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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400여 명 청와대 직원들 사이에서 이영선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연합뉴스는 오늘(19일) 탄핵으로 직격탄을 맞은 청와대 직원들이 갈 곳을 잃었다고 전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일한 사람이라는 꼬리표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400여 명 규모의 대통령 비서실 소속의 직원들이다. 연합뉴스는 자체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대통령 경호실이나 정치적 색채가 거의 없는 국가안보실과 달리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은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책상을 비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한 청와대 행정관의 고민을 전하기도 했다.

대기업 고위 간부 최모씨는 지난 14일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는 고교 후배를 만났다. 최순실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후배를 위로하는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후배는 청와대를 나가야 하는데 새 직장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당당했던 후배가 생계 걱정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면서 "예전 같았으면 유능한 청와대 출신이니 특별 채용하자고 건의했을 테지만 요즘 회사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조선일보(3월 18일)

조선일보는 특히 '늘공'(늘 공무원)과 '어공'(어쩌다 공무원) 등으로 나누었다. 원래 공무원이었으나 정부 부처에서 파견 온 관료 출신이 늘공이고, 대선 캠프 등에서 박 전 대통령 측근으로 있었거나, 공무원이 아니었다가 부름을 받은 이들을 '어공'이라 한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윤전추 전 행정관 등이 대표적인 어공이다.

이중 어공은 특히 갈 곳이 없다. 탄핵당한 대통령 밑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 줄 국가 기관이 없다.

대통령 국정 철학을 공유하면서 정권 핵심에서 근무한 만큼 평상시였다면 정부 부처나 산하기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직위지만 지금은 그럴만한 여건이나 분위기가 안 된다는 점에서다.-연합뉴스(3월 19일)

받아들여 줄 그룹도 없다.

S그룹 관계자는 "청와대 근무 경험이 기업에 도움 될 수 있고, 유능한 인사들도 제법 많아 과거 1~2명은 늘 채용해왔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청'자도 꺼내면 안 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 때도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출신을 기꺼이 채용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조선일보(3월 18일)

정치권에도 자리가 없다.

당 출신의 한 청와대 관계자는 “숟가락 빨게 생겼다. 어디서 받아주겠느냐”며 “총선에서 패배한데다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쪼개지는 바람에 그나마 좁던 문도 완전히 닫혀버렸다”고 했다.-해럴드경제(2월 17일)

공무원 출신인 늘공의 사정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고 한다.

늘공들은 청와대에서 근무한 뒤 정권 말기 승진과 함께 ‘금의환향’하는 게 일반적인 코스였지만 이번엔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사람’이라는 주홍글씨가 낙인 찍히게 생겼다.

이미 한광옥 비서실장은 작년 청와대 직원들의 승진인사를 전면 보류한 바 있다.-해럴드경제(2월 17일)

그러나 대부분의 늘공과 어공이 자리를 잃을 위기에 있는 이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이영선 비서관만은 살아남았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이영선 행정관은 일자리를 확보한 유일한 인사다. 비서실 소속이었던 그는 재작년 경호실로 소속을 옮겨, 별정직에서 일반직 공무원이 됐다. -조선일보(3월 18일)

앞서 설명했듯이 비서실과는 달리 퇴진의 압력이 없는 경호실 소속의 늘공(일반직 공무원)인데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어도 경호 서비스의 예우만은 받게 되어있으니, 이영선 행정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호인력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조선일보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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