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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사회'의 한병철이 강연에서 막말한 데 대해 출판사가 입장을 밝혔다

  • 박세회
  • 입력 2017.03.21 06:44
  • 수정 2017.03.21 06:46

지난 3월 15일에 있었던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강연을 두고 긴말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경제가 보도한 내용과 이날 행사에 참석한 블로거의 글을 바탕으로 문학과지성사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병철 씨가 이날 강연에서 보인 언행은 아래와 같다.

1. 강의시간을 한 시간 앞당겼으나 결국 30분 지연.

- 출판사 측은 7시 30분으로 예정되어있던 강연을 6시 30분으로 앞당긴다고 이틀 전에 독자들에게 개별 통보를 했으나 이날 강연은 7시에 시작되었다.

2. 강연장에 마련된 피아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

- 연단 위에는 저자의 요청으로 피아노가 준비되어있었으나 저자는 야마하 피아노의 소리가 깊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

3.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한 자신의 책의 번역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문학과지성사를 내가 먹여 살리고 있다'고 발언.

4. 문학과지성사가 저자가 가진 철학의 근본이 되는 저서는 내지 않고 잘 팔릴 것 같은 책만 낸다고 불평.

5. 계속되는 이상한 행동에 이유를 묻는 관객에게 "입을 다물라"고 지시.

6. 이유를 물은 또 다른 관객에게 "(강연 참가비) 1,000원을 줄 테니 나가라"고 제안.

- 문학과지성사 측은 이날 강연에는 참가비가 없었으며, 저자가 관객에게 1,000원을 주려고 한 까닭을 아직 파악하지 못함.

항간에서는 이를 두고 예술가의 기행이나 일종의 퍼포먼스로 보는 시선도 있으나, 출판사와 다수의 독자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문학과지성사의 게시판에 한 독자는 이날의 강연에 대해 "강연 회장에서의 일은 거의 폭력 수준이었다"라고 썼으며 또 다른 독자는 "그 속에서 왜 끝까지 앉아있었는지. 중간에 가버리신 분들이 부럽기는 처음"이라고 썼다.

문학과지성사 역시 3월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강연에 대해 사과의 글을 올렸다.

문학과지성사는 이 글에서 "강연에 대해 다른 판단을 하시는 분들도 있겠으나, 강연자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고 청중에게 무례한 발언을 하여 많은 분이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끼셨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신 많은 분들께 불쾌감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강연자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출판사 측에서 무리하게 진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강연회는 강연자의 제안으로 시작해 합의하에 진행된 것"이라며 "하지만 강연자의 여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출판사의 크나큰 과실"이라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현주 문학과지성사 편집장은 허핑턴포스트의 질문에 "저자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며 "강연 이후 통화를 못 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편집장은 "번역이나 여타 문학과지성사에 대해 이날 저자가 털어놓은 불만에 대해서는 아직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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