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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1차 컷오프, 친박당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1차 컷오프(예비경선) 결과 친박(친박근혜)계의 건재함이 재확인되면서 '도로 친박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7일 후보자 비전대회 직후 여론조사를 진행, 총 9명의 대선경선 후보자 가운데 6명의 2차 컷오프 대상자를 추렸다.

1차 컷오프를 통과한 대선 경선 후보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 원유철·안상수·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 6명이다.

이 가운데 탄핵 정국에서 '태극기 집회 아이돌'로 떠오른 강성 친박 김진태 의원을 비롯해 원 의원, 김 지사, 이 전 최고위원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6명의 2차 컷오프 진출자 가운데 친박계 인사가 과반을 넘어 친박계가 여전히 당의 주류임을 천명한 셈이다.

사실 이 같은 기류는 한국당 대선 후보 비전대회 때부터 드러났다.

비전대회에서 친박계 지지자들은 현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들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가 발언할 때 마다 "우우~우우~"라고 야유를 퍼부었고, 일부 참석자는 지도부를 향해 "죽어라"라며 거친 욕설을 내뱉다 행사 관계자에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특히, 김진태 의원 지지자 500여명이 집결했는데 비전대회에 참석한 이들이 15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들이 1/3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친박계 주자들 역시 적극적으로 친박계 표심 잡기에 나서면서 1차 경선을 무난하게 통과했다.

김진태 의원은 "친박 주홍글씨를 안고 가겠다"면서 "끝가지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했으며 김관용 지사는 "박 전 대통령이 밤중에 삼성동 사저로 와야 하는 현실을 보고 가슴을 치고 분노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일부 당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선거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를 향해 야유를 하고 있다.

친박계 표심을 겨냥한 발언들이 이어지자 비전대회 현장의 태극기 부대는 환호했다.

반면, 홍준표 경남지사가 "탄핵 논쟁을 계속하면 운동장이 계속 기울어진다.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자 "탄핵 무효" "실없는 소리 하지마라"는 비난이 나왔다.

2차 경선에서도 건재한 친박계의 저력은 계속 드러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2차 컷오프는 1차 경선과 마찬가지로 책임당원 70%와 일반국민 30%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로 본경선에 오를 4명의 후보를 뽑는다. 여론조사는 미리 목표로 설정한 응답자를 채울 때까지 진행되기에 친박계 지지자들의 응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1차 경선 결과 자유한국당은 역시 '친박당'이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친박계가 어려울 때 더욱 똘똘 뭉쳐야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비박계가 힘을 합하더라도 힘을 합친 친박계를 이기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친박계는) 대선 본선에서 이기는 것보다는 일단 누구든지 대선에 내보내서 득표를 최대한 많이 시켜 자유한국당을 존속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친박계의 결속으로) 본선에서 홍준표 경남지사가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친박계 표심은 최종적으로 한 명의 후보자로 단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친박계의 최종 후보로 김진태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까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자유한국당의 한 비박계 의원은 "1차 컷오프를 보면 다들 지역기반을 갖고 있고 김진태 의원 정도만 태극기 부대 표심이 많이 몰린 것 같다"며 "2차 컷오프를 봐야 친박계의 결속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박계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면 본선은 별로 희망이 없는 것 아니냐"며 "그렇게 되면 연정은 결국 물거품이 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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