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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선 민심 탐방] 1. 이번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다

  • 원성윤
  • 입력 2017.03.24 11:30
  • 수정 2017.03.24 19:41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2017년 5월 9일로 다가온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 3월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을 돌며 민심 탐방을 했습니다. 강원도 춘천을 출발해 경북 구미, 대구광역시, 경남 김해, 광주광역시, 전북 전주, 대전광역시 등 총 7개 도시를 돌았습니다. 택시기사들을 비롯해 시장 상인, 대학생, 직장인, 주부, 노인 등 세대와 연령, 성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만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기사가 말하는 방향과 대선의 방향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밑바닥에 흐르는 민심의 향배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본 기획 기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게재될 계획입니다.

[2017 대선 민심 탐방] 1. 이번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다

[2017 대선 민심 탐방] 2. 보수와 진보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각은 "속았다"였다

[2017 대선 민심 탐방] 3. 민심 탐방으로 풀어보는 인물 프로파일링

민심 투어를 떠나기 전, 지역과 연령에 대해 일종의 선입견들이 있었다. 대구와 경북은 아직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 보수적 민심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 광주는 국민의당에 호응을 보내고 안철수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 등이었다. 일부는 맞았지만, 대부분 예측과 틀렸다. 민심은 사실상 박근혜 전 대통령과 보수에 대한 지지를 완전히 접었으며, 중도와 보수의 표심은 안철수(국민의당), 안희정(더불어민주당)으로 양분되고 있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23일 오후 전남 여수 서시장을 찾아 상인과 악수하고 있다.

특히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안철수 대표에 대한 고른 지지가 눈에 띄었다. 반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제법 귓가를 파고들었다. 즉, 연령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문재인이 싫다는 이유를 드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안철수를 지지한다는 점이었다. 이런 민심을 읽은 탓일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만약에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가 제일 유력한 후보이고, 그리고 또 만약에 제가 노력해서 인정받아서 국민의당 후보가 된다면 결국은 문재인 전 대표와 저의 대결이 될 거라고 저는 보고 있다. 그러면 국민들은 과연 누가 더 정직하고, 그리고 또 누가 더 능력이 있고, 즉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냈는지, 그리고 또 누가 책임져왔는지 그런 기준으로 판단할 거라고 본다. 그러면 저는 선택받을 자신이 있다" (한겨레, 1월4일)

안 전 대표가 이 말을 할 때, 지지율은 리얼미터 기준 7.5%. 한 자릿수였다. 촛불 개혁과제 수행 등이 중요할 무렵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계속해서 답보 상태였다. 그랬기에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라는 말은 무척이나 먼 꿈 같은 이야기로 들렸다.

故 노무현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하지만 민심은 달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율 1위를 계속 기록하고 있지만, 허핑턴포스트가 만난 50여 명의 사람 가운데 지지 후보가 문재인이라고 밝힌 곳은 김해 봉하마을 사저에서 만난 관람객과 택시기사들이 전부였다. 물론 아직 민주당 경선이 시작도 안 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세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이 문재인에 대해 비토하는 정서가 컸다는 점은 다소 의외였다. 반면, 안철수 전 대표의 확장성은 무척이나 커 보였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안철수 대표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을까.

먼저 야권성향에서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안 후보에게 정직, 신뢰와 같은 단어로 지지를 보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김해 봉하마을에서 만난 50대 여성들의 답은 이랬다.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 봉하마을을 방문한 김은주(왼쪽), 추정미씨

추정미 (경기도 부천)

"지금까지 쭉 봤는데 안철수가 정직한 사람인 거 같다. 말 안 바꾸고 항상 정직한 느낌이다."

