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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와 함께 마신 음료들의 역사 3

Red wine on a rustic picnic table.More rustic outdoor wine shots:
Red wine on a rustic picnic table.More rustic outdoor wine shots: ⓒMarkSwallow via Getty Images

아침 식사 자리는 늘 분주하다. 촐근, 등교 또는 외출 준비 때문이다. 이때 마시는 음료는 하루 시작의 큰 활력을 주곤 한다. 대체로 순수한 물이 주된 음료겠지만, 때로는 주스를, 때로는 커피를 마신다. 아침 음료들의 역사를 살펴보았다.

1. 술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희석한 포도주에 빵을 찍어 먹는 가벼운 식사, 아리스톤을 즐겼다. 기원전 5세기 고전 시대에 이르러 아리스톤은 점심식사가 되고, 아침식사용 포도주에 물을 타서 마시는 일은 없어졌다. …. 역사가인 마겔론 투생-사마에 따르면 5세기 그리스인들은 아침으로 희석하지 않은 포도주에 빵을 찍어 먹었다. 이는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들에 대한 경배의 뜻이었다고 한다. 성찬 의식처럼 포도주 원액에 빵을 찍어 먹는 것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 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방법이었다. 중세 시대에는 수질이 아주 안 좋았기 때문에 도수가 높은 음료가 가장 안전한 음료인 경우가 많았다. 아침식사 때 에일을 마시는 전통은 엘리자베스 여왕 통치기간 내내 이어졌다.” (책 ‘아침식사의 문화’, 헤더 안트 앤더슨 저)

아침부터 술을 먹다니! 주당들의 해장술도 아니고 평범한 아침식사 자리에 올라온 아침 음료로 말이다. 저자에 의하면 벤저민 프랭클린의 경우 평일 아침에 술을 마시는 습관을 못 마땅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심지어 끔찍한 습관이라고 표현까지 하였다. 이렇게 아침 식사 때 술을 마시는 유럽의 풍습을 몰아낸 것은 다름 아닌 카페인 음료였다. 18세기의 일이다.

2. 카페인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는 유럽인들에게 매우 바쁜 시기였다. 세 가지 종류의 카페인이 막 발견되어 수십 년 사이에 잇달아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아스텍 왕국 마지막 황제인 몬테수마의 싸늘하게 식은 시신 손에서 빼내 온 초콜릿(코코아)은 채 백 년이 지나지 않아 유럽인들의 혼을 빼놓았다. 그리고 홍차와 커피가 그 뒤를 따랐다. 이 세 가지 카페인 음료 가운데 유럽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은 코코아였다. 스웨덴의 식물학자 카를 린네는 코코아 원료인 카카오 열매를 그리스어로 ‘테오브로마’라고 불렀다. ‘신의 음식’이라는 뜻이다. …. 코코아는 스페인 정복자들의 눈에 띈 지 채 오십 년도 지나지 않아 이국적 음료에서 스페인 귀족들이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은밀하게 먹는 음식이 되었다. 17세기 들어 아침식사를 다시 인정하게 되면서 코코아도 덩달아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다. 가톨릭교회는 코코아를 마시기 위해 교회법까지 바꾸었다.” (책 ‘아침식사의 문화’, 헤더 안트 앤더슨 저)

지금은 커피가 아침 음료의 대명사지만, 16세기만 해도 코코아가 우위를 점했다. 그리고 나서 커피는 17세기에야 주목 받기 시작했다. 아예 커피 한 잔으로 아침식사를 대체하기도 하였는데 이것은 18세기의 일이다. 커피의 식욕 억제 기능이 한 몫을 하였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사람들은 간단한 빵을 곁들여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3. 주스

“과일 주스는 18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아침식사 메뉴가 아니었다. 심지어 당시 사람들은 일반 주스 대신 포도와 사과를 발효시킨 음료에 주목했다. 그러다가 1920년대 캘리포니아산 감귤류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던 앨버트 래스커의 부단한 노력 덕에 베이비부머 세대의 부모들이 점차 아침식탁에 오렌지 주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경제 번영기에 미국은 과일이 풍족했다. 웨어링을 비롯한 믹서기 제조사들은 파인애플이나 바나나 스무디 만드는 법을 제품 설명서에 포함시켰다. …. 상대적으로 뒤늦게 아침식탁에 합류했음에도 반짝이는 유리잔에 담긴 오렌지 주스는 베이컨, 달걀, 토스트가 담긴 접시와 시리얼 그릇과 한데 어우러져 이상적인 아침식탁의 풍경을 만들어 냈다. 미국 가정에 이런 풍경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세기에 접어들어서였다. (책 ‘아침식사의 문화’, 헤더 안트 앤더슨 저)

앞서 묘사된 장면은 흔히 여행 중 먹는 호텔의 조식 부페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광경이다. 100년도 안 된 것이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경제번영기에 과일이 풍부해진 미국에서 다양한 과일 주스들이 선보이게 되었다. 간단해 보이는 아침 음료에도 하나하나 깊은 역사가 있다. 또한 경제 발전, 무역 등 경제적 상황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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