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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의 사과"..故 최진실 딸, 스윙스 용서할까

  • 박수진
  • 입력 2017.03.30 05:49
  • 수정 2017.03.30 07:07
ⓒ오센

직접 보낸 장문의 메시지에 진심을 눌러 담았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뉘우침과 반성부터 당시 사과를 전할 수 없었던 상황들까지 상세하게 적었다. 故 최진실의 딸 최준희 양은 스윙스의 마음을 받아줄 수 있을까.

일단 스윙스가 비난 여론을 의식해 사과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적인 루트가 아닌 지극히 사적인 루트로 직접 최준희 양에게 사과 메시지를 보냈으며, 내용은 준희 양의 SNS를 통해 공개된 바다.

먼저 앞서 벌어진 사건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스윙스는 2010년 '불편한 진실'이라는 곡에서 고(故) 최진실과 그녀의 자녀 환희, 준희 남매를 거론했다. '진실 너흰 환희와 준희 진실이 없어 그냥 너희들 뿐임'이라는 가사가 그것. 해당 가사는 공개 직후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스윙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유가족의 심정을 잘 헤아리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상처를 입히게 된 점 죄송하다. 제목과 다른 문맥을 고려해 가사를 쓰다보니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최근 최준희 양이 SNS를 통해 이 가사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며 논란이 재점화 된 것이다.

이후 스윙스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 해당 이슈는 급속도로 인터넷상에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날 오후 준희 양은 스윙스가 직접 보낸 메시지를 공개한다. ‘사과를 받아줘야 하는 건가요’라는 질문과 함께.

스윙스가 보낸 메시지에는 과거에 대한 반성, 그리고 죄책감에 시달렸던 날들, 직접 사과를 전할 수 없었던 배경 등이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 돼 있다. 그는 조심스럽지만 꼭 만나서 사과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7년 전에 제가 저지른 일 때문에 가족 분과 준희 학생 그리고 너무나 많은 분이 상처를 받았다. 옛날에 그 노래가 나온 뒤 연락을 받은 분들이 저에게 '노래 유통을 금지하고, 사과문을 올리고, 유가족분들에게는 연락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사과문을 올리는 것이라 생각했고, 연락을 드려 직접 찾아뵙고 사과를 하고 싶었지만, 당시 준희씨와 환희씨의 나이가 너무 어려서 찾아가 사과를 하는 게 오히려 큰 상처일 것 같았다"고 해명했다. 자신도 죄책감이 시달리고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덧붙였다. 용서를 바라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상처를 낫게 해주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과연 최준희 양은 그의 사과를 받아줄까.

다음은 스윙스가 최준희 양에게 보낸 메시지의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최준희 님, 저는 문지훈 혹은 스윙스라고 합니다. 너무나 죄송한 마음을 안고 조심스럽게 쪽지를 보냅니다. 제가 이렇게 쪽지를 보내서 더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닐지 염려되지만 현재 이 상황에서는 준희 님에게 직접 사과를 하는 것이 저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되어서 인스타그램으로 먼저 쪽지를 보냅니다.

준희 님, 7년 전에 제가 저지른 일 때문에 가족분들과 준희 학생 그리고 너무나 많은 분들이 상처를 받았고, 그래서 사과를 직접 해드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옛날에 그 노래가 나온 후, 연락을 받은 분들이 저에게 이렇게 전달을 했어요. 노래 유통을 금지하고, 사과문을 올리고, 그리고 유가족 분들에겐 연락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그래서 그때 당시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사과문을 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었던 싸이월드에 사과문을 올린 적이 있었어요.

연락을 드려 직접 찾아뵙고 사과를 너무 하고 싶었지만 당시에 준희 씨, 그리고 환희 씨가 너무 나이가 어려 찾아가서 사과를 하는 것도 오히려 큰 상처일 것 같았어요.

티비나 매체에서는 어떻게 제가 비추어지는지는 어느 정도 알아요. 무섭고, 거칠고, 예의 없고, 무모하고. 물론 그런 모습들이 제 모습의 일부인 것은 부정하지 않아요.

하지만 동시에 저도 한명의 사람으로서, 사건 이후 거의 매일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겉보기엔 안 그럴 것 같아도 전 죄책감에 늘 시달리고 작은 잘못도 잊을 때 오래 걸릴 때가 많아요.

그 사건 언젠가 환희 씨 준희 씨를 만나면 꼭 사과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꼭 사과를 하고, 그 사과를 통해서 용서를 바라기보다는 그냥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저 때문에 받은 상처들을 낫게 하고 싶었어요.

결국 조금 전에 준희 씨가 관련 기사에 저에 대해서 언급을 한 것을 보게 되었고, 또 그 전에 올해 초에 올린 글도 보게 되어서 놀랐어요. 올해 초에 올린 글은 사실 지금까지 저한테 전달이 안 되어서 안타까웠어요. 제가 그때 알았다면 무조건 바로 연락을 드렸을 거예요. 만약 그 글을 올리고 나서 제가 그 글을 보고도 뻔뻔하게 산다고 오해하셨다면 그것도 죄송해요. 하지만 전 그렇게까지 뻔뻔한 사람이 아니에요.

지난 사건은, 저라는 사람의 본질에 대해서 계속 의구심을 품게 하는 최악의 일이었고 또 제 인생 가장 큰 사고이기도 해요.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전 두 번 생각 안 하고 그때로 돌아가서 그때의 제 자신에게 돌아가 그 노래를 내지 못하게 했을 것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저는 저를 증오하고 있고 괴롭습니다. 근데 저보다 훨씬 괴로웠을 준희 씨와 가족 분들 생각하면 몇 십배로 제 자신이 미워집니다.

현재 제가 일 때문에 미국에 나와 있어요. 4월 4일 밤쯤 한국에 돌아갑니다. 이렇게 쪽지를 먼저 보낸 이유는, 혹시나 제 전화나 더 직접적인 연락은 받기 싫어서일까 봐예요. 이미 너무 아프게 해놓고 더 아프게 할까봐 너무 걱정돼요. 하지만 직접 사과를 받고 싶으실까봐 먼저 조심스럽게 이렇게 쪽지 남겨요. 준희 씨 환희 씨 그리고 가족 분들께 제대로 된 사과는 만나서 하고 싶습니다. 돌아가면 만나뵈어도 괜찮을까요? 괜찮으시다면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제가 연락드릴게요.

용기를 내어 제 쪽지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문지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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