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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하철 2호선 안전요원의 휴식시간은 '2분'이다

ⓒ뉴스1

#사례1

인천지하철 2호선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는 50대 남성 A씨는 근무 전이나 근무하는 동안 물을 마시지 않는다. 일하는 동안 화장실을 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종점인 검단오류역과 운연역에 도착하면 회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분이다. 이 시간 동안 화장실을 다녀오고 휴식까지 취해야 한다. 그동안 몇 차례 본인이 화장실을 다녀오는 바람에 열차가 지연 출발한 경우가 있어 더 조심스러워 졌다.

#사례2

최근 인천2호선 검단오류역에서 안전요원 없이 열차를 출발시킨 일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안전요원 대신 역무원을 태워 보낸 것이다. 자리를 지켰어야 할 안전요원은 당시 화장실에 있었고, 이를 기다리다 못한 인천교통공사는 역무원을 태워 열차를 출발시켰다. 하지만 해당 역무원은 안전교육을 받지 않아 만일의 사태가 일어났다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던 인천지하철 2호선 안전요원들의 근무 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교통공사는 현재 인천2호선 용역사 소속 안전요원은 모두 92명으로 일주일 평균 40시간을 일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87명을 기준으로 용역을 설계했지만, 근무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증원이 필요하다는 당시 용역사 요청으로 늘린 인원이다.

하지만 안전요원들의 실제 근무환경은 교통공사 설명과 달랐다.

월 평균 휴무는 3~4일에 불과했고 하루 평균 근무 시간도 10시간을 훌쩍 넘었다.

일하는 동안 쉬는 시간은 아예 없다. 시·종점에서 회차하는 2분이 전부인데 화장실 다녀오기에도 모자란 시간이다.

교통공사의 설명은 월 기본 급여인 220만원에 기준한 것이었고, 이들은 원치 않는 시간외 근무를 매주 40시간 가까이 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해 인천2호선을 개통하면서 전동차에 철도면허 소지자들을 배치했다. 무인 운행하는 차량이다 보니 시설장애나 돌발사태에 초동 대응하기 위한 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오래도록 시달릴 경우 위기 대처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선 사례와 같이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역무원이 대신 열차에 탔을 때도 마찬가지다.

안전요원 A씨는 "피로가 쌓여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위기 대처능력 또할 떨어질 것"이라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호선 안전요원 일부는 지난달 초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승무 거부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안전요원은 72명에 불과해 근무환경이 더 좋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인천교통공사는 "용역사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고개를 돌리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안전요원들의 근로 조건은 그들이 소속된 용역사와 해결할 문제"라며 "공사와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근무 거부 사태도 마무리돼 아무 문제 없이 운행되고 있다"며 "현재 안전요원들은 대기인력 포함 100명 이상이 확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30일 개통한 인천2호선은 하루 평균 13만여명이 이용하고 있지만, 지난해 27개 전 구간 운행 중단 사고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문제가 잦아 '고장철'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특히 2호선 운영 주체인 교통공사는 지난해 8월 7일 발생한 탈선사고를 훈련으로 조작한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들통나 관련자들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 이중호 사장과 이근학 본부장이 사직서를 냈지만, 유정복 시장이 이를 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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