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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샌더스' 마르틴 슐츠가 메르켈의 대항마로 떠오르다

Brussels, Belgium, January 11; 2012...Chair of the Group of the Progressive Alliance of Socialists and Democrats (S&D) in the European Parliament, candidate for the president of the European Parliament Martin SCHULZ answers questions during an interview in his office. (Photo by Thierry Tronnel/Corbis via Getty Images)
Brussels, Belgium, January 11; 2012...Chair of the Group of the Progressive Alliance of Socialists and Democrats (S&D) in the European Parliament, candidate for the president of the European Parliament Martin SCHULZ answers questions during an interview in his office. (Photo by Thierry Tronnel/Corbis via Getty Images) ⓒThierry Monasse via Getty Images

마르틴 슐츠(61) 전 유럽의회 의장이 독일 사회민주당(사민당)의 새 대표로 선출되면서, 오는 9월 독일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하는 기독교민주당(기민당) 소속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강력한 맞수로 떠올랐다.

사민당은 19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605명 전원의 지지로 슐츠 전 의장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고 dpa 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민당에서 100% 지지로 대표가 선출된 것은 1875년 창당 이래 처음이다.

이날 전당대회는 환호와 흥분 속에서 축제처럼 치러졌다. 진보적 정책을 내걸고, 청년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어 ‘독일의 버니 샌더스’라고 불리기도 하는 슐츠는 후보 연설에서 “사민당이 돌아왔다. 독일 국민과 유럽에 좋은 소식이다. 우리가 사회적 공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사회적 평등 문제를 강조해 청년층 대의원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았다고 도이체 벨레가 전했다.

슐츠는 당선 직후 “정의, 존중, 존엄이 (9월 총선에서) 사민당 공약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며, 오는 6월 전당대회에서 구체적인 정책 프로그램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슐츠 대표는 연설에서 “남녀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탁아소에서부터 은퇴할 때까지 각 시기에 걸쳐 모두를 위한 사회정의를 확보하겠다”고 말해 복지정책 강화를 약속했다. 그는 특히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독일에서 반무슬림·반이민 운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슐츠 대표는 1955년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38살부터 11년간 뷔르젤렌 시장을 역임했으며, 1994년 유럽의회 의원에 당선된 이래 23년 동안 유럽 정치의 중심에 있었다. 2012년 유럽의회 의장으로 선출돼 유럽통합을 위해 고군분투했으며, 지난 1월 임기를 마치고 독일 정계에 복귀했다.

슐츠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도 “유럽연합(EU)을 해체하려는 이들은 내가 열렬한 반대편에 서 있는 걸 보게 될 것이다. 누구든 국익과 유럽연합을 분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독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며 유럽연합의 결속을 강조했다.

사민당 지지율은 중도보수 기민당의 메르켈 총리가 3선에 성공한 2013년 말 이후 내내 20%대 초반에 머물렀으나, 슐츠가 귀국한 1월 말부터 급격히 치솟아 30%를 훌쩍 넘어섰다. 사민당 전당대회 직전 여론조사기관 폴리틱스의 조사 결과를 보면, 사민당은 31.6%로 집권 기민당(32.3%)과 거의 차이가 없을 만큼 따라붙었다.

슐츠 대표는 개인 경쟁력에서도 메르켈 총리에 밀리지 않는다.

독일 공영방송 아에르데(ARD)가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메르켈은 최근 유럽 난민 위기와 극우 포퓰리즘, 미국 트럼피즘에 맞서 안정적 리더십을 과시하며 55%의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슐츠도 52% 지지율로 메르켈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슐츠는 “귀국 직후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배웠으며, 정책 우선순위 결정에 필요한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민간 싱크탱크 ‘정책이 중요하다’의 리하르트 힐머 소장은 도이체 벨레에 “슐츠는 사민당의 약점이었던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올해 총선 경쟁은 이전 시기와 달리 활짝 열려 있다”고 말했다.

사민당 대의원들은 이날 대표직을 물러난 지그마르 가브리엘 부총리 겸 외무장관에게도 아낌없는 지지와 찬사를 보냈다. 가브리엘 장관은 “사람들은 새로운 부흥을 원하지 대연정의 지속을 바라지 않는다”며 12년만의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현재 집권 기민당은 자매정당인 보수 기사당(기독교사회연합), 좌파 사민당과의 대연정으로 정부를 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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