김은주 (강원도 원주)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분을 찍어 드려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50년 동안 대전에서 택시기사를 했다는 한상구 씨(73)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과정은 일련의 흐름이 있었다. 한 씨의 투표성향은 보수와 진보에 얽매이지 않았다. 한번 지지했던 후보는 다시 지지하지 않았다. 1997년 대선에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지만 2002년 대선에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다. 2012년 대선에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지만, 2017년 대선에서는 문 후보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그는 문재인 전 대표의 개성공단 재가동 등 북한 정책에 대해 강한 반감을 보이며 중도성향의 안철수 후보에게 마음을 보냈다. "충청의 아들인 안희정이 낫지 않냐"는 질문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안희정이 아니라 지금으로 봐서는 안철수로 보고 있다. 옛날에는 안철수를 좋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도 다시 좋게 생각할 기회가 오고 있는 것 같다. 옛날에는 안철수가 성격적으로 도도하고 사람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사람 마음이 누그러지면서 정책적으로도 바뀌는 거 같다. 정치하면 잘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 겸손도 해야 되고, 말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하는데 문재인은 그런 게 좀 있어서 이번에 한 번 꺾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가 22일 오후 대전시의회에서 충청권 지역발전 공약을 발표하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을 지지했던 70대 택시기사 한 씨가 '꺾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문재인 대세론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음에도 그가 문재인에게서 마음이 떠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문재인 후보가 절대적으로 인기를 얻는다고 생각 안 한다. 시민들 얘길 들어보면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북한에 또 퍼줄 거다' 이렇게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생각에도 그게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하고 나서도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 서민들을 구제하겠다고 하는데 한국 사람도 구제를 못 하는 판에 무슨 북한 사람들까지 구제한다고 하는가. 정상회담을 한다든지 대화를 나눈다든지 그건 이해가 간다. 그런데 '한국 서민부터 구제하겠다'는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한 씨의 이야기는 사실일까. 문 전 대표는 북한과 대화를 꾸준히 밝혀왔다. 북한 주민 지원에 대해서도 물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야기의 맥락은 다소 다르다. 2016년 10월 2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전북 김제 공덕농협미곡처리장에서 "과잉 생산된 쌀 재고량이 엄청나 보존비용만 수천억원이 들고 수매하려 해도 보관할 창고가 없다"며 "북한에 핵이나 미사일 때문에 강력한 제재를 하고 있는데 그 제재를 하면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거나 북한 광물과 교환하는 등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쌀의 과잉생산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고 북한에 지원함으로써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지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는 당시 사설에서 "쌀값 하락은 쌀 생산 증가와 국민의 식습관 변화에 따른 것이어서 북에 넘치는 쌀을 준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문 전 대표가 대북정책과 농정의 실패를 비판하는 것은 대선을 겨냥해 지지자들의 표를 결집시키려는 포퓰리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보수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문 전 대표의 정책은 '북한 퍼주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였다.

다시 안철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보수층이 안철수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총선-지방선거에서 항상 여당을 뽑았다는 대전 서구의 40대 후반의 여성 택시기사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황교안 국무총리를 지지했지만 이제 뽑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꺼낸 카드는 안철수였다.

"어쨌든 민주당은 북한 쪽으로 자꾸 찬양하잖아요. 제가 안보관을 중요시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들이 군인이거든요. 문재인은 안 돼요. 그 사람은 북한에다 퍼주잖아요. 안철수는 그렇게는 안 하잖아요. 정 할 사람 없으면 안철수 뽑아야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춘천의 60대 택시기사는 안철수의 지지 이유에 대해 '전문성'을 꼽았다.

"토론할 때 보니까 아는 게 많더라. 대기업에 대해서도 잘 알고 허황한 이야기는 안 하더라. 5년 전 대선 때는 안철수는 눈에 잘 안 들어왔다. 당시에는 무조건 박근혜였다."

문재인 비토론은 대구-경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경북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만난 윤종구 씨(69). 그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한 대구 토박이었다. 그런 그가 내놓은 차기 대선 후보 주자는 의외로 야당이었다.

"나는 솔직히 김종인 씨가 됐으면 좋겠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뽑아야 한다면 안희정이 했으면 좋겠다. (연정과 같은 것이든) 생각하는 방식이 나랑 좀 맞다."

대구에서 나고 자랐으며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윤 씨의 입에서 민주당의 안희정을 지지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땐 다소 의외였다. 그만큼 보수의 표들이 갈 곳을 잃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었다. 자유한국당의 기반인 대구에서조차 야당의 집권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었다. 대구 달서구에서 만난 50대 택시기사 역시 "박 전 대통령 때문에 사람들이 보수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게 했다"고 토로했다.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의 동상

영남의 민심이 현 자유한국당 등 보수로부터 완전히 돌아섰다는 점은 택시기사들의 전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개그맨 양상국 씨의 아버지이자 김해 진영읍에서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양영동 씨는 민심의 변화 흐름을 이렇게 설명했다.

