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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독서 방법 3가지

"독서는 필수다." 이와 같은 말은 이미 뛰어나고 훌륭하신 동서고금 분들이 수 차례 강조하신 바 있다. 독서 인구가 줄어든다는 한탄도 꽤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연례 행사가 되었다. 이런 저런 상황으로 사람들은 독서 의무감에 은근히 부담을 느끼곤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종류와 방법이 무엇이든 그저 '읽기만'하면 독서에 대한 알 수 없는 죄책감에서 해방된다고 속 편하게 생각해버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운동이 그렇듯, 방법이 잘못된 책 읽기는 때로 독이 되기도 한다. 독서에 공식과 정답은 없겠지만, 반드시 피해야 하는 '오답'은 있는 셈이다. 그 중 대표적인 세 가지를, 역시 '책'을 통해 알아내 간추려 뽑아보았다.

1. 책 한 권에 너무 드라마틱한 기대를 걸지 마라

이런 태도는 다이어트를 생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의욕만 넘칠 때 저지를 수 있는 실수와 매우 유사하다. 다이어트 후 달라질 자신의 몸매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큰 나머지 '빡세게 짧은 시간 동안 하는' 운동으로 단번에 성과를 내려는 자세 같은 것이다. 사실 이런 종류의 다이어트가 대개 그렇듯, 이런 식의 독서법도 보통은 큰 실망감과 함께 학만 떼게 만들기 쉽다.

다이어트가 '짧은 시간 동안의 개고생'으로 '드라마 같은 변화'를 만든 후 깔끔하게 손 털 수 있는 '에피소드'가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몸매를 유지할 수 있는 생활 패턴을 잡아주는 '습관 만들기'이듯, 독서도 책 자체보다 책을 읽는 '습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에 대한 다른 시각과 자세'가 포인트이다. 이런 것은 책 한 두 권을 읽었다고 생겨나지 않는다. 운동을 하루 이틀 했다고 10kg이 한 번에 빠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분명한 건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꾸지 않고, 책을 읽기로 결정한 당신이 당신의 인생을 바꾼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궁금해하는 것부터, 난이도에 맞게 꾸준히 읽어나가는 게 독서를 처음 시작하는 바람직한 자세인 이유다.

"...많은 독서가들이 책읽기를 소일거리 정도로만 여기고 독서로 사람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나도 경험해봤는데 소용없더라'는 선험적 부정주의에 빠지기도 한다. 책을 읽어도 읽을 때뿐이고 실생활에 쓰이는 부분을 찾을 수 없어 스스로 실망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책을 읽는 것이 '헛방'이라고 말하는 것이다...이런 생각을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거나, 자신의 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는 시간을 갖거나, 불가능의 원인들을 다시 분석하는 방법들이 있다. 하지만 책 읽기에 있어서는 보다 효율적인 말이 있을 듯하다. "변화는 한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책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 읽기 50', 안상헌 저)

2. 책의 논지를 내 고정관념에 억지로 끼워 맞추지 마라

기본적으로 '경청하는 태도'와 관련이 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내 인생을 보다 더 잘 살기 위해서이다. 이 때 한 가지 생각해볼 만한 점은, 살면서 '내가 모르는 것이 있다.', 그리고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깊이 고민해 봐야 훌륭한 삶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활자로 찍혀 나온 타인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는 과정을 통해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가며' 성숙해지는 게 독서의 매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때로 독서가 자신의 아집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데에만 기여하곤 한다. 독서를 통해 자신이 '아직 모르거나', '확실하게 안다고 볼 수 없는' 것들에 집중하기 보다 '이제 알게 되었다고 여겨지는' 것들에 지나치게 뿌듯해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남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만으로 독서를 할 때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책이 말하는 바가 진정으로 무엇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단 책의 부분 부분을 자의적으로 자르거나 멋대로 해석해 자신의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자료로만 활용한다. 이런 식의 독서는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 독서 자체보다 중요한 건 독서를 하는 마음가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내용에는 옳구나 하고 밑줄을 치면서 머릿속에 기억시키려고 노력하지만, 자신과 다른 생각은 그냥 흘려버리려고 한다. 책을 읽는 목적은 새로운 것들을 흡수하기 위한 것인데, 이것은 잘못된 태도가 아닐까? 우리의 프로크루스테스적인 태도가 책을 읽는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생각과 다른 부분은 늘려서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잘라서 의미를 축소하여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자료로만 사용하려 드는 것이 실상이다.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책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 읽기 50', 안상헌 저)

3. 자신의 의문을 책의 논지에 억지로 끼워 맞추지도 마라

누구나 자기만의 개성과 각자의 사정이 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그런 자신의 영역 바깥을 궁금해함으로써 스스로를 넓히는 행위이긴 하지만, 그것이 곧 자신을 지우고 '책을 기준으로 모든 걸' 맞춰 생각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어떤 책이건, 아무리 훌륭한 고전이건, 그걸 읽으며 자신에게 떠오르는 의문이 있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다. 그 질문을 눌러서는 안 된다. 사실 그런 태도도 '자신의 고정관념에 책의 논지를 끼워 맞추는 행위'만큼이나 스스로의 아집을 키워버린다는 점에 있어서는 똑같기 때문이다. 의문이 생기면 정직하게 이를 품고 책을 비판해야만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자기만의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독서를 통해 성숙해지는' 훈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단, 이 때 명심해야 하는 건, 자신이 가진 의문과 그에 따라 내린 답을 너무 쉽게 '단정'하지 않는 태도다. 결국 독서도, 대화다.

"책에서 우리가 접하는 문장들에는 집단사고가 포함된 것들이 많다. 어떤 책에서 주장하는 말들은 글쓴이 자기만의 고유한 것들이라기보다는 그가 읽었던 책들과 들었던 이야기와 경험들이 조합된 것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책 속에는 집단사고가 개입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읽어야만 한다. 이때 목적의식적인 태도는 집단사고의 틀 속에서 우리를 구해낼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다. 그래서 중요한 문장을 의문부호를 갖고 두 번, 세 번 읽어야 한다. 한번은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읽어야 하고 다른 한번은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생각하며 총체적인 관점에서 읽는 것이다. 그래야만 집단사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책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 읽기 50', 안상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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