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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이 평가한 갤럭시S8 : 삼성이 가장 잘하는 걸 해냈다

  • 허완
  • 입력 2017.03.30 17:05
  • 수정 2017.03.30 19:02

다른 무엇보다, S8는 근사하다. 2017년의 테이블 스테이크(포커 게임에서 테이블에 가진 돈만 사용할 수 있는 게임규칙)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제품들은 엄청나게 잘 디자인됐다. 이음새도 없고, 카메라 돌출부도 없으며, 모든 것들은 밀리미터 이하 오차범위 내에서 가공된 것처럼 보인다. 거의 지루함을 느낄 정도로 꼭 들어맞는다. (더버지 3월29일)

삼성은 오늘 공개된 갤럭시S8과 S8플러스로 사람들이 노트7 대실패의 기억을 잊어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럴 가능성은 꽤 높다. 이 제품들은 매우 훌륭하기 때문이다. (중략) (...) 이 제품들의 가장 큰 매력은 아름다운 디자인에 있다. 겉모습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스펙을 보더라도 다른 어떤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 (와이어드 3월29일)

그동안 삼성은 커브드 스크린을 놓고 우왕좌왕 했다. S7엣지의 경우, 앞면은 커브드인데 뒷면은 평평해서 측면에는 뾰족한 모서리가 생겼다. 갤럭시S7은 뒷면이 커브드인 반면 앞면이 평평해서 역시 똑같은 뾰족한 모서리 문제를 겪었다. 노트7과 갤럭시S8은 기기 양쪽의 측면을 둥글게 만들었다. 그 덕분에 부드럽고 둥근 쪽에서부터 또다른 부드럽고 둥근 쪽까지 손가락으로 둘러쌀 수 있게 됐다. 삼성이 만든 기기들 중 S8가 가장 근사한 느낌을 주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아스테크니카 3월29일)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8과 S8플러스를 공개한 후, 외신들은 이 두 기기의 근사한 디자인에 찬사를 보냈다. 베젤을 거의 없애고 화면 크기를 키운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이전에 비해 훨씬 유려해진 곡면 스크린, (드디어) 전면에서 'SAMSUNG' 로고를 뺀 결정. 이 모두는 갤럭시S8을 "손에 쥐어 본 것 중 가장 근사한(더버지)" 스마트폰으로 만들어주는 이유들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삼성은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 중 가장 뛰어난 하드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최신 하드웨어 기술을 발빠르게 적용해 제품화하고, 곧바로 이를 거대한 스케일(생산량)로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으로 치자면 삼성을 따라갈 곳이 많지 않다. 갤럭시S8에서 삼성이 보여준 것도 바로 그 부분이다.

우선 스크린을 보자.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베젤을 거의 없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다. 기기 전면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베젤은 대폭 줄어들었고, 측면은 곡면 스크린으로 마감됐다. 그 덕분에 기기 자체의 크기를 키우지 않고서도 더 넓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측면의 경우, 스크린과 기기 바깥의 경계가 사라지는 효과를 내면서 몰입감도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해상도는 2960X1440으로 S8과 S8플러스 모두 동일하다. 화소밀도는 각각 570ppi와 529ppi다. 디스플레이 화질만 놓고 보면 거의 맞수가 없다.

스크린 크기가 커진 덕분에 기존 16:9 화면 비율이 18.5대9로 바뀌었다. 사진이나 영상을 더 넓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아직 최적화되지 않은 앱도 많겠지만 S8이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곧 이 화면 비율을 지원하는 앱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S8은 S7에 비해 폭이 1.5mm 좁아졌고, 높이(세로 길이)가 6.5mm 늘어났으며, 두께는 0.1mm 두꺼워졌다. 무게는 152g으로 같다. 약간 길쭉해지긴 했지만 이 만큼의 변화 만으로 화면 크기가 5.1인치에서 5.7인치로 대폭 커진 건 전적으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덕분이다.

이 넓은 스크린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바뀌어야만 했다.

우선 물리적 홈버튼이 사라졌다. 그 대신 디스플레이 밑에 내장된 압력 센서가 홈버튼 역할을 한다. 실제로 무언가를 누르는 건 아니지만 햅틱엔진이 버튼을 누르는 '느낌'을 전달한다. 애플 아이폰의 '포스터치'와 유사하다.

앱을 구동할 때 홈버튼은 화면에 '표시'된다. 누르는 버튼은 없지만 그냥 버튼을 누르듯 화면을 누르면 된다. 전체화면 모드에서 홈버튼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일부 앱에서는 버튼이 보이지 않아도 그냥 그 자리를 꾹 누르면 홈버튼 기능이 작동한다.

지문인식 센서는 기기 뒷면으로 옮겨갔다. 카메라 렌즈 오른 편, 바로 옆이다. 몇 가지 단점이 있다. "편안하게 닿기에는 너무 높고, 카메라 모듈 바로 옆에 있어서 카메라에 지문이 묻게 된다"(더버지)는 점, "왼손으로는 지문인식 센서가 검지손가락의 정반대편에 있어서 누르기가 정말 어렵다"(아스테크니카)는 점 등이다.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던 'SAMSUNG' 로고가 빠졌다는 점도 환영할 만한 부분이다. 만약 로고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갤럭시S8의 디자인이 이렇게 확연히 달라진 느낌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 다음은 역시 배터리, 배터리 얘기다.

갤럭시S8은 유례 없는 규모의 리콜조기 단종 사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겪었던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삼성이 처음 내놓는 스마트폰이다. 삼성은 배터리 안전성을 점검하는 '8단계 조치'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이런 수준으로 강화된 배터리 점검을 거치는 첫 번째 삼성 스마트폰이라는 뜻이다.