"여론조사를 통해 다 나온다 아입니까. 김해 정서도 이제는 옛날하고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옛날에는 김해도 여야가 반반이었는데, 지금은 야당 100%입니다. 국회의원 선거를 봐서도 민심의 방향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나도 옛날하고 달라졌습니다. 중소기업에 출장 있어서 대구 쪽에서 오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거랑 완전히 달라졌더라고요. 야권 지지율도 30~40% 정도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옛날에는 (박근혜 대통령 등에 대해) 말 물어보기가 무서울 정도였거든요. 딱 말로 끊어 삐는데, 지금은 털어놓고 이야기가 된다 아입니까. 확실히 달라졌십니더."

홍준표 경남도지사

경북 구미 50대 택시기사 김진화 씨 역시 이런 이유로 보수 세력의 집권에 반대했다. 자유한국당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홍준표는 현 집권당이라 싫어하는 게 아니라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구설에 올라갔고 지금 재판 중인 것 자체가 문제다. 분명히 권력을 남용해서 그런 일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이 깨끗하지 않은 사람은 뽑고 싶지가 않다. 안희정 아니면 안철수에게 마음이 가긴 하는데…. 이 사람들이 경선에서 될지 안 될지 몰라서."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23일 오전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찾아 호남발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안 전 대표 뒤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이 보인다.

그렇다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광주-전남의 민심은 어땠을까. 직장인 이지록(43) 씨는 안철수의 지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시장경제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안철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가지고 있다.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씨 이런 사람들은 겉으로만 보면 상류이지 실제로 사회문제에는 무심한 사람들이다. 안철수가 없었으면 문재인 씨를 지지했을 텐데 현재로서는 안철수 씨가 가진 경력과 생각들을 높이 산다."

대선 후보들 가운데 아직 마음을 정한 사람이 없다는 광주 택시기사 한상구(73) 씨는 광주의 문재인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서를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씨 지지한다 지지한다 해도 광주에서 문재인 지지하는 사람 내가 보기엔 별로 없다. 경선 끝나고 얼마나 공약이 성실하냐, 거기에 따라 (문이냐 안이냐) 지지 후보가 달라질 것 같다."

5.18 민주화운동의 산실이었던 광주의 옛 전남도청.

광주-전남-전북 등 전라도의 민심은 "경선 과정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전북 전주에서 만난 50대 택시기사는 "전라도 사람들은 될 사람들을 밀어준다. 결국 전라도 사람을 밀어서 정권 교체는 어렵고, 야당에서 경상도 사람을 미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하지만 전라도 사람들은 아직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판단을 안 내렸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지율 1위인 문재인 대표의 지지자들의 이유는 선명했다. 김해 봉하마을이 있는 진영읍 택시기사 김현석 씨(56)는 문재인 전 대표 지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안희정 후보가 대연정을 이야기했을 때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이야기한 것밖에 안된다. 지금 민주당 지지율이 50% 안팎인데, 그분들이 안희정을 지지할 때는 그러라고 한 게 아니다. 지금은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 보수가 10년 동안 집권을 했기 때문에, 보수가 아닌 민주당 등 야권에서 후보가 나와야 한다. 문재인 대표는 준비된 느낌이 든다. 안정된 느낌이다. 1등을 공격하는 건 당연하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잘해서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한번 도전해서 실패했지만, 그게 밑거름이 돼 준비됐기 때문에 문재인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봉하마을에서 만난 직장인들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봉하마을에서 만난 강용희, 김철중, 백정찬 씨

백정찬 (서울, 39) "정치인들이 네거티브한다. 문재인 씨는 공격을 받아도 남을 공격하지 않는다. 인간미가 느껴진다."

