동 개시를 분기점으로, 그 이전에는 '회고적 태도=심판정서'가 강하게 작동했지만, 그 이후에는 '전망적 태도=미래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작동할 것이기 때문에, 문재인 캠프는 '부자 몸조심'과 '어대문스럽게' 대응하면 안되고, 국면이 바뀔 것을 대비해서 진취적인 정책 비전을 주도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내가 썼던 글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실렸는데, 댓글인즉, '나를 문재인 까~로 몰며, 안철수 빠~'인양 취급하는 것이었다. 헐~

3월 26일을 전후한 시점에 전망하고, 조언한 내용들은 대체로 현실이 되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문재인 캠프 내부에서도 '실기'하고, '안이하게' 대응했다고 자평하지 않을까 싶다.

비록 약간 실기한 측면은 있지만, 크게 보면 지금부터 잘하면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번 2017년 장미 대선이 한국 선거사에서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한' 대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관전포인트 1

이번 대선은 사실상 4월 4일(화) 저녁부터 개시되었다고 봐야 한다. 4월 3일(월)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선출되고, 4월 4일(화)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선출됐다. 4월 4일 이전까지는 '탄핵 심판 국면'이었다면,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확정된 바로 그 시점부터 '대선 국면'이 열렸다고 봐야 한다. 문재인 캠프는 과거 높았던 지지율은 완전히 잊어버리고 ZERO BASE에서 시작하는 도전자의 마음가짐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관전포인트 2

둘째, 대선 투표일이 5월 9일인데, 4월 4일을 기준일로 본다면, 한국 선거사에서 무려 36일을 앞두고 '박빙 구도'가 열린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의 선거는 기본축이 여-야 대결구도에서 여-야야 구도이거나, 여여-야 구도였다. 정주영, 박찬종, 이인제, 정몽준, 이회창, 문국현, 안철수(2012년)의 등장이 모두 그랬다. 그런데, 야야 구도도 처음일 뿐만 아니라, 1대 1 박빙구도가 무려 36일을 앞두고 만들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에는 '막판 단일화' 구도가 대부분이었다.)

관전포인트 3

셋째, '① 야야구도 + ② 36일 이전부터 박빙구도'의 조합으로 인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선거에서 '박빙구도'가 만들어지면, 크게 두 가지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하나, 강력한 네거티브 캠페인이다. 최근 문재인 후보의 아들 취업문제, 노무현 전 대통령 장인의 음주운전 이슈 등이 모두 그러하다. 양강 박빙구도는 지지층이 대부분 결집될 만큼 결집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네거티브 캠페인을 통해 상대방의 결집력을 무너뜨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둘, 강력한 '정책 경쟁'이 예상된다. 즉, 포지티브 캠페인이다. 네거티브 캠페인이 주된 동력이라면, 포지티브 정책 캠페인은 보조 동력쯤 된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박빙 구도'하에서 조금이라도 더 (잠재적) 지지층을 동원-결집하기 위해 '정책 경쟁'이 활발해지게 될 것이다.

관전포인트 4

넷째, 대선의 기본 축은 '문-안 양자구도'이지만, 실제로는 문-안-홍-유-심의 '5자구도'이다. 그리고 문-심은 상대적으로 진보성향이 강한 편이고, '안 후보'는 중도-개혁성향이며, 홍-유는 보수 성향이되, '유 후보'는 보수-중도 성향이다.

그리고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에는 ①안철수 지지자 + ②국민의당 지지자 + ③새누리당 지지자 + ④유승민, 바른정당 지지자 + ⑤안희정 지지자까지 포함되어 있다. 요컨대, 안철수 후보의 지지기반은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광범위한 反문, 중도+보수 통일 전선'의 성격을 갖는다. ①번 유권자부터~⑤번 유권자까지가 '연합'을 하고 있는 형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캠프 입장에서는 '홍의 것은 홍에게, 유의 것은 유에게' 지지기반을 원대 복귀시킬수록 유리해질 것이고, 안철수 캠프 입장에서는 이러한 유권자 연합이 흩어지지 않고 '원심력보다 구심력이 강하게' 유지되기를 원하게 된다.

즉, 문재인 캠프는 '반문, 중도+보수 통일전선' 지지층을 '갈라치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고, 안철수 캠프는 '단일 대오 유지'를 위해서 노력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캠프는 '작전'을 걸게 될 것이다. 성동격서, 이이제이, 차도살인 등 유시민씨 표현에 의하면, 큰 기술과 작은 기술의 '작전'을 걸게 될 것이다. 슈퍼 박빙 구도가 36일 이전부터 개시된 것이기 때문에, 각 캠프의 전략-전술의 진가(眞價)가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전포인트 5

새누리당 계열 정당(=자유한국당 and 바른정당) 후보의 지지율 합계가 15%도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종북 좌빨론'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87년 이후 최초의 대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배운 게 도둑질'이라는 말처럼 자유한국당과 그 정당의 홍준표 후보는 '종북 좌빨론'을 꺼내긴 할 것이다. 그런데, 지지율 10%도 안되는 정당+후보의 종북 좌빨론이 힘을 갖긴 어렵다. '스피커 파워'는 '에토스(=화자) 파워'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개개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탄핵 국면'은 일단락되고, '대선 국면'이 열렸다.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안철수가 후보자로 선출된 4월 3일과 4월 4일이 실질적인 '선거운동 개시일'이었다. 그 이전의 여론조사는 '참고자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었다.

36일 이전부터 초박빙 구도가 열린, 87년 민주화 이후 최초의 대선국면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는 ▲종북 좌빨론 없는, 강력한 네거티브 ▲정책 경쟁에 기반한 포지티브 ▲복합적 구도를 활용하는 '작전의 세계'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냉전진보와 냉전보수 모두가 강력한 민심의 철퇴를 맞고 퇴장한 이후에 치러지는 첫 번째 대선. 역사는 2017년 대선의 특징을 위와 같이 서술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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