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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문'은 '어부지리' 전략이다

우(右)희정, 중(中)재인, 좌(左)재명의 구도에서, 문재인 캠프의 대응전략 자체가 '어대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어대문 전략은 애초에 '시한부' 착시 현상이었음을 잊으면 안된다. 경선이 끝나고 민주당 후보가 확정되면, 그 순간으로 우(右)희정 지지표의 상당 크기는 '오른쪽'으로 가고, 좌(左)재명 지지표의 상당 크기는 '왼쪽'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2위 후보로 표가 이동하는 동아일보의 상세 여론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우(右)희정의 오른쪽이 '안철수'이고 좌(左)재명의 왼쪽이 또한 '안철수'이다.

  • 최병천
  • 입력 2017.03.31 07:37
  • 수정 2018.04.01 14:12
ⓒ뉴스1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와 함께 여론조사를 했다. 결과가 흥미롭다. 문재인 41.7%, 안철수 39.3%이다. 2.4% 포인트 차이밖에 안되는 초박빙이다.

물론, 나는 양자구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자대결은 '상상속에서만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한 가능성은 5자구도이다. 5자구도의 결과는 △문 전 대표 36.8% △안 전 대표 25.7% △홍 지사 8.9%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5.5% △정의당 심상정 대표 3.2% 순이었다. 5자구도에서 문재인 후보는 36.8%, 안철수 후보는 25.7%이다. 10.1% 차이가 난다.

안철수-유승민이 단일화를 할 경우 어떻게 될까?

그런데, 만일 안철수-유승민이 단일화를 할 경우 어떻게 될까? 문재인 36.8%, (유와 단일화한) 안철수 후보의 합계는 31.2%가 나온다. 시너지가 없는 단순합계만 고려해도 오차범위인 5.6% 이내의 박빙으로 바뀌게 된다.

만일 안-유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즉각 '초박빙 구도'가 될 것이라는 게 내 전망이다. (*나는 안-유의 막판 단일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어대문... "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의 약자이다. 최초에는 문재인 지지자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표현이다. 그런데 점점 문재인 캠프에서도 '어대문 전략'에 의탁하는 게 아닌가 싶다.

불과 얼마 전까지의 한국정치는 매우 특수한 상황이었다. 나는 그것을 '일당제하의 다당제'였다고 표현한다. 우(右)희정, 중(中)재인, 좌(左)재명의 후보 구도가 다른 정당 대선후보들의 지지율을 빨아들이며 민주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우(右)희정, 중(中)재인, 좌(左)재명 후보 구도의 최대 수혜자는 문재인 후보였다. 왜냐하면, 초기에는 이재명 후보의 선전이, 나중에는 안희정 후보의 선전이 문재인 후보에게 쏠릴 공격력과 관심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재인 지지자들은 왼쪽으로는 이재명 후보에게, 오른쪽으로는 안희정 후보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어대문 전략은 애초에 '시한부' 착시 현상이었음을 잊으면 안된다.

우(右)희정, 중(中)재인, 좌(左)재명의 구도에서, 문재인 캠프의 대응전략 자체가 '어대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어대문 전략은 애초에 '시한부' 착시 현상이었음을 잊으면 안된다.

경선이 끝나고 민주당 후보가 확정되면, 그 순간으로 우(右)희정 지지표의 상당 크기는 '오른쪽'으로 가고, 좌(左)재명 지지표의 상당 크기는 '왼쪽'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2위 후보로 표가 이동하는 동아일보의 상세 여론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우(右)희정의 오른쪽이 '안철수'이고 좌(左)재명의 왼쪽이 또한 '안철수'이다. (*물론, 동아일보 여론조사의 상세 내역을 보면, 문재인 후보에게도 많은 표가 넘어간다.)

헉~(!!) 왜 그런 것일까? 그 이유는 우(右)희정을 지지하는 유권자와 좌(左)재명을 지지하던 유권자가 생각하는 오른쪽, 왼쪽 개념이 서로 '이질적'이기 때문이다.

우(右)희정을 지지하던 유권자는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보수층, 50세 이상의 호남유권자층, 중도층 일부였다. 좌(左)재명을 지지하던 유권자는 '유능함-강함-추진력' 여부를 중시 여기는 일부의 중도그룹이 있었다. 이들 유권자들은 서로 오른쪽, 왼쪽에 대한 개념 자체가 상이하다.

'어대문 전략'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하려면, 결국 어부지리(漁父之利)인 경우이다. '자력으로' 집권하는 것이 아니라 '반사이익'에 의존해서 집권하게 되는 경우이다. 물론, 나는 이번 대선의 경우, 문재인 후보가 실제로 반사이익으로 집권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탄핵은 큰 사건이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에너지가 강렬하기 때문이다.

어대문 전략, 아니 어부지리 전략은 사실상 '요행'을 바라는 것과 같다.

그러나, 어대문 전략, 아니 어부지리 전략은 사실상 '요행'을 바라는 것과 같다. 상대방의 지형변화에 따라서 지지율은 출렁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접근의 최대 문제점은 집권 이후가 될 것이다.

집권 이후에는 '자력으로' 정국을 주도해야 하는데, 그 시기에 정치적 실력의 진면목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자력으로 국면을 돌파할 능력이 없으면, 집권은 성공할지언정, 10년 만에 재집권하는 민주정부 3기의 과제에 걸맞는 성공하는 통치의 경험을 만들어내지는 못할 수 있다.

즉, 애초에 '집권'이 목표가 아니라, '성공하는 통치의 경험'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 정도의 포부를 가져야만, 노무현-김대중 전직 대통령 두명의 죽음 그리고 전국민적 촛불항쟁을 통해 재집권하는, '민주정부 3기'의 역사적 미션에 부응한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할까? 해답은 자명하다. 그것은 좋은 정책비전을 통해 유권자를 재조직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여전히 ①불평등 ②성장 ③안보이다. 이중에서 가장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슈는 안보이다.

4월 3일 후보확정 직후부터 5월 9일까지, 불평등과 경제성장 문제를 중심으로 '이슈를 주도할'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문재인 후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50대 유권자와 60대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책의제를 적극 제기해야 한다.

집권을 목표로 하면 안된다. '집권 이후, 성공하는 통치의 경험'을 목표로 해야 한다. 정치적 포부와 시계(視界)를 2017년 5월 9일이 아니라, 2022년 5월 이후 재집권에 둬야 한다. 그래야만 2017년 5월 9일에도 '자력으로' 집권에 성공하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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