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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가 알려주는 '대선후보를 고르는 기준' 3가지

본격적인 대선전이 펼쳐지고 있다. 대선 대진표는 일단 확정됐고, 주변에선 서로 누구를 뽑을지에 대한 질문들을 던진다. 이 모든 활동은 하나의 답을 찾기 위해서다. 정말이지, 누구를 뽑을 것인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중요해진 대선이기에 답에 대한 고민이 유독 무겁게 느껴진다. 여기, 고전 ‘군주론’을 펴낸 마키아벨리의 입을 통해 '진정으로 필요한 지도자'를 판단하는 기준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잘 읽고 누구를 뽑을지 신중히 골라보자. 한 번의 선택이 꽤나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니 말이다.

1. 부패와 싸울 수 있는 후보를 골라라.

예나 지금이나 진리는 단순하다. 부패는 공화국을 붕괴시킨다. '정의'를 말하는 자가 바보가 되고 남을 등쳐먹는 자가 행세하게 된다. 결국 ‘공동체 이익'에 대한 노력이 보상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없게 된다. 이런 나라의 끝은 붕괴, 몰락일 뿐이다. 이것이 마키아벨리의 결론이었다. 그가 "부패한 공화국에서 자유를 유지하거나 공화국을 새롭게 세우는 것은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이유다. 마키아벨리가 ‘로마사 논고’에서 말한 부패는 '사적인 방법으로 부당한 명성을 얻는 행위'를 의미했다. 그 사적인 방법들이란 주로 "다양한 개인들에게 사사롭게 돈을 빌려주고, 그들의 딸을 아내로 삼으며, 행정관들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고, 그 밖에도...시혜를 제공"해 사람들을 '시혜자의 파당'으로 만들어 "자신들이 추종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공을 부패시키고 법을 위반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는 행위들이다. '예나 지금이나'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대목이다.

"...우리가 계속 자유롭게 살고자 한다면 정치적 부패를 극도로 경계해야 하며, 후보자를 고를 때 그들의 행적과 말을 통해 가장 강력하게 부패와 싸움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책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 모리치오 비롤리 저)

2. '우리 각자에게 공평한 세금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를 골라라.

마키아벨리는 세금이 국가를 부유하게 만들고, 시민들은 가난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보았다. 물론 여기서 '가난'은 '극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저자에 의하면 이는 '적당한 번영'을 의미한다. 즉, "자녀를 충분히 키울 수 있고, 힘들여 키운 과일을 탐욕스러운 통치자나 야심가에게 뺏기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는 상태 말이다. 이처럼 마키아벨리는 '공평한 세금 정책'을 통해 시민들에게 '내 노력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사회'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것이 '내 아이는 능력에 따라 대우받을 것'이란 믿음으로 이어져 인구를 증대시키고, '내 재산은 보호될 것'이란 확신으로 번져 경제활동을 촉진시킬 것이라 예측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공평한 세금'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부패와 싸울 수 있는' 능력과 연결된다고도 할 수 있다.

"내야 할 세금을 성실히 내는 시민들은 자신들의 통치자나 대표자에게 더 큰 요구를 한다. 그들은 공화국을 속이고 시민적 의무를 회피하는 데 익숙한 시민들보다 속을 가능성이 적다. 이것은 자신의 돈은 은행 계좌에 쌓아놓고 다른 사람들에게만 세금을 내도록 하는 걸 좋아하는 부패한 시민들에게 관대한 후보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각자에게 공평한 세금을 부담하도록 하는 후보자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뜻이다." (책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 모리치오 비롤리 저)

3. 말을 잘 하는 후보를 골라라.

굳이 마키아벨리의 조언이 아니어도 이 원칙은 지난 4년 간 우리가 뼈저리게 느낀 바 있다. '정치 지도자의 말'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실제 마키아벨리는 말솜씨를 정치적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로 꼽았다. 심지어 "말솜씨가 사악한 의도를 감추는 경우"보다 "말솜씨 자체가 서툰 경우"를 훨씬 더 우려했을 정도다. 정치 지도자들은 필연적으로 대중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말이 서투르면 공화국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안다 해도 이를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설득할 방법이 없어 그 무엇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는 게 소수라면 말이 서툴러도 힘이나 권위를 동원해 조용히 시키면 되지만, 다수는 그러기가 힘들다는 게 그가 든 이유였다. 말이 서툴러 소수가 아닌 다수를 상대로 '힘'과 '권위'를 동원한 지도자들의 말로에 대해 우린 익히 잘 알고 있긴 하다.

"마키아벨리는 말솜씨를 정치적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로 생각했다. "어떤 사안에 대해 몇몇 사람을 설득하거나 만류하는 것은 매우 쉬운데, 만약 말로써 충분하지 않으면 권위와 힘을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이 아주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하면서 누구에게나 들을 수 있는 적당한 말만 사용한다면 공공선 또는 당신의 신념에 반대하거나 호의적이지 않은 믿음을 그들로부터 제거시키기는 어렵다.""(책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 모리치오 비롤리 저)

마지막, 이 세 가지 기준을 잘 적용해 골라내는 방법에 대하여 마키아벨리가 남긴 팁은 다음과 같다. '눈이 아닌 손으로 골라라.' 그들을 가까이서 직접 살펴 볼 수 없다면 그 전에 해온 행적을 보고, 무엇보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라는 의미다. 이제, 투표를 준비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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