S8의 배터리 용량은 3000mAh로 S7과 똑같다. 보통 다음 모델에서 용량이 늘어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S8플러스는 3500mAh로 노트7과 용량이 같다.

배터리가 부족하지는 않을까 싶지만 삼성은 '10나노 엑시노스 프로세서' 덕분에 소비전력이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미국판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35칩이, 나머지 국가 판매 버전에는 바로 이 엑시노스 프로세서 칩이 탑재된다.

씨넷에 따르면, 삼성은 "대부분의 배터리는 2년이 지나면 충전용량이 80%로 줄어들지만, 이 배터리는 (2년 뒤에도) 설계 용량의 95%까지 충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배터리 문제는 향후 제품이 출시된 이후 본격적인 리뷰 및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의 경우, 변화가 크지 않다. 후면 카메라는 S7의 카메라(1200만 화소)를 그대로 썼다. 다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졌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더버지는 "짧은 시간 동안 테스트 한 결과로는 갤럭시 S7 엣지보다 훨씬 카메라가 빨라졌다"고 전했다.

전면 카메라는 갤럭시S7의 500만 화소가 800만화소로 업그레이드 됐으며, 오토포커스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참고로 S8과 S8플러스의 카메라는 완전히 똑같다.

전반적으로 S7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DSLR에서나 볼 수 있는 기능들"이 담긴 카메라가 워낙 훌륭했기 때문에 큰 개선이 없다고 해도 아쉬워 할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씨넷은 "만약 당신이 S7을 구입했다면 반드시 기기를 변경할 필요는 없다"고 적었다. "당신의 폰은 이미 고품질 디스플레이와 훌륭한 카메라, 하이엔드 스펙을 지녔기 때문"이라는 것.

삼성은 새 하드웨어인 '덱스'도 공개했다. 오직 S8과 S8플러스만 호환되는 덱스는 충전독 그 이상의 무엇이다. PC와 연결해 스마트폰 화면을 PC에 그대로 띄울 수 있다. 삼성이 만든 앱과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등 몇몇 최적화가 이뤄진 앱은 PC에서도 꽤 그럴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키보드나 마우를 연결할 수 있는 USB 단자도 마련됐고, 이더넷 케이블 단자(인터넷), HDMI 단자(모니터), USB C타입 단자(전원)도 있다. 스마트폰을 PC처럼 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만 터치스크린은 지원하지 않으며, 최적화된 앱도 아직은 많지 않다. 메모리가 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S8을 탈거하면 PC에 띄워놓았던 작업도 동시에 사라진다. 터치스크린도 지원하지 않는다.

그밖에 S8은 S7이나 노트7에 적용됐던 기능 중 많은 것들을 이어받았다. IP68 방수 및 방진 기능, 홍채인식, 68GB 저장공간과 마이크로SD카드 슬롯, 4GB 램, 그리고 아이폰7에는 없는 3.5mm 헤드폰 단자까지.

다음은 간략하게 소프트웨어를 살펴 볼 차례다.

삼성이 훌륭한 하드웨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그 옛날 엉망이었던 '터치위즈' 시절부터, 삼성은 별로 좋지 않은 아이디어로 안드로이드를 망치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불명예를 얻어왔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그 가장 흔한 불만은 억제됐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최악의 본능을 꽤 잘 억눌러왔다. (더버지 3월29일)

삼성이 새로 공개한 '빅스비'는 어떨까? 빅스비는 일종의 음성인식 개인비서다. 기기 측면에 별도의 전용 버튼도 마련됐다. 삼성전자는 "터치로 제어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목소리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딥러닝으로 기기와 사용자 사이의 소통 방식을 습득하는 식이라 사용할수록 점점 더 상황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이 분야 대표적인 서비스인 구글 어시트턴트, 아마존 알렉사, 애플 시리 등과 직접 경쟁하겠다는 삼성의 야심이 담겨 있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어보인다는 평가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 기능을 직접 테스트하는 건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삼성이 마련한 몇 가지 데모에 근거해 아직까지는 어림짐작을 해야 하는 단계다.

아스테크니카는 "빅스비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며 "좋은 소식은, 홈버튼을 길게 누르면 여전히 '구글 어시스턴트'를 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씨넷은 "초기에는 기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와이파이 설정을 변경하거나 누군가에게 사진을 보내는 것, 스마트폰 기기 자체의 기능을 실행할 수는 있지만, 날씨를 살펴보거나 즐겨가는 레스토랑이 몇 시에 문 닫는지 묻는 것 같은 인터넷 검색을 실행할 수는 없다."

다만 "(잠깐 살펴 봤던 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버전의 빅스비였다"는 점과 "삼성은 계속 업데이트를 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명확하게 판단을 내리기에 아직은 너무 이르다(씨넷)"고 보는 게 타당하다.

종합하면, 갤럭시S8은 '프리미엄급'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유력하게 검토해봐야 하는 몇 안 되는 제품일 것이다. 근사한 디자인과 여전히 훌륭한 카메라, 비교 대상이 없는 해상도의 디스플레이 등. 모두 삼성이 그동안 가장 잘 해왔던 부분들이다.

"스마트폰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삼성의 선언은 분명 '다소 과장된 면이 있지만(테크크런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이보다 더 나은 대안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거면 충분한 것인지도 모른다. 굳이 엄청난 혁신 따위를 들먹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삼성은 S8시리즈가 노트7의 기억을 잊게 만들어주기를 바랄 것이지만 이 새 기기는 또한 노트7를 돋보이게 했던 것들 중 상당수를 물려받았다. 그 모든 폭발이 있기 전의, 그 노트7. (와이어드 3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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