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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의 ‘Like A Prayer'가 여성 아티스트가 만든 가장 중요한 앨범인 이유

  • 김도훈
  • 입력 2017.03.29 07:43
  • 수정 2017.03.29 07:44

28년 전에 마돈나는 ‘Like A Prayer’를 발표했다. 그때까지 마돈나가 낸 앨범 중 최고였을 뿐 아니라, 여성 아티스트가 낸 앨범 중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음반일 수도 있다. ‘Like A Prayer’가 여성 아티스트의 앨범 중 역대 최고라는 것은 아니지만, 최고에 가까울 것이다. 6년 동안 싸구려 팝 가수이자 디스코 인형으로 간주되던 마돈나는 1989년에 이 앨범으로 대부분의 음악 평론가들에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Like A Prayer’는 당황한 평론가들의 칭찬보다 훨씬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마돈나와 여성혐오가 사실상 동의어가 아니었다면 ‘Like A Prayer’는 1990년에 그래미 상을 여러 개 탔을 것이고(주요 부문에 후보로 오르지조차 못했다), 작곡과 프로덕션은 28년 이후인 지금도 극찬을 듣고 있을 것이다. 만약 마돈나가 ‘Like A Prayer’에서 들려준 것과 같은 보컬을 남성이 불렀다면, 평론가들은 목소리가 기술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아도 자신만의 색깔이 있고 멜로디와 감정이 풍부하다고 했을 것이다. 아레사 프랭클린이나 휘트니 휴스턴 같이 노래하지는 못하는 마돈나의 경우 사람들은 그저 ‘노래를 못한다’고 해버린다.

‘Like A Prayer’가 문화와 음악에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기 위해서는(특히 밀레니얼 세대가) 이 앨범이 등장한 1989년 3월의 억압적 환경을 알아야 한다. 1980년대 말은 AIDS는 신이 게이 커뮤니티에게 내린 저주라고 믿는 종교적 보수파가 득세했던 때였다. 자기 목소리를 내거나 몸이 드러나는 옷을 입는 여성들은 잡년, 창녀, 개년 등으로 불렸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 대한 경찰들의 폭력은 별 반발없이 널리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다른 인종간의 연애는 아직도 터부시되던 때였다.

이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Like A Prayer’가 왜 기념비적인 앨범인지 분석해 보자.

‘Like A Prayer’ 비디오

‘Like A Prayer’ 뮤직 비디오는 종교적 우파들이 오줌을 지리게 만드는 도발적 영상을 담고 있다. 그러나 순수한 상징으로만 사용된 이 이미지들 중 신성모독적인 것은 없었다. 무엇보다, ‘Like A Prayer’ 비디오는 인종차별, 성차별, 경찰의 폭력을 보여준다. 시청자들이 생각하고 극복하게 만드는 비디오였다. 1989년에는 이런 게 ‘쿨’하다고 여겨지지 않았다. ‘흑인 예수’라는 아이디어를 신성모독적으로 느낀 사람들(특히 종교적 우파들)도 있었다.

‘Like A Prayer’ 비디오로 마돈나는 종교적 우파가 시도한 검열의 게임에서 승리를 거두는 획기적인 결과를 얻었다. 종교적 우파들 때문에 펩시는 마돈나와의 광고 계약을 끊었지만, 그들은 마돈나의 성공을 막지도, 비디오를 검열하지도 못했다. ‘Like A Prayer’ 싱글과 비디오는 1위에 올랐고,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도 널리 사랑받는 고전이 되었다. 마돈나는 다른 아티스트들도 종교적 우파에게 도전하고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Like A Prayer’ 노래

‘Like A Prayer’ 비디오가 걸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Like A Prayer’는 곡 자체가 명곡이다. 롤링 스톤빌보드가 역대 최고의 팝송 중 하나라 극찬했을 뿐 아니라, 마돈나의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정신적 고전이 되었다.

‘Like A Prayer’는 2005년 라이브 8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2010년 ‘아이티 희망 Hope for Haiti’ 콘서트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했다. 마돈나의 2012년 수퍼볼 하프타임 쇼에도 등장했다. 이 곡을 라이브에서 불렀다 하면 관객들은 열광한다.

Express Yourself

요즘은 ‘Express Yourself’는 레이디 가가의 LGBT 찬가 ‘Born This Way’에 영감을 준 곡으로만 알려져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게이 타임스 매거진이 보도한 것처럼, ‘Express Yourself’는 LGBT 커뮤니티에게 힘을 주는 찬가가 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말에는 이 곡은 여성들에게 힘을 주는 노래로 알려졌다. ‘차선을 선택하지 마 Don’t go for second best baby’라는 가사는 남성들, 가부장제에 지지하는 다른 여성들로부터 2급 시민 취급을 받는데 신물이 난 강한 여성들의 캐치 프레이즈가 되었다.

AIDS 행동주의

마돈나가 ‘Like A Prayer’ 앨범마다 넣었던 AIDS에 관한 팸플릿만 보아도 마돈나가 나쁜 역할 모델이다, X 세대(특히 여성과 십대)에 나쁜 영향을 주었다는 건 잘못된 주장임을 알 수 있다. 마돈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AIDS와 안전한 섹스에 대해 가르쳤다. 당시 학교, 매체, 종교 기관들은 이 주제를 회피했다. 1989년에 이런 일을 했다간 쇼 비즈니스 커리어를 망칠 수도 있었지만, 마돈나는 옳은 일을 하고 살아남고 인기를 얻었다. 그와 동시에 생명을 구했을 수도 있다.

팝이 예술을 만나다

1989년 롤링 스톤의 J. D. 콘시다인은 ‘Like A Prayer’가 ‘팝 음악이 이보다 더 예술에 가까워질 수는 없다’고 리뷰했다. 이 앨범은 어린이의 순수함, 어린 시절의 상실, 어린이 학대, 배우자 학대, 여성 인권, 영성을 다루었다. 이 모든 것을 섞어 청자를 생각하고 춤추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질문을 던지게 했다. 1989년에는 묻기 위험한 질문도 있었다. ‘Like a Prayer’는 아티스트가 스타일과 여러 요소를 혼합해 사회적, 음악적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28년이 지난 지금, 마돈나 자신을 포함한 여러 팝 아티스트들은 ‘Like a Prayer’가 짚었던 여러 지점들을 제대로 짚으려 애쓰고 있지만 ‘Like a Prayer’ 만큼 성공적이지는 못하다.

허핑턴포스트US의 Why Madonna’s ‘Like A Prayer’ Is The Most Important Album Ever Made By A Female Artis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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