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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TV토론의 승자는 마크롱이었다

  • 허완
  • 입력 2017.03.22 07:27
  • 수정 2017.03.22 07:31

“수십년간 어제의 문제들을 풀지 못한 기성 정당들은 내일의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에마뉘엘 마크롱)

“나는 프랑스공화국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 ‘메르켈(독일 총리)의 부총리’가 되고 싶진 않다.”(마린 르펜)

오는 4월 23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유력 주자들이 20일 저녁 첫 텔레비전 토론에서 불꽃 튀는 공방을 벌였다. 모두 11명이 출마한 이번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전진·중도), 마린 르펜(국민전선·극우), 프랑수아 피용(공화당·보수), 브누아 아몽(사회당·중도좌파), 장뤼크 멜랑숑(좌파당·강경좌파) 등 5명의 1차 투표 지지율 합계가 90%를 넘는다.

<프랑스 24>방송은 21일 “선두 후보 5명은 원형경기장에 시합하러 나온 검투사들처럼 서서 교육, 안보, 세속주의, 유럽연합, 경제 등 광범위한 주제들을 놓고 자정을 넘겨가며 3시간 30분이나 서로를 집중공격하며 뜨겁게 맞붙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 결선 투표가 아닌 1차 투표를 앞두고 티브이 토론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토론은 결선투표 진출이 유력한 마크롱과 르펜이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였으며, 좌파 그룹에 속하는 아몽과 멜랑숑도 가세해 혼신의 접전을 펼쳤다. 지난 1월까지만도 최선두를 달리다 세비 횡령 혐의로 벼랑 끝에 몰린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는 “프랑스는 이슬람국가(IS)와의 싸움에 실패하고 있다”며 안보를 화두로 반전의 계기를 잡으려 애썼으나 싸늘한 표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집권 사회당 후보인 아몽은 “보편적 기본소득이 사람들의 삶을 바꿀 것”이라고 역설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르펜은 이날 토론에서도 유럽연합과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최대 경쟁자인 마크롱이 무슬림 여성들이 온몸을 가리는 수영복인 부르키니의 착용을 옹호하는 것을 비난했다. 마크롱은 이에 “마담 르펜, 당신은 이 사회를 분열시키는 도발이라는 덫에 빠져있다”고 되받았다. 멜랑숑도 “이민자들이 자신의 집처럼 느끼도록 그들을 대해야 한다”며 르펜 견제에 가세했다.

외교정책을 두고 마크롱이 “유럽연합 바깥이 아닌 안에서 프랑스의 독립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번엔 르펜이 “당신은 괴상한 능력자다. 무려 7분 동안이나 발언했는데 무슨 생각인지 요약할 수가 없다. 아무 것도 말한 게 없이 공허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럼에도 이날 토론의 승자는 마크롱이었다. 티브이 토론 직후 “가장 믿을만한 후보”를 물은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은 29%로 1위였으며, 멜랑숑이 20%로 2위에 올랐다. 르펜과 피용이 19%로 공동 3위였으며, 아몽은 11%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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