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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테러' 같은 공격을 예방하기가 힘든 이유

  • 허완
  • 입력 2017.03.23 07:02

영국 런던 의사당을 겨냥한 22일(현지시간) 차량 돌진 공격은 누구나 쉽게 감행할 수 있으면서도 예방은 거의 불가한 전형적인 '로테크(low-tech) 공격'이자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타깃' 테러였다.

런던 경찰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런던 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차량으로 행인들을 친 테러 용의자와 그의 범행 목적을 두고 수사 중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차량을 동원해 민간인을 겨냥한 이번 테러의 유형은 폭탄 제조 등 전문적 기술이 필요없는 전형적인 '로테크' 공격이란 것. 로테크 공격에는 테러 조직에서 특별한 훈련을 받을 필요도 없고 비용도 들지 않는다.

지난해 프랑스 니스 휴양지에서 행인 200여명을 사상한 트럭 테러나 지난 12월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일어났던 트럭 테러와 유사하다. 지난해 11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는 18세 소말리아 출신 미 영주권자가 차량을 이용해 시민들을 공격해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22일 발생한 런던 의사당 공격에는 현대자동차의 승용차 'i40'가 사용됐다.

CNN은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 최근 3년여간 지속적으로 '로테크 공격'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공개적으로 이 방법을 선호하기 때문이란 얘기도 나온다. IS 대변인은 지난 2014년 지지자들에 "당신의 차를 이용해 그(적)를 넘어뜨려라"고 주문했었다.

로테크 공격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이동이 자유로운 서구권 국가들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예방은 쉽지 않다. 인파가 몰리는 공공 장소의 사람들을 안전한 공간으로 강제 이동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당국이 테러를 감행할 만한 사람을 파악해 공격 시도를 원천적으로 막는 수밖에 없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런던에서 발생한 '로테크 공격'을 두고 "교훈은 간단하다. 차량이 있는 누구라면 테러 공격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건 없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으로 런던 의사당 인근에는 다양한 예방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는 보행자 도로나 잔디에 자동차 진입을 막는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차량 진입 장애물은 의사당에서 트래팔가 광장까지 통하는 화이트홀 거리 대부분과 의회 광장, 웨스트민스터 다리 등에 더 많이 설치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세인트 제임스 궁전이나 버킹엄 궁전으로 통하는 입구들은 시민들에 개방되어 있지만 이 역시 방침이 바뀔 수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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