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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푹 잔 사과가 맛있다는 건 대체 무슨 뜻일까?

가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된다. 오늘은 사과다.

사과의 제철은 가을(10월 중하순부터)인데, 어떻게 청과상에선 사시사철 사과를 팔 수 있을까?

허핑턴포스트 US는 지난 16일 "참고로 당신이 먹는 사과는 10개월 동안 냉동된 것일 수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정말? 정말 냉동했던 사과가 유통된다고?

그러나 이런 보도는 사실과 약간 다르다. 농촌진흥청 산하의 사과연구소 농업연구관 권헌중 씨에 따르면 사과는 냉동되는 게 아니라 잠을 잘 뿐이다.

권 연구관은 "냉동 사과라 푸석푸석하다는 건 10년 전 이야기"라며 "예전에는 저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10월 중하순에 수확한 사과가 3~4월이 지나면 푸석푸석해지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1-MCP라는 신선도 유지제로 처리해 7월까지도 사과의 품질이 유지된다"고 답했다.

사과도 사람처럼 숨을 쉰다. 다만 사과는 공기가 아니라 에틸렌 가스를 내뿜는다. 그리고 이 에틸렌 가스는 사과의 노화를 가속화 시킨다. 사과가 숨을 많이 쉬면 사람이 늙는 것처럼 겉면에 주름이 생기고 과육의 단단함이 사라지는 이유다.

사과가 숨을 덜 쉴수록 과육의 품질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는데, 그래서 전문가들은 사과를 재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마치 곰이 동면을 하듯 사과를 낮은 온도에 두는 게 사과를 재우는 좋은 방법이라, 과육이 얼기 직전까지 온도를 떨어뜨린다. 사과의 품종에 따라 저장할 온도가 다른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먹는 후지사과(부사)의 경우 0도. 0도에 저장해서 '냉동사과'라는 오해가 나왔다.

저장 사과의 품질을 높이는 또 하나의 방법은 화학적 처리다. 1-MCP라는 신선도 유지제가 이런 역할을 한다. 저온저장고에 신선도 유지제(1-MCP)를 투입하면 과일에서 발생하는 식물 호르몬인 에틸렌 가스의 작용을 차단한다.

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신선도 유지제로 처리하고 저온에 저장하기 때문에 '냉동사과는 맛없다'는 건 옛날얘기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잘 재운 사과는 6월까지도 맛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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