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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심기가 불편한 터키가 또 EU 난민협정 파기를 '위협'했다

  • 허완
  • 입력 2017.03.16 12:59
Turkish President Tayyip Erdogan (C) attends a meeting with his Russian counterpart Vladimir Putin at the Kremlin in Moscow, Russia, March 10, 2017. REUTERS/Sergei Ilnitsky/Pool
Turkish President Tayyip Erdogan (C) attends a meeting with his Russian counterpart Vladimir Putin at the Kremlin in Moscow, Russia, March 10, 2017. REUTERS/Sergei Ilnitsky/Pool ⓒPOOL New / Reuters

연일 유럽연합(EU)을 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터키가 15일(현지시간) 다시 한 번 '난민 송환 협정'의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해 3월 터키와 EU가 체결한 이 협정은 그리스에 입국한 불법 난민을 터키로 강제 송환하는 내용이 골자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 수를 대폭 줄인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TV 인터뷰에서 EU가 협정 대가로 제시한 비자 면제 조건을 이행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일방적으로 (협정을) 멈출 수 있다. 모두 우리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비자 면제가 충족되지 않는 만큼 현재 재허가 협정을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파시즘의 정신이 유럽의 길거리를 강타하고 있다"며 "유럽은 자신들의 두려움에 잠식돼 있다. 반(反)터키, 반이슬람이 확산됐으며 그곳에 정착한 이민자까지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EU와 터키의 갈등은 주요 EU 회원국인 독일, 네덜란드가 터키 장관이 주최하는 현지 '개헌 찬성' 집회를 불허하며 시작됐다.

앞서 터키 정부는 4월16일 의원내각제를 대통령제로 바꾸기 위한 개헌 국민투표에서 재외 투표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지자 장관들을 해외로 파견해 찬성 집회를 열도록 했다. 하지만 독일과 네덜란드 정부가 안전 등의 이유로 이를 불허하자 개헌 움직임을 방해한다며 '서방국의 이중잣대' '나치 행태'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현재 터키는 네덜란드와 고위급 관계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키스 코르넬리스 반 리즈 주터키 네덜란드 대사는 터키를 떠났으며, 대리대사가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11일 입국한 터키의 파트마 베툴 사얀 카야 가족부 장관을 추방했다.

터키를 지지하는 이들은 네덜란드와 독일 관련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해킹하고 나섰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독일 출신 테니스 선수인 보리스 베커, 국제 엠네스티 등의 유명 계정이 해킹을 당했다. 이 계정에는 '나치 독일' '나치 네덜란드' 등의 비난글이 게재됐다.

전문가들은 터키 정부의 거친 발언이 국민투표 승리를 위해 계산됐다고 해석한다. 장 마르쿠 프랑스 시앙스포 교수는 "투표 결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는 지난해 8월11월에도 난민 송환 협정 파기를 위협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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