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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명성교회가 김삼환 목사 아들에 '변칙세습'을 추진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7.03.15 17:26
  • 수정 2017.03.15 17:31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가 담임목사 변칙세습을 추진하고 있다. 명성교회는 재적교인 10만명, 출석교인 5만명 정도로 우리나라 최대 교단인 장로교통합교단에서도 교인수가 가장 많은 초대형교회다.

명성교회는 지난 11일 임시당회(임시당회장 유경종 목사)를 열어 새노래명성교회와 합병을 결의했다. 명성교회는 김삼환 목사(72)가 1980년 개척했고, 명성교회에서 5㎞가량 떨어진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새노래명성교회는 3년 전 김 목사의 지원으로 건립돼 그의 아들 김하나 목사(44)가 담임으로 있다. 명성교회 담임목사 청빙위원회는 지난 2015년말 정년 은퇴한 김삼환 목사 후임으로 그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청빙키로 했다. 이 청빙안을 두고 청빙위원회에서 18명가운데 15명이 찬성, 3명이 반대했다. 그러나 세습을 금지한 통합교단법상 김삼환 목사의 아들을 곧바로 담임으로 청빙할 수 없자, 교회 합병 방식을 택해 같은날 표결했다. 장로회 통합총회는 지난 2015년 정기총회에서 배우자 직계비속 등에게 교회를 세습할 수 없게 규정했지만 교회간 합병과 같은 세칙은 마련하지 않았다. 교회 합병안은 목사·부목사·장로들이 참석한 공동의회에서 84명 가운데 찬성 67표, 반대 12표, 무효 5표로 통과됐다.

명성교회는 오는 19일 공동의회를 열어 교인들에게 새나라명성교회와 합병에 대한 의견을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이 안이 통과되면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당회장을 맡게 된다. 김삼환 목사는 현재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부흥집회에 가있어, 공동의회가 자발적으로 이 안을 추진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칙적인 부자세습’에 대해 개신교계의 비판이 거세다. 지금까지 충현교회 광림교회 금란교회 임마누엘교회 등 대형교회의 목사세습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온 교회개혁실천연대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14일 각각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교회를 사유화하지 말라”며 세습중단을 촉구했다. 명성교회와 같은 교단이자 교회 세습반대운동을 해온 높은뜻숭의교회 김동호 목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제왕적 목회를 하던 김삼환 목사가 (교회를) 남 주기 싫었을 것”이라며 “교단 총회장까지 지낸 분이 총회 결의를 무시하고 꼼수로 세습을 강행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는 지금까지 수차례 세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했었다. 김하나 목사는 2013년 장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열린 종교개혁 토론회에서도 ‘세습하지 않는 것은 시대적 요구’라고 발언했다. 당시 토론을 함께한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는 “중세교회가 타락한 것은 성직의 세습과 매매 때문인데 종교개혁 500돌을 맞은 올해 한국교회가 말기적 교회의 모습을 보여야 되겠느냐”며 “김하나 목사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명성교회의 한 장로는 “명성교회는 국가기관이나 공공재단이 아니라 성도들의 것이므로 성도들이 담임을 결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 본인들은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장로와 성도들이 우리의 필요에 의해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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