김철중 (창원, 39)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 민주당 경선에서 한 명이 되면 그 사람을 밀어줄 생각이다. 그중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한다. 대외적으로 경제가 아주 힘들게 될 것 같고, 사드 등 외교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특히 통일-대북 문제가 중요하다. 김정은 정권 이후로는 세습이 안 될 거 같은데 우리나라가 통일 쪽으로 관심을 가지고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문재인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보여줬던 모습을 놓고도 해석에 따라서는 판이한 결과가 나왔다. 문 전 대표의 인재 영입 등에 대해서는 좋게 평가했지만,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해 비문 세력들이 탈당한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강용희(서울, 39)"문재인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 중의 하나다. 최근 민주당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그런 모습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바꾸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덕목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적폐 청산이 가장 중요한데 그걸 가장 잘할 사람은 문재인이다."

반면 광주 택시기사 정성균 씨는 문재인 후보에 대해 안타까운 점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문재인 후보도 너무 사람을 많이 잃었다. 안철수, 손학규 등 다 있었는데 조금만 더 일찍 물러났더라면 이미지도 더 좋아지고 했을 건데, 그런 안타까움이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

정 씨는 민주당의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적폐 청산에 적임자라는 이유에서였다.

"저는 이재명 시장 존재도 몰랐다. 그런데 이번에 최순실 사태가 일어나면서 처음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을 이야기했다. 이재명 시장 말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처럼) 대기업 총수 구속됐다. 청년 배당 같은 것도 정부하고 마찰을 빚으면서 꾸준히 자기 공약 그대로 지키니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처럼 제왕적 대통령이 나와서는 안 되고,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

강원도 춘천의 60대 택시기사는 이재명 시장을 지지하는 이유로 불우한 가정에서 성장해 시장까지 올라간 자수성가형 인물임을 높게 샀다.

"이재명 시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검정고시로 공부해서 중앙대 법대를 나왔더라. 공장 생활을 하다 손가락도 잘리고. 저 양반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공부도 많이 하고 했구나. 그래서 없는 사람들을 이해를 많이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양반이 사이다 발언도 많이 하고, 마음에 들더라. 안희정 지사는 두 번째로 마음에 든다. 깨끗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충남도지사도 두 번이나 한 걸 보면, 일을 잘했으니까 지지하지 않나 싶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강성 친박'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호불호는 명확하게 갈렸다. 대표적인 '강성 친박'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에서의 민심은 이미 잃어버린 듯 했다. 춘천의 택시기사들은 하나 같이 김 의원이 지역구를 버리고 중앙정치에 몰두하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반면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대구 거주 윤봉구(57) 씨는 김진태 의원을 지지하는 이유로 '대북 안보관'을 들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을 지지하는 대구 거주 윤봉구 씨.

"우리나라는 일본하고 달리 남북이 대치하고 있다. 다른 나라는 진보가 있니, 어떻게 해도 우리나라는 강력하게 안보가 가장 우선되는 나라다. 그런데 여기서 안보를 무시하는 국민은 우리나라 국민으로 안 본다. 사드 반대,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말하는 사람은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다. 김진태 의원은 나이는 젊지만, 정말 국가관이 뚜렷한 사람이다. 예를 들어 문재인이나 이재명, 안철수는 국가를 어디 팔아먹을지도 모른다. 김진태처럼 국가관이 확실한 사람이 통치해야 하지, 다른 사람은 안 된다."

다시 대선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이제 민주당 경선이 시작됐다. 국민의당도 경선에 돌입했다. 만약, 민주당 경선에서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문재인, 국민의당은 안철수가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각 당의 후보가 선출된 뒤 본격적인 대결이 벌어지는 4월에는 지금까지 예측하지 못한 돌발 변수에 따라 지지율이 요동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대선 막판에는 당대당 지지, 연대,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자유한국당 지지율 1위인 홍준표 후보는 "대선서 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연합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더불어민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한 닻을 올렸다.

홍 지사의 바람처럼 '반문연대'가 만들어진다면 안철수의 바람은 미풍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민심투어에서 확인한 것은 안철수에 대한 지지가 중년층 세대에서 그리 가볍지는 않다는 점, 지지율과 별개로 문재인 비토론이 생각보다 광범위하다는 것이었다. 이번 대선이 문재인 1위로 쉽게 끝날 것이라고 결코 예단하지 마시라. 심장이 쫄깃한 대선 레이스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지율은 모두 잊어도 좋을 것 같다.

: 원성윤 에디터

비디오 : 이윤섭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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