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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목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출근길 지하철, 만원이다. 그 많은 사람들 공통점이 있다. 비좁은 공간에서 모두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 모바일 뉴스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카톡을 한다. 다들 목이 아래로 향하고 있다. 그런 상태로 출근한다. 컴퓨터를 본다. 역시 비슷한 자세로 화면을 보거나 자판을 두드린다. 여전히 목은 아래로 향하고 있다. 가끔 목이 뻐근하다고 느끼면 목뒤를 손으로 마사지를 하거나, 고개를 뒤로 젖힌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에 우리의 목은 수평보다는 아래를 향하고 있다.

 

문득 머리 무게가 궁금해진다. 목뼈가 지탱하고 있는 두개골, 얼마나 무거울까? 보통 성인의 머리 무게는 4~7㎏. 소고기 6근에서 10근 무게이다. 무겁다. 이 무거운 머리를 목뼈가 평생 지탱하고 있다. 평소 머리 무게감을 못 느끼게 머리를 떠받치고 있는 목뼈는 도대체 어떤 구조일까?

목뼈의 구조를 알아보기 전에 지금 나의 목뼈 모양을 살펴보자. 정상적인 목뼈 모양은 완만한 C자형이다. 몸 앞쪽으로 볼록하다. 목이 이렇게 커브형태인 이유는 머리 무게를 여러방향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마치 자동차의 충격완화장치인 ‘쇼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루종일 고개를 들고 있어도 별로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목뼈의 이런 구조 때문이다. 일자형일 때보다 내구성도 강하다. 몸이 움직일때마다 발생하는 외부 충격이 뇌세포에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 이유는 C자형 목뼈 구조 때문인 셈이다. 만약 목뼈가 일자였다면 발바닥에서 전달되는 충격 탓에 두뇌는 쉽게 상했을 것이다.

 

인간이 잠을 잘때 베개를 이용하는 이유 역시 목뼈의 곡선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동물중에 유일하게 인간은 베개를 사용할 정도로 목뼈의 각도는 중요하다. 즉 베개가 인간이 누워있을때 목뼈와 바닥 사이에 생기는 공간을 채워, 자는 동안에도 그 곡선이 유지되는 것이다. 그만큼 목뼈의 곡선은 인간 건강에 중요하다.

만약 당신이 편하게 선 상태에서 귀의 위치가 어깨보다 앞으로 나와 있으면 목뼈의 곡선이 비상장적으로 늘어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목 뒤의 근육은 항상 늘어나 있고, 목 앞쪽의 근육은 긴장된 상태로 있다. 이런 목 근육의 부자연스런 긴장은 어깨가 뻣뻣하게 만들고,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면서 심하면 목 디스크로 이어진다.

이제 목뼈의 구조를 보자. 목뼈는 외형상 7개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두개골과 목뼈를 연결시켜주는 1번 경추가 중요하다. 이 목뼈는 고리모양으로 생겨 두개골을 떠받치고 있는데, 그 모양이 그리스 신화에서 지구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고 있는 거인 아틀라스 같다고 해서 ‘아틀라스’라고 불린다. 이 1번 경추는 두개골을 유연하게 젖히고, 숙이고 할 수 있는 기능을 한다. 2번 경추도 중요하다. 2번 경추는 이빨같은 축을 갖고 있어, ‘액시스’라고 불리는데 머리를 좌우로 돌릴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목뼈 속에는 뭐가 있을까? 척추를 통과하는 신경세포인 척수신경과 추골동맥이 있다. 척수신경은 모든 운동 신경 정보를 보내고, 몸에서 두뇌로 오는 감각신경이 지나는 통로이다. 추골동맥은 심장에서 뿜어져나온 혈액을 뇌로 공급한다. 그래서 추골동맥이 손상되면 치명적인 뇌손상이 일어나고, 척수신경이 망가지면 몸의 감각은 무너지고, 하반신마비나 사지마비, 사망에 이르게 된다.

7개 목뼈에서 나오는 신경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1번 경추에서 나오는 신경은 뇌, 뇌하수체, 교감신경계에 혈액을 공급한다. 고혈압과 현기증, 신경쇠약 등은 1번 경추에 이상이 생긴 탓이다. 2번 경추는 시신경과 청각신경, 이마와 혀 등의 신경을 관장한다. 눈과 귀에 생기는 병은 2번 경추와 관련있다. 3번 경추는 귀와 뺨의 신경을 관장하고,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불면증, 피부발진 등의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4번 경추는 코, 입술, 입의 신경을 관장해서, 여기가 문제가 생기면 코를 골고, 귀가 멍해진다.

5번 경추는 성대와 목구멍의 신경을 관장한다. 6번 경추는 어깨부터 손가락, 손목 등을 관장해서,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목덜미가 뻣뻣해지고 팔이 아프게 된다. 7번 경추는 갑상선과 어깨 등의 신경을 관장해서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갑상선질환 등이 생긴다.

이렇게 중요한 목뼈를 지탱하는 근육 양은 매우 적다. 목숨을 좌우하는 목의 근육이 적어서 영어의 목을 나타내는 ‘neck’은 상황이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만큼 목뼈의 균형을 유지하고, 목 주변의 근육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목을 혹사시킨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바라보는 형태로 고정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일자목으로 변형된다. 컴퓨터 모니터를 보는 자세를 살펴보자. 대부분 턱을 앞으로 뽑아낸 모습이다. 목을 빼고 있으면 목을 잡아주는 근육이 머리 무게를 지탱하려고 평소보다 더 큰 긴장을 해야 한다. 이 자세가 오래되면 뒷목을 잡아주는 근육과 힘줄이 손상되기 마련이다. 또 딱딱하게 굳어진다. 외부의 충격은 완화되지 않은 채 그대로 두뇌로 전달된다.

또 베개를 높이 베는 것 역시 목뼈의 C자형 형태가 반대로 꺾이면서 목과 어깨 근육을 밤새 긴장하게 만든다. 목 디스크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우리 선조들은 고침단명(高枕短命)이라고 하며 높은 베개를 경계했다.

어릴때부터 일자형과 거북이형 목으로 굳어진 목뼈를 어찌하면 원상태로 돌릴 수 있을까? 우선 하늘을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고개를 틈나는대로, 아니 일부러 틈을 만들어 뒤로 젖혀야 한다. 실제로 고개를 뒤로 젖히면 우선 숨이 가쁘고, 목이 아프다. 단 1분도 뒤로 젖히기 어렵다. 고개를 뒤로 젖힐때 숨을 길게 내쉬어 목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 마치 목뼈가 부러진 듯 목에 아무런 힘과 긴장 없이 목을 뒤로 제쳐보자. 뒤로 젖힌 상태에서 좌우로 흔들어보자. ‘아~’소리도 내면 더 효과가 좋다. 목을 뒤로 젖히면 목 주름도 펴지는 효과가 있다. 목의 앞쪽 피부가 팽팽해지는 것을 느낄 정도로 목을 뒤로 제쳐야 한다.

 

목을 돌리는 운동을 정성스럽게 해야 한다. 목을 앞과 뒤로 움직이고, 좌우로 움직이고, 크게 돌리고, 빠르게 돌리는 운동을 시간을 투자해 매일 해야 한다. 그래야 오랫동안 변형돼 굳어진 목뼈가 원위치로 돌아간다. 우리의 목을 만져보자. 얼마나 변형돼 비명을 지르고 있는지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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