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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독방'과 유사한 교도소 사진 2장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독방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울에 있는 한 교도소 내부 사진이 공개되면서 박 전 대통령이 머무는 구치소 공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는 사진은 법무부가 2014년 10월24일, 언론에 공개한 서울 구로구 천왕동에 있는 서울남부교도소 혼거실 내부 사진이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내부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사진을 통해서 짐작은 해볼 수 있다.

법무부가 2014년 10월 24일 공개한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 서울남부교도소 4인실 내부 전경.

박 전 대통령은 다른 수용자보다는 넓은 10.57㎡(3.2평) 규모의 독방에 수용됐다. 서울남부교도소 혼거실(정원 4~5명 다인실)은 12.01㎡(약 3.6평)로 현재 박 전 대통령이 지내는 방의 크기와 비슷하다. 서울남부교도소 사진을 살펴보면, 볕이 드는 창문 오른쪽으로 물건을 정리할 수 있는 선반, 티브이, 옷걸이, 선풍기 등이 비치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인권의 햇볕이 가장 늦게 스며든 구치소의 의식주 환경이 개선된 것은 인권운동가들의 노력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인권활동가들이 수용자가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소송하거나 헌법소원을 내왔다. 지속적으로 요구해와서 가능했다”고 운을 뗐다.

수용시설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지나면서 조금씩 개선된 것으로 알려진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교 교수는 1일 페이스북에 “수용시설의 개선이나 처우 개선 면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현격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책 읽기, 글쓰기, 충분한 접견, 독거실 이용 등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고마워해야 할 곳은 김, 노 전 대통령”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강성준 천주교 인권위원회 활동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수용시설은 공기를 데우는 라디에이터식 난방을 했다. 강 활동가는 “교도관들이 복도를 지나다니면서 재소자들을 감시했는데, 복도에만 라디에디터가 설치돼 있어 교도관은 따뜻한데 방에 있는 재소자들이 난방 혜택을 받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수용시설의 난방시설이 온돌식으로 개선된 것은 지난 2004년께다.

수용시설에서 머무는 재소자들이 티브이를 시청할 수 있게 된 것도 노무현 정부 시절 때부터다. 강 활동가는 “실시간으로 방송을 볼 수 있고 콘텐츠도 다채롭다”면서 “구독료를 납부해야하는 신문이나 잡지와 달리, 방송을 통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된 것도 진전된 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구치소 홈페이지에 소개된 ‘수용 거실’ 사진. 서울구치소는 “수용자는 성별·연령·범수·죄명 등을 고려해 지정된 거실에서 생활하게 된다. 수용 거실 내에는 티브이, 선반, 옷걸이, 선풍기 등이 비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교정시설에서는 수형자의 ‘알몸 신체’ 검사도 이뤄졌다. 수형자가 은밀한 부위에 자해·탈출 가능 물품이나 담배·마약 등을 숨겨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수용자 인권보호 요구가 커지면서 2008년부터 도입된 ‘카메라 의자’(전자영상장비)를 통한 항문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지금은 가운 차림으로 속옷을 내린 상태에서 ‘카메라 의자’에 2~3초간 다리를 벌려 쪼그려 앉으면 칸막이로 격리된 통제실에서 교도관이 모니터로 특정 부위를 관찰하게 된다. 녹화는 되지 않는다. 육안에서 카메라로 바뀐 뒤에도 수용자의 죄질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항문 검사를 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이 들어가기도 했지만, 헌재는 “생명·신체 안전과 질서 유지라는 공적 이익이 더 크다”며 합헌 결정한 바 있다.

구치소와 같은 수용시설은 법무부 소속이고,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다. 재임 시절, 박 전 대통령은 수용 시설과 수용자 처우 문제에 힘을 기울여야 할 책임자였다. 한인섭 교수는 “박 대통령 스스로 교정시설과 처우의 개선에 얼마나 정책적 관심을 기울였던가 자성하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교수는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 구치소 적응을 말하면서 머리 모양, 피부, 변기, 신체검사 등을 조롱 조로 말하는 것은 아주 안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급작스레 전락한 상황에 적응하기란 누구나 어려운데, 이를 조롱거리나 여성 비하 거리로 삼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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