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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여자 이름으로 업무 메일을 보내고 겪은 '흥미로운' 경험

  • 박세회
  • 입력 2017.03.15 07:47
  • 수정 2017.03.15 08:21

지금은 작가이자 에디터로 활동 중인 마틴 R. 슈나이더 씨가 트위터에 과거 직업소개소에서 일했을 때 직접 겪은 여성차별의 경험에 대해서 털어놨다.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 사는 슈나이더 씨는 어느 날 무심코 여성 동료 니콜 할버그 씨의 이름으로 메일을 보냈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아래는 슈나이더 씨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유한 내용이다.

"니콜과 나는 작은 인력 서비스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우리 보스는 항상 그녀가 일을 너무 늦게 한다고 불평했지."

"그녀의 상사로서 난 뭐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지. 난 내가 그녀보다 경험이 많아서 일을 좀 더 빨리한다고 생각했어."

"그렇지만, 보스의 지시 때문에 그녀를 지켜보며 업무 속도를 좀 더 올리라고 잔소리를 해야 했지. 그녀는 필사적으로 어떻게든 빨리해보려고 노력했어. 나도 니콜도 그런 상황이 싫었지."

"하루는 우리 고객 중 하나와 그 사람의 이력서에 대해서 업무 메일을 주고받고 있었어. 정말 말도 안 되는 사람이더라고. 무례했고, 나를 경멸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을 뿐만 아니라 내 질문을 아예 무시했어."

"자기가 쓰는 방식이 업계의 기준이고(아니거든), 내가 자기 말을 이해 못 한다고 우겼어. (난 다 이해했어)"

"어쨌든 그러다가 어떤 사실을 깨닫고 몸서리를 쳤지. 니콜이랑 받은 편지함을 공유하고 있어서, 내가 그 고객과 이메일을 전부 니콜 이름으로 주고받았던 거야."

"그 사람이 무례하게 굴었던 건 내가 아니라 니콜이었던 거지. 그래서 '안녕하세요. 마틴입니다. 니콜로부터 이 건을 제가 인수했어요'라고 보냈어."

"그 순간 태도가 바뀌더라. 내 충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고마워했으며 "좋은 질문"이라며 바로바로 답장하더군. 완벽한 고객으로 변신했어."

"노트 : 난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어. 바뀐 거라면 남자 이름을 썼다는 것뿐이야."

"니콜한테 항상 이딴 식이냐고 물어봤지. 그녀는 '뭐 언제나 그런 건 아니지만, 거의 그래요'라고 대답했어."

"그래서 우리는 실험을 했어. 2주 동안 고객 대응 메일을 보낼 때 이름을 바꾸기로. 나는 그녀의 이름을 그녀는 내 이름을. 정말 미치겠더라."

"악몽 같더라고. 내가 뭘 묻거나 제안해도 반문만 돌아올 뿐. 자면서도 응대할 수 있을 쉬운 클라이언트조차 나를 내려다보더라고. 한 명은 나한테 싱글이냐고 묻기도 했지."

"니콜은 입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냈어. 그녀가 지금까지 나보다 더 일을 느리게 했던 이유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는데 신간을 쏟아야 했기 때문이란 걸 알았지."

"니콜이 클라이언트에게 일 잘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동안 난 업무의 절반을 끝내 놓을 수 있었던 거야."

"내가 그녀보다 일을 잘하는 게 아니었어. 내게 보이지 않는 어드벤티지가 있었을 뿐."

"우리 보스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안 믿더라고. 난 그렇게 생각하면 어쩔 수 없지만, 다시는 니콜에게 일 좀 빨리하라고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어."

"보스는 결국 인정하긴 했는데, 우리한테 일을 다그치는 다른 방식을 찾아냈지.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니지만."

"내가 깨달은 최악의 사실 : 나한테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지만, 니콜은 이런 일에 익숙하다는 사실. 그녀는 이런 대접을 자기 일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

마틴의 트윗에 수많은 사람이 공감을 표하자 이 일련의 스토리의 주인공 니콜 할버그 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이 일에 대한 에세이를 쓰기도 했다.

니콜 씨는 이 에세이에 "당시 우리가 했던 일은 다른 사람의 이력서를 전문적으로 고쳐주고 다시 쓰는 일이었다"며 "그러나 나는 이 실험을 하기 전부터 그 회사에서 남들보다 힘들게 일하겠구나 싶었다"라고 썼다.

니콜 씨는 슈나이더와 함께 일하며 사장에게 당했던 성차별적인 경험에 대해 썼다.

사장은 참 칭찬도 재밌게 했다. 나는 나랑 같이 채용됐던 남자 동료가 나가 떨어진 아주 엄격한 트레이닝을 몇주동안 버티고 살아남았다. 그때 사장이 나한테 칭찬이랍시고 이렇게 말했다. "난 여성은 채용 할 생각이 없었는데, 널 채용해서 기뻐. 자랑 스러워 해도 될 거야. 엄청 많은 지워서 중에서 당신 것만 튀더라고. 그래서 여자한테도 한번 기회를 줘보자고 생각했지" 참 흥미롭다. 나는 물었다. "왜 여자는 채용하지 않으려 했어요?"

"알겠지만, 우린 여기서 즐겁게 일하고 있는데 그 분위기가 바뀌는 게 싫었거든." - 니콜 할버그 블로그

특히 니콜 씨는 당시 보스가 마티(니콜이 부르는 마틴의 애칭)와 자신의 작은 실험의 명확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점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사장은 (남자와 여자 이름을 바꾸는 것만으로 고객의 태도가 바뀐다는) 마티와 나의 얘기를 믿지 않았다. 그는 실제로 "고객의 태도가 달라진 데는 수천 가지 다른 이유가 있어. 그걸 알아낼 방법은 없지"라고 말했다. 난 그곳에서 일했던 2년 동안 처음으로 침착함을 잃을 뻔했다. 그 사람의 팔을 잡고 흔들며 내 말을 알아들을 때까지 얼굴에다 소리를 치고 싶었다. - 니콜 할버그 블로그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걸 받아들이지 않아서 사장이 얻는 게 뭘까?"

할버그 씨가 던진 마지막 질문이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What Happened When A Man Signed Work Emails Using A Female Name For 2 Weeks'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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