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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러시아 스캔들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은 이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이제 문제는 푸틴이 선거 결과를 조종하려 했다는 사실을 트럼프 측이 알고 있었는지, 혹은 트럼프 측이 푸틴과 공모했는지 여부다.

ⓒXXSTRINGERXX xxxxx / Reuters

잠시 20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일어난 일을 다시 생각해 보자.

FBI 국장은 사실상 미국 대통령이 거짓말쟁이라는 뜻의 말을 했다. 그의 옆에 선 국가안보국장도 동의했다. 아, 그리고 2016년 선거 운동 중 대통령이 승리를 위해 비밀리에 러시아와 손을 잡았다는 혐의는 실제로 수사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한지는 2개월, 선거운동이 시작된지는 1년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가 일으킨 혼란 때문에 우리의 정치적 감각이 너무나 둔해져, 역사가 눈 앞에 있어도 알아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말이다. 이날 청문회는 정말 유례가 없는 사건이었다.

1973년 알렉산더 버터필드 전 대통령 부보좌관이 워터게이트 위원회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집무실에 녹음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고 폭로한 이래, 백악관이 심각한 법적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 청문회에서 이렇게 명백히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아무도 트럼프의 전화를 도청하지 않았다는 것, 그의 선거운동이 FBI의 수사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은 이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이제 문제는 푸틴이 선거 결과를 조종하려 했다는 사실을 트럼프 측이 알고 있었는지, 혹은 트럼프 측이 푸틴과 공모했는지 여부다.

미국 건국 때부터 외국들은 미국 정치에 개입했다. 19세기 초, 프랑스와 영국은 미국 내의 각국 지지자들을 동원해 대리전을 치뤘다. 남북전쟁에서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다른 편을 지원했다. 독일은 미국이 세계 1, 2차 대전에 참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에 프로파간다를 퍼뜨렸다. 그리고 냉전 시절엔 국무부를 비롯한 미국 정부에 소련 세력이 우글거렸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외국 정부가 미국의 대선 후보를 직접적으로 지원해 당선시킨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적은 없었다. 게다가 그 후보는 지금 미국 대통령이고, 현재 수사 대상인 러시아 정부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은 FBI 제임스 코미 국장과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장에게 트럼프와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증거를 요구했다. 한편 공화당은 트럼프와 러시아에 대한 정보가 어떻게 유출되었는지를 물으며 대화의 방향을 바꾸려 했다. 코미는 자신도 유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보가 유출된 경로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는 데 더 힘쓰는 것처럼 보였다.

트럼프 측이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백악관과 선거 운동의 핵심 인물들은 사법 처리의 대상이 될 것이다. 백악관과 그 추종자들은 '페이크 뉴스'라고 주장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날 아침에 트위터로 '페이크 뉴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폭스뉴스조차 백악관 관련 청문회를 보도했다.

이 이야기가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의미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커뮤니티".

로저스 국장과 코미 국장은 이날 국가 안보와 위반 수사를 맡는 기관들을 묶어 '커뮤니티'라고 불렀다. 두 사람에 따르면 '커뮤니티' 전체는 전세계 미국의 '적'들 중 러시아가 가장 주요한 존재일 수 있다고 본다. 그들은 이번 선거에 관련된 의혹이 트럼프의 글로벌 전략에 대한 더 깊은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믿고 있는 게 분명하다. 또한 그에게 그런 계획이 있다면 그것 자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지 의문을 품고 있다. '커뮤니티'는 항복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위키리크스.

'커뮤니티'는 위키리크스에 대한 언급에 분노한다. 로저스와 코미는 러시아 해커들이 민주당 이메일을 공개하는 수단으로 위키리크스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는 위키리크스를 쓰러뜨리길 원한다. 최소한 위키리크스를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세력들에게 본보기라도 보이려 한다.

우크라이나.

푸틴은 크림 반도를 침공했고, 푸틴이 오래전부터 우크라이나 정치에 개입해 온 결과 얼마 남지 않은 우크라이나 국수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가 아닌 워싱턴에서 후위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 푸틴이 지나치게 우크라이나를 괴롭혀 와서, 우크라이나의 독립적 조사원들은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대위원장 등의 기록을 파헤치고 조사 결과를 미국 언론과 기관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한 미국 내 관심이 커질수록 푸틴으로선 그들의 입을 막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다.

외국 대리인 규제법.

코미 국장히 분명히 부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볼 때, FBI는 매너포트 전 선대위원장, 그리고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 거짓말을 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에서 경질된 마이클 플린의 외국 대리인 규제법 위반을 수사하고 있음이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매너포트는 우크라이나의 친 푸틴 세력과 손을 잡았다. 플린은 푸틴 정권의 도구인 러시아 TV에서 돈을 받았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월요일에 매너포트는 선거 운동에서 '제한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건 명백한 거짓말이다. 매너포트는 2016년 봄부터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까지 선대를 운영했다. 한 사람이 맡을 수 있는 최대한의 역할을 맡았다.

압박.

FBI가 매너포트나 플린을 압박할 수 있다면, 표적이 된 인물들은 곧 증인이 될 것이고 수사 대상은 점점 더 윗선으로 올라가게 된다. 매너포트와 플린이 무엇을 알고 있을까? 예를 들면, 트럼프와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 아마 많이 알 것이다. FBI가 실제로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이는 다음 수순으로 이어지게 된다.

공화당.

공화당 지도부는 러시아 관련 의혹을 몹시 싫어한다. 푸틴과 밀접한 게 좋다고 주장할 생각은 별로 없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공화당-위스콘신)이나 미치 맥코널 상원 원내 대표(공화당-켄터키)가 FBI의 수사를 방해한 적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러시아가 적이라는데 동의하는 경향이 있다.

코미.

힐러리 클린턴 개인 이메일을 재수사하겠다던 코미의 발표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도와주었을 수 있다. 그는 팩트에 따라 방향을 바꾸었다. 그의 임기는 아직 6년 이상 남아있다. 그는 오심을 계속하는 심판일지도 모르지만, 경기장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20일, 코미는 법무부(즉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승인을 받고 발언하고 있음을 밝혔다. 역사광들은 워터게이트를 떠올릴 것이다. 닉슨은 자신을 수사하는 사람을 해임하라고 법무부에 요구함으로써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 편집인 하워드 파인만의 글 The Trump-Russia Story Has Only Just Begun (To Explod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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