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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열린 '헌재 장례식'의 특이했던 점 한 가지

ⓒ뉴스1

‘박근혜 대통령님은 역사이시고 국기입니다.’

17일 오후 2시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하나은행 범어네거리지점 앞 도로에 이렇게 적힌 팻말이 놓였다. 무대에는 커다란 태극기가 걸렸고,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상여를 멨다. 이들은 “역대 대통령 중 최고 깨끗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켰다”며 헌법재판소와 국회의 장례식을 치렀다. 헌재와 국회의 제사상도 차려졌다. 제사상에는 사과와 배, 명태, 썩은 바나나가 놓였다.

1천 명 이상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렇지 않았다.

박근혜 서포터즈 중앙회는 이날 이 곳에서 장례식과 함께 ‘헌법 수호와 자유 대한민국 지키기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10일) 이후 대구에서 처음으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였다. ‘이재용 부회장님 힘내세요’, ‘삼성 화이팅’, ‘국가인권위원회와 전교조는 대한민국에서 꼭 없어져야 한다’, ‘김정은 기쁨조세력’ 등이 적힌 팻말이 무대 앞에 세워졌다.

김동렬 박근혜 서포터즈 중앙회장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로 깨끗한 대통령을 국회와 헌재가 앞장서 누명 탄핵을 시켰다. 너무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지난 총선 때 대통령 사진 걸고 이름 팔아 국회의원 뺏지를 단 놈들이 어떻게 대통령을 탄핵시킬 수 있다는 말이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런 억지 누명 탄핵을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승복할 수 있겠느냐. 우리는 꼭 단결하여 박근혜 대통령님과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자”라고 외쳤다.

이날 집회 참가자는 250여명 밖에 되지 않았다. 탄핵 전까지 태극기를 들고 탄핵 반대 집회에 나왔던 정치인들도 이날은 나오지 않았다. 헌재의 탄핵 결정을 앞두고 지난달 26일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앙네거리에서 열렸던 탄핵 반대 집회에는 5000여명이 나왔다. 당시 집회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조원진, 정종섭, 추경호, 윤재옥, 이완영, 이만희, 백승주, 장석춘, 이철우, 김석기, 김광림, 김정재, 최교일 의원 등 대구·경북지역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최병국 태극기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저나 여러분들이나 똑같이 다 죄인 같다. 대통령을 지켜드리지 못한 그 죄책감, 정말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저희들은 이번에 똑바로 봤다.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인 줄 알았더니 법치국가 아니었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헌법이 아닌 괘씸죄로 심판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집회 참가자들에게 “복수를 해야 한다. 5월9일 날 우리 국민들은 하나로 똘똘 뭉쳐서 그들을 심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상여를 메고 범어네거리에서 경대병원역까지 2.5㎞를 행진했다. 상여에는 ‘국회 해산’, ‘헌재 해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상여를 따라 행진을 하다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들은 행진을 하며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깨끗한 대통령을 탄핵시킨 헌재, 국회를 규탄한다”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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