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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캠프는 '부자 몸조심'할 때가 아니다

문재인 후보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미래 비전'을 주도해서가 아니라, 2012년 대선후보였기에 '무찌르자 박근혜'의 대표 정치인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3월 10일 박근혜가 파면된 날이다. 5월 9일 대선일이다. 약 60일의 기간이다. 이번 대선의 여론조사를 좌지우지하는 '바닥 민심'의 동향은 박근혜 파면, 구속 여부, 공식선거운동 개시를 기점으로 확 구분될 가능성이 높다. 파면+구속 여부+공식선거운동 이전에는 1) '심판'하는 회고적 사고가 지배하게 되고, 이후에는 2) '좋은 미래'를 열망하는 전망적 사고가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 최병천
  • 입력 2017.03.27 07:37
  • 수정 2018.03.28 14:12
ⓒ뉴스1

이 글을 쓰는 것은 문재인 후보를 비판하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우려돼서이다.

현재 객관적 판세는 민주당에서 문재인 후보가 앞서고 있다. 뒤집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본선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렇게 보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에서 문재인 캠프가 지나치게 '부자 몸조심'하는 컨셉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흔히 총선은 현 정부를 심판하는 성격의 회고투표 성향이 강하고, 대선은 좋은 미래를 염원하는 전망투표 성격이 강하다고 표현한다.

현재 문재인 후보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미래 비전'을 주도해서가 아니라, 2012년 대선후보였기에 '무찌르자 박근혜'의 대표 정치인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링크하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 기사는 안철수 후보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고 문재인 후보 입장에서는 다소 서운한 소식으로 들릴 수 있다. 그래서 오직 니편 내편 여부가 중요한 열혈 지지자들은 누구를 '띄워주는' 기사로 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누구에게 기분이 좋은지가 아니라 '무엇이 사실'인지 여부가 훨씬 더 중요하다. 박근혜가 망한 것도 주변에서 온통 '기분 좋은 이야기만' 전해줬기 때문이다. 몸에 좋은 약에는 단 약도 있지만 쓴 약도 있다. 몸에 좋은 조언 역시 '단 조언'도 있고 '쓴 조언'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민심의 실체'인지 알려고 노력하고, 더 겸손해지고, 더 좋은 비전을 위해 노력하고, 더 많이 경청하는 것이다.

3월 10일 박근혜가 파면된 날이다. 5월 9일 대선일이다. 약 60일의 기간이다. 이번 대선의 여론조사를 좌지우지하는 '바닥 민심'의 동향은 박근혜 파면, 구속 여부, 공식선거운동 개시를 기점으로 확 구분될 가능성이 높다.

파면+구속 여부+공식선거운동 이전에는 1) '심판'하는 회고적 사고가 지배하게 되고, 이후에는 2) '좋은 미래'를 열망하는 전망적 사고가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전망적 사고의 핵심 판단기준은 무엇일까? 그것은 여전히 경제성장 •안보 •불평등에 대한 해결방안이 무엇인지이다. 경제성장, 안보, 불평등에 대한 해결방안을 주도하는 사람. 만일 문재인 후보가 이를 주도한다면 '대세론'은 굳어질 것이고, 반대로 문재인 후보가 이를 주도하지 못하는데 안철수 후보가 이를 주도한다면 '막판 대추격'이 벌어질 가능성이 많다.

과거에 운동진영 일부에서 '당선가능한 야당후보론'을 주창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원래 '당선가능한 진보후보' 혹은 '당선가능한 보수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후보 등록 즈음을 전후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죽을 쑤고 있기에 중도+합리적인 보수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당선가능한 중도보수 후보'를 찍자는 바람이 확산될 수 있다. (*대구에서 대선은 박근혜, 총선은 김부겸을 찍어주는 게 옳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합리적 보수 유권자가 전국에 최소 수백만명은 있다고 봐야 한다.)

문재인 후보는 대세론에 올라타 '부자 몸조심'을 할 때가 아니라, 성장-안보-불평등에 대한 퀄리티 높은 '비전-정책-솔루션'을 주도할 생각을 해야 한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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