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텍사스주 의원이 '남성 자위금지법'을 발의한 이유는 좀 멋지다

  • 허완
  • 입력 2017.03.14 11:21
  • 수정 2017.03.14 11:41
ⓒJessica Farrar

미국 텍사스 주에서 남성의 자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고 13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여성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항의하는 뜻으로 이런 법안을 낸 것이다.

'남성의 알 권리(A Man's Right to Know)'라는 이름의 법안은 자위가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태어나지 않은 생명에 반(反)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회당 100달러(약 11만4000원)의 벌금을 부과할 것을 주장한다. 결장경 검사 또는 정관 절제 수술을 받길 원하거나, 비아그라 구입을 원하는 남성은 24시간 동안 대기해야 한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은 제시카 파랄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여성 건강과 낙태에 보수적인 텍사스 주에 반발해 이 같은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 이름 역시 텍사스 주 의료시설이 낙태를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나눠주는 책자 '여성의 알 권리(A Woman's Right to Know)'를 풍자한 것이다. 이 책자는 과학적으로 인과관계가 없다고 증명된 유방암과 낙태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등 부정확한 정보와 종교적인 신념을 내세워 낙태를 부정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현재 텍사스에서는 임신 20주가 지난 여성은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는 이상 낙태가 불가능하며 의료시설 접근성도 매우 낮다.

구트마커연구소에 따르면 텍사스 내 낙태 가능 지역은 2014년 기준 4%에 그친다. 그해 낙태 수술을 한 의사와 의료시설에 대한 규제안이 통과돼서다. 이 법안은 대법원에 의해 가로막혔지만 낙태 가능 의료시설의 수는 같은해 44곳에서 18곳으로 급감했다.

현재 낙태를 지원하는 텍사스 주 도시는 7곳이다. 하지만 15~49세의 텍사스 주민 여성 640만명 중 70만명(11%)은 이 도시에서 161㎞ 이상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다.

파랄 의원은 "텍사스가 여성들에게 한 일을 보라. 남성들이 똑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며 "우리에겐 마주해야 할 '진짜 생명'이 있다"고 말했다. 파랄 의원이 언급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텍사스 주에서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임신 합병증으로 사망한 산모 수가 두 배 증가했다.

파랄 의원의 법안은 지역 공화당의 반발을 불러 왔다. 최근 낙태 여성 및 의료진을 살인혐의로 기소하는 법안을 발의한 토니 틴더홀트 공화당 하원의원은 "파랄 의원의 법안은 황당하다"며 "그의 시도는 인간 생물학에 대한 기본적 이해 부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여성 #미국 #텍사스 #뉴스