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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서양 화물선 실종자 가족이 분통을 터뜨리는 까닭

남대서양 우루과이 근처 바다를 항해하다가 조난당한 ‘스텔라데이지호’에 승선한 8명의 한국인 선원 가족들이 선사와 정부의 늑장대응 때문에 ‘구조 골든아워’가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세월호 참사 때처럼 관련 기관들이 허둥거리다 구조 시간을 놓쳤다는 것이다.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 해양에서 한국인 선원 8명이 탑승한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Stella Daisy)'호가 지난 달 31일 연락 두절된 사건이 발생했다. 외교부는 재외국민보호대책반을 긴급 가동하고 국민안전처 등 국내 관계 부처와 비상 연락 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주우루과이대사관을 통해 우루과이 해경당국에 긴급구조를 요청했다. 사진은 연락 두절된 스텔라 데이지호의 모습.

3일 선사가 작성한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접수·긴급 구조진행 상황 보고서’를 보면, 이 선박에서 지난달 31일 밤 11시25분(한국시각) 조난신호가 발신됐고, 선사는 밤 11시52분께 조난신호 수신을 확인했다. 선사는 이후 사고 해역 주변 브라질과 우루과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긴급 구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선사는 조난신호가 발신된 지 12시간이 지난 1일 오전 11시6분께 해양수산부와 해경 쪽에 사고를 보고했다. 선원 가족들은 같은 날 오후 3시께 사고 소식을 들었다.

한 선원 가족은 “선사가 조난신호를 알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무려 12시간이나 지난 뒤 정부에 사고 사실을 보고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선사의 늑장대응으로 인명 구조의 골든아워가 흘러갔다. 가족들의 요청에도 선사는 위기대응 지침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선사는 “사고 초기 심각성을 알지 못했고,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려다가 정부 쪽에 통지가 늦었다”고 해명했다.

2일 오후 남대서양에서 연락두절된 한국 화물선 데이지호의 폴라리스 쉬핑 부산 해사본부 7층 교육장에서 정원화 상무가 브리핑에 앞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하고 있다.

선원 8명 가운데 4명은 지난 2월 한진해운 파산으로 직장을 옮겨 스텔라데이지호에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에서 일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이 배에 승선한 박아무개(39) 1항사의 아내는 “사랑한다 말하지도 못했다. (남편을) 대서양 한복판에 외롭게 둘 수 없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윤아무개(25) 선원의 가족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책무가 아닌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와 선사가 최선을 다해 구조와 수색 작업에 나서달라”고 통곡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실종선원 가족과 만나 “가족이 양해할 때까지 수색을 계속하겠다. 보고 시간이 늦은 것은 추후 확인해 법적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 부산 사무실에 모여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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